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달려라 봉달이”…희귀 질환 딛고 ‘감동의 질주’

입력 2021.11.30 (18:02) 수정 2021.11.30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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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ET 콕입니다.

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

98년 방콕 아시안게임 금메달.

2001년 보스턴마라톤대회 우승까지.

달리고 또 달렸습니다.

["105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보스턴 마라톤 대회. 이봉주 선숩니다! 이봉주 1위!"]

마라토너 이봉주.

2000년 세운 2시간 7분 20초의 한국 기록은 21년째 난공불락입니다.

선수로서 치명적인 평발과 짝발을 훈련과 인내로 극복했습니다.

나이 서른일곱에 서울국제마라톤대회서 우승하며 한국의 30대에게 '우리도 아직 해 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선물했습니다.

결승 테이프를 끊은 뒤 아들을 가슴에 안던 그에겐 '봉달이'란 국민 애칭이 붙었습니다.

한동안 TV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재미와 웃음도 줬습니다.

[KBS2 개그콘서트 : "준호야 하지 마! 하지 마라톤!"]

쓰러지지 않을 것 같던 이봉주의 최근 소식은 믿기 어려웠습니다.

희귀 질환인 근육긴장이상증을 앓는다고 했습니다.

의지와 무관하게 비정상적으로 근육이 틀어지는 신경성 질환입니다.

지난봄 TV에 다시 나타난 그의 모습은 많은 이들의 눈을 의심케 했습니다.

허리가 구부정했고, 부쩍 야윈 모습이었습니다.

[KBS2 불후의 명곡 : "아 옛날이여~ 지난 시절 다시 올 수 없나 그날~"]

국민 마라토너가 다시 뛰었습니다.

지난 28일 열린 '이봉주 쾌유 기원 마라톤' 마지막 주자로 나섰습니다.

1.2㎞를 뛰는 데 10분 넘게 걸렸습니다.

전성기라면 3~4분에 주파했을 거립니다.

완주 의지는 단단했습니다.

잠시 걷거나 기대는 모습을 보이긴 했으나 포기하진 않았습니다.

그의 곁엔 시민들이 동행했습니다.

2개 조로 나뉘어 4㎞씩 달리며 이봉주의 '페이스 메이커'를 자처했습니다.

서울 아시안게임 육상 영웅 임춘애 씨의 쌍둥이 두 아들도 양옆에서 함께 뛰었습니다.

[이봉주/전 마라톤 국가대표 : "꼿꼿이 허리 펴고 뛸 수 있는 모습을 하루빨리 보여드려야 하지 않겠냐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2000년 시드니의 이봉주를 기억합니다.

그는 15㎞ 지점에서 상대와 엉켜 넘어졌습니다.

상대는 경기를 포기했지만 이봉주는 툭툭 털고 일어나 24위로 결승선을 지났습니다.

"내 인생은 하프 조금 지났다. 이젠 정신력이다."

재활 의지를 다짐하는 그에게 네티즌들의 따뜻한 응원이 쏟아집니다.

'좀 느리면 어때요? 다시 달려라 봉달이'.

지금까지 ET 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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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달려라 봉달이”…희귀 질환 딛고 ‘감동의 질주’
    • 입력 2021-11-30 18:02:38
    • 수정2021-11-30 18:09:53
    통합뉴스룸ET
이어서 ET 콕입니다.

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

98년 방콕 아시안게임 금메달.

2001년 보스턴마라톤대회 우승까지.

달리고 또 달렸습니다.

["105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보스턴 마라톤 대회. 이봉주 선숩니다! 이봉주 1위!"]

마라토너 이봉주.

2000년 세운 2시간 7분 20초의 한국 기록은 21년째 난공불락입니다.

선수로서 치명적인 평발과 짝발을 훈련과 인내로 극복했습니다.

나이 서른일곱에 서울국제마라톤대회서 우승하며 한국의 30대에게 '우리도 아직 해 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선물했습니다.

결승 테이프를 끊은 뒤 아들을 가슴에 안던 그에겐 '봉달이'란 국민 애칭이 붙었습니다.

한동안 TV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재미와 웃음도 줬습니다.

[KBS2 개그콘서트 : "준호야 하지 마! 하지 마라톤!"]

쓰러지지 않을 것 같던 이봉주의 최근 소식은 믿기 어려웠습니다.

희귀 질환인 근육긴장이상증을 앓는다고 했습니다.

의지와 무관하게 비정상적으로 근육이 틀어지는 신경성 질환입니다.

지난봄 TV에 다시 나타난 그의 모습은 많은 이들의 눈을 의심케 했습니다.

허리가 구부정했고, 부쩍 야윈 모습이었습니다.

[KBS2 불후의 명곡 : "아 옛날이여~ 지난 시절 다시 올 수 없나 그날~"]

국민 마라토너가 다시 뛰었습니다.

지난 28일 열린 '이봉주 쾌유 기원 마라톤' 마지막 주자로 나섰습니다.

1.2㎞를 뛰는 데 10분 넘게 걸렸습니다.

전성기라면 3~4분에 주파했을 거립니다.

완주 의지는 단단했습니다.

잠시 걷거나 기대는 모습을 보이긴 했으나 포기하진 않았습니다.

그의 곁엔 시민들이 동행했습니다.

2개 조로 나뉘어 4㎞씩 달리며 이봉주의 '페이스 메이커'를 자처했습니다.

서울 아시안게임 육상 영웅 임춘애 씨의 쌍둥이 두 아들도 양옆에서 함께 뛰었습니다.

[이봉주/전 마라톤 국가대표 : "꼿꼿이 허리 펴고 뛸 수 있는 모습을 하루빨리 보여드려야 하지 않겠냐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2000년 시드니의 이봉주를 기억합니다.

그는 15㎞ 지점에서 상대와 엉켜 넘어졌습니다.

상대는 경기를 포기했지만 이봉주는 툭툭 털고 일어나 24위로 결승선을 지났습니다.

"내 인생은 하프 조금 지났다. 이젠 정신력이다."

재활 의지를 다짐하는 그에게 네티즌들의 따뜻한 응원이 쏟아집니다.

'좀 느리면 어때요? 다시 달려라 봉달이'.

지금까지 ET 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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