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포항제철 1고로 은퇴…새로운 도전과 성장

입력 2021.12.31 (07:48) 수정 2021.12.31 (07:5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이재환 해설위원

시뻘건 쇳물을 생산해 온 포스코 '포항 1고로'가 산업 현장에서 은퇴했습니다.

첫 쇳물을 쏟아 낸 이후 약 반세기 만에 가동을 멈춘 겁니다.

국내 최초이자 전 세계에서 최장수 용광로의 역사적인 퇴장이었습니다.

1고로는 한국 철강 역사의 산실로 중공업 발전 토대를 일궈 '대한민국 경제국보 1호'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습니다.

1970년 착공된 포항제철소는 3년여 만인 1973년 6월 9일 처음으로 쇳물을 생산했습니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철을 우리 힘으로 생산해 낸 겁니다.

대일 청구권 자금으로 건립돼 실패하면 조상에게 죄를 짓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비장한 각오였기에 박태준 당시 포항제철사장과 임직원들은 첫 쇳물이 쏟아지자 만세를 외치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고로가 생산한 쇳물은 조선과 자동차,가전 등 국내 제조업이 짧은 기간 비약적인 성장을 거두게 만든 한국 경제발전의 밑거름이 됐습니다.

이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했기에 포항 1고로는 '민족의 고로'라고도 불렸습니다.

35도가 넘는 폭염에도 근로자들은 24시간 뜨거운 용광로에서 땀을 흘려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냈습니다.

고로가 지금까지 생산한 쇳물의 양은 5천5백20만 톤으로 30만 톤급 초대형 유조선 천3백여 척을 건조하거나, 중형 자동차 5천5백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설비 수명이 한계에 달한 고로는 불이 꺼지면서 반세기에 걸친 여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석탄 연료를 기반으로 한 1고로와 달리 이젠 수소를 활용하는 등 오염물질 배출을 낮춰 탄소중립 시대에 대응하는 새로운 제철 공법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포항제철소 건립 당시 모두가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기에 첫 쇳물 생산은 전 국민에게 감격스런 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당시 도전 정신은 한국 경제 성장의 상징이 됐습니다.

코로나19의 불확실성에다 철강뿐 아니라 모든 산업에서 세계 경제의 패권을 둔 전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한국 경제는 지금 중대 고비를 맞고 있습니다.

한국 산업화와 근대화의 기둥인 포항 1고로의 역사적 의의를 되새기며 앞으로의 또 다른 반세기 역동적 성장을 이끌어내 한국이 재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해설] 포항제철 1고로 은퇴…새로운 도전과 성장
    • 입력 2021-12-31 07:48:53
    • 수정2021-12-31 07:53:33
    뉴스광장
이재환 해설위원

시뻘건 쇳물을 생산해 온 포스코 '포항 1고로'가 산업 현장에서 은퇴했습니다.

첫 쇳물을 쏟아 낸 이후 약 반세기 만에 가동을 멈춘 겁니다.

국내 최초이자 전 세계에서 최장수 용광로의 역사적인 퇴장이었습니다.

1고로는 한국 철강 역사의 산실로 중공업 발전 토대를 일궈 '대한민국 경제국보 1호'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습니다.

1970년 착공된 포항제철소는 3년여 만인 1973년 6월 9일 처음으로 쇳물을 생산했습니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철을 우리 힘으로 생산해 낸 겁니다.

대일 청구권 자금으로 건립돼 실패하면 조상에게 죄를 짓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비장한 각오였기에 박태준 당시 포항제철사장과 임직원들은 첫 쇳물이 쏟아지자 만세를 외치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고로가 생산한 쇳물은 조선과 자동차,가전 등 국내 제조업이 짧은 기간 비약적인 성장을 거두게 만든 한국 경제발전의 밑거름이 됐습니다.

이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했기에 포항 1고로는 '민족의 고로'라고도 불렸습니다.

35도가 넘는 폭염에도 근로자들은 24시간 뜨거운 용광로에서 땀을 흘려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냈습니다.

고로가 지금까지 생산한 쇳물의 양은 5천5백20만 톤으로 30만 톤급 초대형 유조선 천3백여 척을 건조하거나, 중형 자동차 5천5백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설비 수명이 한계에 달한 고로는 불이 꺼지면서 반세기에 걸친 여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석탄 연료를 기반으로 한 1고로와 달리 이젠 수소를 활용하는 등 오염물질 배출을 낮춰 탄소중립 시대에 대응하는 새로운 제철 공법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포항제철소 건립 당시 모두가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기에 첫 쇳물 생산은 전 국민에게 감격스런 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당시 도전 정신은 한국 경제 성장의 상징이 됐습니다.

코로나19의 불확실성에다 철강뿐 아니라 모든 산업에서 세계 경제의 패권을 둔 전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한국 경제는 지금 중대 고비를 맞고 있습니다.

한국 산업화와 근대화의 기둥인 포항 1고로의 역사적 의의를 되새기며 앞으로의 또 다른 반세기 역동적 성장을 이끌어내 한국이 재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