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③ 아파트 들어서는데 학교는 없어

[앵커]

앞서 보신 내용 관련해서 취재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최 기자, 정리하면 도안 2-3지구에 언제 학교용지가 확보될지 미지수인 상황에서 아파트 착공이 늦어지고 있는 거고요.

자치단체는 주택공급 일정을 고려해서 건설사와 함께 대전교육청에 학교용지 확보를 위한 대안을 제시한 상태라고 볼 수 있겠네요?

[기자]

네, 그 대안이라는 걸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는데요.

첫째는, 도시개발법에 의한 사업추진입니다.

이 법에 의하면 학교용지를 67%, 그러니까 3분의 2정도 건설사가 협의 매수하면 나머지는 대전시가 강제수용하는 방법입니다.

건설사 주장에 따르면 현재 72%까지 협의 매수를 했으니 이 법 적용 대상이 된다는 거고요.

나머지는 지자체가 나서서 수용해달라는 겁니다.

둘째는, 학교시설사업촉진법에 의한 사업추진입니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복용초가 바로 이 학교시설사업촉진법에 의해 건립이 추진중인 겁니다.

한마디로 건설사는 복용초 처럼 해달라는 건데요.

학교시설사업촉진법이 적용되면 학교는 공영개발이 되는 겁니다.

건설사의 부담이 크게 줄게 되겠죠.

하지만 대전교육청은 복용초 사태를 겪었기 때문에 사업 승인 전에 학교용지를 100% 확보하라고 계속 주장하고 있는겁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대안 제시가, 대전시장과 대전교육감 그리고 건설사 대표가 만난 자리에서 있었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부적절했단 지적도 나오고 있고 이걸 어떻게 봐야 합니까?

[기자]

일단, 2018년부터 최근까지 시행된 관련 공문들을 입수해서 분석해보니까 이런 대안 제시는 그동안에 실무선에서 있었던 거였습니다.

그게 올해 1월이었는데 이후 거의 10달 동안 아무런 진척이 없다보니까 건설사 대표가 면담을 요청한 건데 건설사 주장에 따르면 아파트 사업승인, 그 다음에 분양이 늦어지면서 자신들이 물어내야 하는 이자가 하루에 수천만 원이라고 하는데요.

그동안 토지 협의매수를 위해서 금융권에서 차입한 돈에 대한 이자인데요.

건설사도 나름 급한 사정이 있고 대전교육청은 복용초 사태, 그러니까 학교용지를 100% 확보하지 않고, 일이 진행됐을 때의 폐해를 겪고 있으니까 이를 되풀이할 수 없는 것이고요.

이 만남을 보는 시각도 다양합니다.

정기현 대전시의원은 실제 협조 공문이 오간 만큼 건설사의 이익만을 생각하고 특혜를 주기 위한 자리였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건설업체도 취재하셨는데 현재 협의 매수된 게 몇 퍼센트인지 확실히 확인이 됐나요?

[기자]

앞서 리포트에서 언급한 올해 1월 협의 사항이 나올 때만 해도 확보율이 40%대였는데요.

그런데 제가 어제 확인한 바로는 70%를 넘긴 걸로 집계됐습니다.

조만간 80%도 가능하다는 게 건설사 주장입니다.

건설사 자신들도 급한 상황이고, 여러 따가운 시각을 의식해서 가능한 범위에서 협의 매수 일정을 앞당기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앵커]

각 기관이 더 긴밀히 협의를 해야 할 것같은데요.

학교용지 확보를 위해선 제도적으로 점검할 부분은 뭘까요?

[기자]

교육청의 의견 청취를 하도록, 학교용지확보를 위한 특례법에 명시돼 있는데 이 의견이 '부대조건'이다보니 잘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고요.

또 하나는 교육청의 학생수요예측입니다.

사실 이번에 교육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다루어졌던 공문들을 보면 교육청이 건설사에 학교용지 확보를 세 차례나 요구했는데 자세히 뜯어보면 어느 정도의 학생이 사용할 공간인지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공문 끝에는 구체적인 요구사항은 변동 가능하다 써 있기도 하고요.

즉 학교용지에 대해 여러 차례 요구는 했지만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하진 않았던 거죠.

그래서, 지자체와 사업시행자는 교육청의 의견을 더 많이 반영하되 교육청도 정확한 수요예측을 통해 확실한 규모의 학교용지를 요구하는 게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