[지구촌 IN] 거리로 나오지 못한 외침…쿠바와 미국 갈등 고조

입력 2021.11.18 (10:49) 수정 2021.11.1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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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7월 수십 년 만에 최대 규모 시위가 벌어졌던 쿠바에서 다시 한번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예고됐습니다.

하지만 체포와 감금 등 강력한 사전 진압에 시위는 불발됐는데요.

쿠바 정부가 잇단 반정부 시위의 배후로 미국을 지목하면서, 양국 간 갈등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지구촌인입니다.

[리포트]

4개월 만에 다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예고됐던 지난 월요일, 쿠바의 수도 아바나의 거리는 유독 한산했습니다.

평소보다 오히려 더 조용한 하루였는데요.

거리엔 시위대를 대신해 평소보다 훨씬 많은 경찰이 제복과 사복 차림으로 배치됐습니다.

이날 시민들은 더 많은 자유 보장과 정치범 석방 등을 요구하는 평화 시위를 벌일 예정이었습니다.

쿠바 정부는 일찌감치 집회 허가를 거부했고, 주최 측은 강행 의지를 밝힌 상태였습니다.

[미겔 디아스-카넬/쿠바 대통령 : "정부는 내부 질서를 해치는 시도와 반대하는 언론들, 평화를 해치는 운동을 비난합니다."]

강경 진압을 시사한 쿠바정부는 곧바로 반체제 인사 여럿을 잇따라 체포했고, 시위를 주도한 온라인 사이트 운영자들을 집밖에 나오지 못하게 했습니다.

그 사이 정부 지지자들은 감금된 주동자들의 집 앞으로 찾아와 항의 농성을 벌였고, 외부와 소통을 막기 위해 대형 쿠바 국기로 집 창문을 가리기도 했습니다.

[주니어 가르시아/시위 주동자 : "우리 집은 포위당했습니다. 건물 전체가 민간인 복장을 하고 거주자로 위장한 국가 요원들에게 둘러싸였습니다."]

이렇게 쿠바가 조용한 사이 미국과 스페인, 중남미 각국의 쿠바 이민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선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이들은 쿠바 당국을 비판하고 쿠바 국민을 응원했습니다.

앞서 지난 7월 쿠바에선 경제난에 지친 시민들이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최대 규모의 반정부시위를 벌였는데요.

이때도 온라인을 통해 시위가 조직됐습니다.

이때에도 쿠바 정부는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인터넷을 차단하고, 시위 참가자 천여 명을 무더기로 체포했습니다.

이 중 650여 명은 여전히 수감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때문에 시민들이 이번 시위 동참을 결심하긴 쉽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유니체 풀레스/아바나 주민 : "아시겠어요? 경찰이 도처에 있습니다. 시민들은 억압과 구타가 두렵기 때문에 시위는 없을 겁니다."]

쿠바 정부는 지난 7월 시위는 물론 이번에 예고됐던 시위 역시 미국이 배후에 있다고 지목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쿠바를 불안정하게 하기 위해 시위를 선동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또한, 페이스북이 이를 돕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시위를 주도한 페이스북 페이지 회원의 절반 이상이 쿠바 거주자로 밝혀지자, 페이스북이 규정을 위반하고 위치정보를 조작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브루노 로드리게스/쿠바 외교부 장관/지난 10일 : "미국 정부의 집요한 침략과 끊임없는 시도를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트럼프 전 정부 당시 틀어졌던 관계를 회복하고자 하는 바이든 행정부도 이번의 시위 사전 탄압을 비판했습니다.

나아가 시위대를 체포하면 대응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는데요.

쿠바 반정부 시위를 둘러싼 미국과 쿠바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양국 관계 개선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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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거리로 나오지 못한 외침…쿠바와 미국 갈등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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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1-11-18 11: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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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수십 년 만에 최대 규모 시위가 벌어졌던 쿠바에서 다시 한번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예고됐습니다.

하지만 체포와 감금 등 강력한 사전 진압에 시위는 불발됐는데요.

쿠바 정부가 잇단 반정부 시위의 배후로 미국을 지목하면서, 양국 간 갈등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지구촌인입니다.

[리포트]

4개월 만에 다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예고됐던 지난 월요일, 쿠바의 수도 아바나의 거리는 유독 한산했습니다.

평소보다 오히려 더 조용한 하루였는데요.

거리엔 시위대를 대신해 평소보다 훨씬 많은 경찰이 제복과 사복 차림으로 배치됐습니다.

이날 시민들은 더 많은 자유 보장과 정치범 석방 등을 요구하는 평화 시위를 벌일 예정이었습니다.

쿠바 정부는 일찌감치 집회 허가를 거부했고, 주최 측은 강행 의지를 밝힌 상태였습니다.

[미겔 디아스-카넬/쿠바 대통령 : "정부는 내부 질서를 해치는 시도와 반대하는 언론들, 평화를 해치는 운동을 비난합니다."]

강경 진압을 시사한 쿠바정부는 곧바로 반체제 인사 여럿을 잇따라 체포했고, 시위를 주도한 온라인 사이트 운영자들을 집밖에 나오지 못하게 했습니다.

그 사이 정부 지지자들은 감금된 주동자들의 집 앞으로 찾아와 항의 농성을 벌였고, 외부와 소통을 막기 위해 대형 쿠바 국기로 집 창문을 가리기도 했습니다.

[주니어 가르시아/시위 주동자 : "우리 집은 포위당했습니다. 건물 전체가 민간인 복장을 하고 거주자로 위장한 국가 요원들에게 둘러싸였습니다."]

이렇게 쿠바가 조용한 사이 미국과 스페인, 중남미 각국의 쿠바 이민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선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이들은 쿠바 당국을 비판하고 쿠바 국민을 응원했습니다.

앞서 지난 7월 쿠바에선 경제난에 지친 시민들이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최대 규모의 반정부시위를 벌였는데요.

이때도 온라인을 통해 시위가 조직됐습니다.

이때에도 쿠바 정부는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인터넷을 차단하고, 시위 참가자 천여 명을 무더기로 체포했습니다.

이 중 650여 명은 여전히 수감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때문에 시민들이 이번 시위 동참을 결심하긴 쉽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유니체 풀레스/아바나 주민 : "아시겠어요? 경찰이 도처에 있습니다. 시민들은 억압과 구타가 두렵기 때문에 시위는 없을 겁니다."]

쿠바 정부는 지난 7월 시위는 물론 이번에 예고됐던 시위 역시 미국이 배후에 있다고 지목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쿠바를 불안정하게 하기 위해 시위를 선동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또한, 페이스북이 이를 돕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시위를 주도한 페이스북 페이지 회원의 절반 이상이 쿠바 거주자로 밝혀지자, 페이스북이 규정을 위반하고 위치정보를 조작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브루노 로드리게스/쿠바 외교부 장관/지난 10일 : "미국 정부의 집요한 침략과 끊임없는 시도를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트럼프 전 정부 당시 틀어졌던 관계를 회복하고자 하는 바이든 행정부도 이번의 시위 사전 탄압을 비판했습니다.

나아가 시위대를 체포하면 대응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는데요.

쿠바 반정부 시위를 둘러싼 미국과 쿠바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양국 관계 개선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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