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로 착각해”…무고한 시민, 체포과정에서 중상

입력 2022.01.07 (19:31) 수정 2022.01.07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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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찰이 무고한 시민을 용의자로 착각해 물리력을 사용해 체포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경찰 여러 명이 쓰러진 시민을 힘으로 제압한 데다, 전기 충격기까지 사용해 큰 부상을 입혔습니다.

박웅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4월, 부산역 승강장입니다.

경찰이 한 30대 남성을 뒤에서 붙잡습니다.

순식간에 경찰 여러 명이 이 남성을 에워싸고 제압하는데, 일부는 넘어진 남성을 향해 발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김 모 씨/음성변조 : "그렇게 제압당할 때는 아무 생각도 안 들고 이러다 죽는 거 아닌가 싶기만 했고. 두 세 명이 쭈그려 앉아서 무릎으로 목을 누르고..."]

당시 외국인 폭행 사건을 수사하고 있던 전북 완주경찰서는 부산 경찰과 공조 중이었습니다.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성을 발견해 체포를 시도했는데, 테이저건을 사용하고 수갑을 채우는 과정에서 코뼈 골절과 타박상 등 전치 4주의 부상을 입힌 겁니다.

그런데 경찰이 체포한 이 남성은 해당 사건과 관련 없는 무고한 시민이었습니다.

["고함 지르니까 목을 더 세게 조르고. 소리 못 지르게 하려고. 내가 뭐 잘못했냐고 물어보니까 한국말 하니까 수갑을 풀어주더라고요."]

전북경찰청은 용의자와 인상 착의가 비슷해 벌어진 일이었다며 착오를 인정했습니다.

다만, 피해 남성을 다치게 한 경찰에 대한 별도의 징계는 내리지 않았습니다.

[김유선/완주경찰서 수사과장 : "그 분이 바로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고 뒷걸음질하는 과정에서 넘어졌고 또, 넘어진 상태에서도 그냥 발버둥을 치는 과정이라서 저희들이 용의자로 판단하고..."]

피해를 본 남성은 해당 경찰에 대한 징계를 기다렸지만 아무런 소식이 없어서 늦게나마 문제를 제기했다며, 자신은 계속되는 불안 증세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웅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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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의자로 착각해”…무고한 시민, 체포과정에서 중상
    • 입력 2022-01-07 19:31:34
    • 수정2022-01-07 20:2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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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찰이 무고한 시민을 용의자로 착각해 물리력을 사용해 체포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경찰 여러 명이 쓰러진 시민을 힘으로 제압한 데다, 전기 충격기까지 사용해 큰 부상을 입혔습니다.

박웅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4월, 부산역 승강장입니다.

경찰이 한 30대 남성을 뒤에서 붙잡습니다.

순식간에 경찰 여러 명이 이 남성을 에워싸고 제압하는데, 일부는 넘어진 남성을 향해 발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김 모 씨/음성변조 : "그렇게 제압당할 때는 아무 생각도 안 들고 이러다 죽는 거 아닌가 싶기만 했고. 두 세 명이 쭈그려 앉아서 무릎으로 목을 누르고..."]

당시 외국인 폭행 사건을 수사하고 있던 전북 완주경찰서는 부산 경찰과 공조 중이었습니다.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성을 발견해 체포를 시도했는데, 테이저건을 사용하고 수갑을 채우는 과정에서 코뼈 골절과 타박상 등 전치 4주의 부상을 입힌 겁니다.

그런데 경찰이 체포한 이 남성은 해당 사건과 관련 없는 무고한 시민이었습니다.

["고함 지르니까 목을 더 세게 조르고. 소리 못 지르게 하려고. 내가 뭐 잘못했냐고 물어보니까 한국말 하니까 수갑을 풀어주더라고요."]

전북경찰청은 용의자와 인상 착의가 비슷해 벌어진 일이었다며 착오를 인정했습니다.

다만, 피해 남성을 다치게 한 경찰에 대한 별도의 징계는 내리지 않았습니다.

[김유선/완주경찰서 수사과장 : "그 분이 바로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고 뒷걸음질하는 과정에서 넘어졌고 또, 넘어진 상태에서도 그냥 발버둥을 치는 과정이라서 저희들이 용의자로 판단하고..."]

피해를 본 남성은 해당 경찰에 대한 징계를 기다렸지만 아무런 소식이 없어서 늦게나마 문제를 제기했다며, 자신은 계속되는 불안 증세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웅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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