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도광산 ‘조선인 관리’ 문건 보니…민족 비하에 식민 교육 강요까지

입력 2021.12.30 (21:24) 수정 2021.12.30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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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이 조선인 강제 동원 사실을 숨기고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사도광산 소식 계속 전해드립니다.

일제가 사도광산에서 강제 노역한 조선인들을 어떻게 대했는지 그 실태를 보여주는 문건을 KBS가 입수했습니다.

식민 교육은 기본이었고 우리 민족을 비하하는 시선도 짙게 깔려 있었습니다.

도쿄 박원기 특파원의 보돕니다.

[리포트]

사도광산에서 강제노역했던 노동자와 그 가족이 함께 살았던 사택입니다.

[하마노 히로시/향토사학자 : "이곳으로 온 조선인들이 천 명이 넘어서 전체적으로 2천명 정도 된다면, 그 중엔 당연히 가족들도 있었기 때문에."]

당시 끌려간 조선인들을 일제는 어떻게 관리했을까.

1940년 관변단체인 일본광산협회가 작성한 사도광산 조선인 노동자 관련 문건입니다.

첫 장부터 내선융화, 그러니까 일본과 조선은 한 몸이니 화합해야 한다며 그 수단 중 하나인 신사참배를 강조합니다.

조선인 통제조직인 '협화회'에 가입시키고 석 달 동안 일본어를 익히게 한다는 내용도 들어있습니다.

[정혜경/일제강제동원평화연구회 대표 : "(광산은 탄광보다) 일의 공정이 복잡하거든요? 작업을 지시하려면 일본어를 숙지하지 않으면 지시를 받지 못하니까 일을 부려먹기 위해서 일본어를 가르치는 거죠."]

노동자들은 월급을 강제로 저축해야 했는데 자기 돈인데도 허가 없이는 마음대로 찾을 수도 없었습니다.

위생 관념을 강조하는 대목에서 '조선인 특유의 불결의 악습'이라고 하거나, 쟁의의 원인을 '조선인 특유의 교활함'으로 표현하는 등 비하 의식도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사도광산 주거 지역에 학교나 의료시설을 둔 것처럼 언급하고 있지만, 과거 정부 조사 때 징용자나 유족과의 증언과 배치되는 부분입니다.

[정혜경/박사/일제강제동원평화연구회 대표 : "중상을 입었는데도, 병원에 간 적이 없다. 또는 학교에 다닐 만한 학령아동인데도 불구하고 학교를 다닌적이 없다라고 하는 오히려 반대되는 구술 확보를 많이 했습니다."]

가혹한 노역과 차별, 굶주림 등을 못 이긴 나머지 사도광산에서 탈출을 감행한 조선인은 파악된 숫자만 148명에 이릅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박원기입니다.

촬영:안병욱/영상편집:이상미/그래픽:김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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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사도광산 ‘조선인 관리’ 문건 보니…민족 비하에 식민 교육 강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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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1-12-30 22: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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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이 조선인 강제 동원 사실을 숨기고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사도광산 소식 계속 전해드립니다.

일제가 사도광산에서 강제 노역한 조선인들을 어떻게 대했는지 그 실태를 보여주는 문건을 KBS가 입수했습니다.

식민 교육은 기본이었고 우리 민족을 비하하는 시선도 짙게 깔려 있었습니다.

도쿄 박원기 특파원의 보돕니다.

[리포트]

사도광산에서 강제노역했던 노동자와 그 가족이 함께 살았던 사택입니다.

[하마노 히로시/향토사학자 : "이곳으로 온 조선인들이 천 명이 넘어서 전체적으로 2천명 정도 된다면, 그 중엔 당연히 가족들도 있었기 때문에."]

당시 끌려간 조선인들을 일제는 어떻게 관리했을까.

1940년 관변단체인 일본광산협회가 작성한 사도광산 조선인 노동자 관련 문건입니다.

첫 장부터 내선융화, 그러니까 일본과 조선은 한 몸이니 화합해야 한다며 그 수단 중 하나인 신사참배를 강조합니다.

조선인 통제조직인 '협화회'에 가입시키고 석 달 동안 일본어를 익히게 한다는 내용도 들어있습니다.

[정혜경/일제강제동원평화연구회 대표 : "(광산은 탄광보다) 일의 공정이 복잡하거든요? 작업을 지시하려면 일본어를 숙지하지 않으면 지시를 받지 못하니까 일을 부려먹기 위해서 일본어를 가르치는 거죠."]

노동자들은 월급을 강제로 저축해야 했는데 자기 돈인데도 허가 없이는 마음대로 찾을 수도 없었습니다.

위생 관념을 강조하는 대목에서 '조선인 특유의 불결의 악습'이라고 하거나, 쟁의의 원인을 '조선인 특유의 교활함'으로 표현하는 등 비하 의식도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사도광산 주거 지역에 학교나 의료시설을 둔 것처럼 언급하고 있지만, 과거 정부 조사 때 징용자나 유족과의 증언과 배치되는 부분입니다.

[정혜경/박사/일제강제동원평화연구회 대표 : "중상을 입었는데도, 병원에 간 적이 없다. 또는 학교에 다닐 만한 학령아동인데도 불구하고 학교를 다닌적이 없다라고 하는 오히려 반대되는 구술 확보를 많이 했습니다."]

가혹한 노역과 차별, 굶주림 등을 못 이긴 나머지 사도광산에서 탈출을 감행한 조선인은 파악된 숫자만 148명에 이릅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박원기입니다.

촬영:안병욱/영상편집:이상미/그래픽:김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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