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7억 줄테니 나가라”…은행들 역대급 조건 왜?

입력 2021.12.20 (18:01) 수정 2021.12.20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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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ET콕입니다.

최근 직장인 익명 게시판을 뜨겁게 달군 곳 한국 씨티 은행입니다.

'1인당 최대 7억원' 사측이 제시한 거액의 특별퇴직금 때문입니다.

여기에다, 퇴직 이후 3년간 종합 검진 기회, 2백만 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 지급도 포함됐습니다.

씨티 은행 만이 아닙니다.

시중 은행 중 가장 먼저 희망 퇴직 신청을 받은 SC제일은행도 최대 6억원의 특별 퇴직금을 지급했습니다.

창업지원금 최대 6000만원과 자녀 학자금 4000만원도 제공했습니다.

KB국민·신한· 우리·하나·농협· SC제일· 한국씨티은행 등 7개 은행의 올해 희망 퇴직 신청자는 5천 명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렇게 억대의 퇴직금을 쥐어 주며 직원들을 내보내려는 움직임, 은행업의 미래와 연관돼 있습니다.

“뱅킹은 필요하지만 뱅크는 필요없다" (Banking is necessary. Banks are not)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창업자 빌 게이츠가 약 20년 전 내다 본 미래가 현실로 다가온 것입니다.

이제는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간단한 송금부터 대출 신청까지 언제 어디서든 가능한 시대가 됐습니다.

대면 창구 앞에서 번호표를 뽑고 믹스커피 한 잔 마시며 은행 업무를 기다리는 게 왠지 낯설다 싶은 느낌마저 들죠.

특히 코로나로 디지털 전환 시계가 빨라지면서 은행들은 몸집 줄이기에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 79개의 은행 점포가 이미 폐쇄됐고, 하반기에도 143개 점포 문이 추가로 닫힐 것으로 보입니다.

통상 실적 부진에 따른 고육지책으로 희망 퇴직을 단행하는 것과 달리, 은행들은 이같은 ‘전략적 다이어트’를 위해 올해 역대급 실적을 발판 삼아 예년보다 후한 희망퇴직 조건을 내걸게 된 것입니다.

이른바 호실적의 역설입니다.

앞으로도 은행과 은행원은 우리 눈에서 점점 더 사라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속도입니다.

엑셀을 과도하게 밟으면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이죠.

인터넷, 모바일 뱅킹으로 보다 편리한 금융 생활을 맛보게 됐지만, 여전히 여기에 익숙치 않은 고령자, 혹은 금융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농어민들은 금융 접근성이 훼손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은행원들의 불안에 얼마나 공감하든간에, 고객 입장에서도 변화의 속도에 맞춰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안전 장치가 필요하다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ET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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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2-20 18:01:40
    • 수정2021-12-20 18:14:31
    통합뉴스룸ET
이어서 ET콕입니다.

최근 직장인 익명 게시판을 뜨겁게 달군 곳 한국 씨티 은행입니다.

'1인당 최대 7억원' 사측이 제시한 거액의 특별퇴직금 때문입니다.

여기에다, 퇴직 이후 3년간 종합 검진 기회, 2백만 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 지급도 포함됐습니다.

씨티 은행 만이 아닙니다.

시중 은행 중 가장 먼저 희망 퇴직 신청을 받은 SC제일은행도 최대 6억원의 특별 퇴직금을 지급했습니다.

창업지원금 최대 6000만원과 자녀 학자금 4000만원도 제공했습니다.

KB국민·신한· 우리·하나·농협· SC제일· 한국씨티은행 등 7개 은행의 올해 희망 퇴직 신청자는 5천 명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렇게 억대의 퇴직금을 쥐어 주며 직원들을 내보내려는 움직임, 은행업의 미래와 연관돼 있습니다.

“뱅킹은 필요하지만 뱅크는 필요없다" (Banking is necessary. Banks are not)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창업자 빌 게이츠가 약 20년 전 내다 본 미래가 현실로 다가온 것입니다.

이제는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간단한 송금부터 대출 신청까지 언제 어디서든 가능한 시대가 됐습니다.

대면 창구 앞에서 번호표를 뽑고 믹스커피 한 잔 마시며 은행 업무를 기다리는 게 왠지 낯설다 싶은 느낌마저 들죠.

특히 코로나로 디지털 전환 시계가 빨라지면서 은행들은 몸집 줄이기에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 79개의 은행 점포가 이미 폐쇄됐고, 하반기에도 143개 점포 문이 추가로 닫힐 것으로 보입니다.

통상 실적 부진에 따른 고육지책으로 희망 퇴직을 단행하는 것과 달리, 은행들은 이같은 ‘전략적 다이어트’를 위해 올해 역대급 실적을 발판 삼아 예년보다 후한 희망퇴직 조건을 내걸게 된 것입니다.

이른바 호실적의 역설입니다.

앞으로도 은행과 은행원은 우리 눈에서 점점 더 사라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속도입니다.

엑셀을 과도하게 밟으면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이죠.

인터넷, 모바일 뱅킹으로 보다 편리한 금융 생활을 맛보게 됐지만, 여전히 여기에 익숙치 않은 고령자, 혹은 금융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농어민들은 금융 접근성이 훼손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은행원들의 불안에 얼마나 공감하든간에, 고객 입장에서도 변화의 속도에 맞춰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안전 장치가 필요하다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ET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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