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르는 ‘농촌총각 장가보내기 조례’…이주여성들, “폐지 요구”

입력 2021.12.16 (23:23) 수정 2021.12.16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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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국 수십 개 지역에는 농어촌 총각들의 결혼을 돕기 위해 농촌 총각 장가 보내기 조례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결혼 이민이 늘면서, 이젠 폐지할 때가 됐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임서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강원도 화천의 국제결혼지원조례입니다.

농촌총각으로 만30살 이상 50살 이하인 주민이 외국인 신부를 맞이할 경우, 결혼 비용을 지원한다는 내용입니다.

광역과 기초를 포함해, 전국의 지방자치단체 34곳이 이런 조례를 갖고 있습니다.

'국제결혼지원', '농촌총각장가보내기' 등 이름만 다를 뿐 내용은 하나같이 남성의 결혼비용 지원입니다.

적게는 1인당 300만 원에서 많게는 1,200만 원까지 줍니다.

명목은 항공료와 숙식비용 등입니다.

[주남석/강원도 농정과장 : “(여성들이) 시골로 가서 농사를 짓거나 이런걸 꺼려하기 때문에 결혼하기가 쉽지 않죠 사실. 가급적이면 도와주려고 하는 그런 입장이죠.”]

계급사회나 가부장적 사회에 존재하던 지참금처럼 결혼과 돈을 결부시킨 것이란 비판이 나와 여성가족부도 조례 정비를 권고했습니다.

결혼이민여성들은 불쾌감마저 호소합니다.

[이주미/원주시 태장동 : “나는 그런 식으로 왔다는 개념을 생각을 하기 때문에. 본인의 적응이라든지 자신감도 떨어질 수도 있는 거고.”]

하지만, 한번 만든 걸 바꾸거나 없애기는 쉽지 않습니다.

현금이 걸려 있기 때문입니다.

[윤지영/강원도의원 : “외국인 여성을 돈으로 사 오는 매매혼이나 다름없다. 농업 쪽에 계시는 의원들이 이 예산을 농업예산을 깎는 걸로 생각을 하기도 하고.”]

실제로 강원도는 조례를 폐지하려다 각 지역에서 크게 반발해 지원 대상을 농촌에서 어촌까지로 확대했습니다.

KBS 뉴스 임서영입니다.

촬영기자:홍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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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잇따르는 ‘농촌총각 장가보내기 조례’…이주여성들, “폐지 요구”
    • 입력 2021-12-16 23:23:03
    • 수정2021-12-16 23:37:58
    뉴스9(강릉)
[앵커]

전국 수십 개 지역에는 농어촌 총각들의 결혼을 돕기 위해 농촌 총각 장가 보내기 조례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결혼 이민이 늘면서, 이젠 폐지할 때가 됐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임서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강원도 화천의 국제결혼지원조례입니다.

농촌총각으로 만30살 이상 50살 이하인 주민이 외국인 신부를 맞이할 경우, 결혼 비용을 지원한다는 내용입니다.

광역과 기초를 포함해, 전국의 지방자치단체 34곳이 이런 조례를 갖고 있습니다.

'국제결혼지원', '농촌총각장가보내기' 등 이름만 다를 뿐 내용은 하나같이 남성의 결혼비용 지원입니다.

적게는 1인당 300만 원에서 많게는 1,200만 원까지 줍니다.

명목은 항공료와 숙식비용 등입니다.

[주남석/강원도 농정과장 : “(여성들이) 시골로 가서 농사를 짓거나 이런걸 꺼려하기 때문에 결혼하기가 쉽지 않죠 사실. 가급적이면 도와주려고 하는 그런 입장이죠.”]

계급사회나 가부장적 사회에 존재하던 지참금처럼 결혼과 돈을 결부시킨 것이란 비판이 나와 여성가족부도 조례 정비를 권고했습니다.

결혼이민여성들은 불쾌감마저 호소합니다.

[이주미/원주시 태장동 : “나는 그런 식으로 왔다는 개념을 생각을 하기 때문에. 본인의 적응이라든지 자신감도 떨어질 수도 있는 거고.”]

하지만, 한번 만든 걸 바꾸거나 없애기는 쉽지 않습니다.

현금이 걸려 있기 때문입니다.

[윤지영/강원도의원 : “외국인 여성을 돈으로 사 오는 매매혼이나 다름없다. 농업 쪽에 계시는 의원들이 이 예산을 농업예산을 깎는 걸로 생각을 하기도 하고.”]

실제로 강원도는 조례를 폐지하려다 각 지역에서 크게 반발해 지원 대상을 농촌에서 어촌까지로 확대했습니다.

KBS 뉴스 임서영입니다.

촬영기자:홍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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