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보조금 주면서…허술한 감독에 특혜 의혹까지

입력 2021.12.19 (21:25) 수정 2021.12.19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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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순창의 한 사찰, 그리고 이 사찰과 관련된 영농조합법인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순창군 지원과 예산이 집중됐는데, 관리·감독은 허술했고 일부 특혜도 있었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이지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순창의 한 암자입니다.

큰 절에 딸린 작은 절을 보통 암자라 부르는데, 최근 4년 동안 대형 사찰을 포함한 순창지역 6개 전통 사찰 가운데 가장 많은 예산이 지원됐습니다.

군비만 놓고 보면 9억 원, 전체 예산의 절반가량을 줬습니다.

[순창군의원/음성변조 : "이런 문제가 이면에 있을 줄 몰랐죠. 납득할 수 없는 거예요. 일반적인 상식에서는…."]

한 업체가 해당 암자 관련 사업 대부분을 맡으면서 목조상 보수 공사도 했는데, 자격이 없는 불법 시공이었습니다.

하지만, 순창군은 감독을 하지 않았고 불법 사실도 몰라 전라북도 감사에서 주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해당 암자 관계자가 재직하는 한 영농조합법인과 관련해서도 지적이 나왔습니다.

지난 2016년 도비와 군비 3억 6천여만 원을 보조받아 가공공장을 지으면서 내야 할 부가가치세 환급금을 제대로 회수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해당 영농조합법인은 공장 건물을 담보로 억대 대출까지 받았습니다.

보조사업으로 도비와 군비가 투입된 건물을 담보로 대출받으려면 자치단체장 승인이 있어야 하는데, 승인이 이뤄진 겁니다.

[신정이/순창군의원 : "자부담이 많이 들어간 데는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기와 같은 업종의 보조 사업에서는 이렇게 부기 등기된 건축물에 행정에서 담보 승인을 한 것은 처음입니다."]

또 순창 발효미생물산업진흥원으로부터 수천만 원의 균주 사용료 납부를 유예받도록 순창군이 특별 지침을 만들었다는 의혹도 사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해당 암자 관계자는 목조상 보수 공사의 경우 자격을 갖춘 사업자를 찾지 못한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영농조합법인 공장을 담보로 한 대출 등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상 어려움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순창군은 사찰 관련 예산이 해당 암자에 집중된 건 주변 관광벨트 조성 계획 등의 영향이었다고 설명하고, 나머지 감사 지적 내용은 대부분 인정했습니다.

또 영농조합법인 담보 대출은 규정에 따라 이뤄졌고 선례가 많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특정 시설과 단체에 예산이 쏠리고 특혜 의혹이 불거지는데도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순창군에 시선이 곱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를 지적하는 지방의원에 대한 비방까지 순창군 고위 공직자 측근을 통해 전달돼 정당한 의회 기능에 대해 탄압과 모독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순창군의원/음성변조 : "도전이죠. 모욕이고. 의회 존립에도 문제가 있다고 봐요. 왜 할 말이 없겠습니까만 우리가 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소리는 못 한다…."]

반부패연대가 밝힌 올해 순창군 재정자립도는 7.68%로 전국 243개 시군 가운데 225위.

소중한 세금이 꼭 필요한 곳에 쓰이고, 또 논란과 시비가 없도록 자치단체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이지현입니다.

촬영기자:안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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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억대 보조금 주면서…허술한 감독에 특혜 의혹까지
    • 입력 2021-12-19 21:25:25
    • 수정2021-12-19 21:42:53
    뉴스9(전주)
[앵커]

순창의 한 사찰, 그리고 이 사찰과 관련된 영농조합법인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순창군 지원과 예산이 집중됐는데, 관리·감독은 허술했고 일부 특혜도 있었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이지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순창의 한 암자입니다.

큰 절에 딸린 작은 절을 보통 암자라 부르는데, 최근 4년 동안 대형 사찰을 포함한 순창지역 6개 전통 사찰 가운데 가장 많은 예산이 지원됐습니다.

군비만 놓고 보면 9억 원, 전체 예산의 절반가량을 줬습니다.

[순창군의원/음성변조 : "이런 문제가 이면에 있을 줄 몰랐죠. 납득할 수 없는 거예요. 일반적인 상식에서는…."]

한 업체가 해당 암자 관련 사업 대부분을 맡으면서 목조상 보수 공사도 했는데, 자격이 없는 불법 시공이었습니다.

하지만, 순창군은 감독을 하지 않았고 불법 사실도 몰라 전라북도 감사에서 주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해당 암자 관계자가 재직하는 한 영농조합법인과 관련해서도 지적이 나왔습니다.

지난 2016년 도비와 군비 3억 6천여만 원을 보조받아 가공공장을 지으면서 내야 할 부가가치세 환급금을 제대로 회수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해당 영농조합법인은 공장 건물을 담보로 억대 대출까지 받았습니다.

보조사업으로 도비와 군비가 투입된 건물을 담보로 대출받으려면 자치단체장 승인이 있어야 하는데, 승인이 이뤄진 겁니다.

[신정이/순창군의원 : "자부담이 많이 들어간 데는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기와 같은 업종의 보조 사업에서는 이렇게 부기 등기된 건축물에 행정에서 담보 승인을 한 것은 처음입니다."]

또 순창 발효미생물산업진흥원으로부터 수천만 원의 균주 사용료 납부를 유예받도록 순창군이 특별 지침을 만들었다는 의혹도 사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해당 암자 관계자는 목조상 보수 공사의 경우 자격을 갖춘 사업자를 찾지 못한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영농조합법인 공장을 담보로 한 대출 등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상 어려움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순창군은 사찰 관련 예산이 해당 암자에 집중된 건 주변 관광벨트 조성 계획 등의 영향이었다고 설명하고, 나머지 감사 지적 내용은 대부분 인정했습니다.

또 영농조합법인 담보 대출은 규정에 따라 이뤄졌고 선례가 많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특정 시설과 단체에 예산이 쏠리고 특혜 의혹이 불거지는데도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순창군에 시선이 곱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를 지적하는 지방의원에 대한 비방까지 순창군 고위 공직자 측근을 통해 전달돼 정당한 의회 기능에 대해 탄압과 모독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순창군의원/음성변조 : "도전이죠. 모욕이고. 의회 존립에도 문제가 있다고 봐요. 왜 할 말이 없겠습니까만 우리가 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소리는 못 한다…."]

반부패연대가 밝힌 올해 순창군 재정자립도는 7.68%로 전국 243개 시군 가운데 225위.

소중한 세금이 꼭 필요한 곳에 쓰이고, 또 논란과 시비가 없도록 자치단체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이지현입니다.

촬영기자:안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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