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안 ‘누구 위한 방역?’…막무가내 출입 막아 임신부 유산까지

입력 2022.01.07 (19:34) 수정 2022.01.07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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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주일 넘게 전면 봉쇄 중인 중국 산시성 시안에서 임신부와 응급 환자가 필요한 의료 조치를 제때 받지 못해 유산하거나 숨지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음성 확인서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병원 출입을 막무가내로 막으면서 벌어진 일인데, 중국 시민들은 형식주의, 관료주의 때문이라고 분노하고 있습니다.

베이징 이랑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새해 첫날, 한 병원 앞에 만삭의 여성이 힘없이 앉아 있습니다.

배가 아파 병원을 찾아 왔지만 코로나19 음성 확인서가 필요하다며 병원에 아예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이 여성은 결국 길거리에서 8개월 태아를 잃었습니다.

상황이 담긴 동영상이 뒤늦게 퍼진 가운데 또 다른 임신부의 폭로가 이어졌습니다.

[6주 임신부 남편 : "병원 직원들이 자기들도 '책임질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다', '윗선에 물어봤는데 (병원 출입이) 안된다'고 했어요."]

위험 지역에서 왔다는 이유로 병원 두 곳에서 거절당한 뒤 결국 이 임신부도 6주 된 태아를 유산했습니다.

앞서 3일에는 협심증을 앓던 61살 남성이, 그보다 나흘 전에는 가슴 통증을 느낀 39살 남성이 병원을 몇 시간씩 찾아 헤매다 간신히 병원에 들어갔지만 숨졌습니다.

[시안 가오신 병원 간호사 : "저는 직무를 수행하고 있어요. 알았죠? 잘 들어요. 직무 수행 중이라고요. (알아들었어요. 오늘 꼭 들어가야 해요.)"]

모두 방역을 이유로 병원에서 치료를 거부해서 벌어진 일입니다.

중국 시민들은 "생명보다 방역이 더 중요하냐”며 분노를 터트리고 있습니다.

[려우순즈/중국 산시성 시안시 위생건강위원회 주임 : "진료 절차가 원활하지 못하고 업무 요구를 처리하는데 미흡했던 것에 대해 깊이 사과드립니다."]

병원 관련 책임자들이 해고되고 중국 당국이 수습책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반응은 싸늘합니다.

알려지지 않은 사례가 더 있을 것이라는 의혹까지 무성해 지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이랑입니다.

촬영기자:이창준/영상편집:이태희/그래픽 제작:최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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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시안 ‘누구 위한 방역?’…막무가내 출입 막아 임신부 유산까지
    • 입력 2022-01-07 19:34:20
    • 수정2022-01-07 19:44:17
    뉴스 7
[앵커]

2주일 넘게 전면 봉쇄 중인 중국 산시성 시안에서 임신부와 응급 환자가 필요한 의료 조치를 제때 받지 못해 유산하거나 숨지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음성 확인서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병원 출입을 막무가내로 막으면서 벌어진 일인데, 중국 시민들은 형식주의, 관료주의 때문이라고 분노하고 있습니다.

베이징 이랑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새해 첫날, 한 병원 앞에 만삭의 여성이 힘없이 앉아 있습니다.

배가 아파 병원을 찾아 왔지만 코로나19 음성 확인서가 필요하다며 병원에 아예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이 여성은 결국 길거리에서 8개월 태아를 잃었습니다.

상황이 담긴 동영상이 뒤늦게 퍼진 가운데 또 다른 임신부의 폭로가 이어졌습니다.

[6주 임신부 남편 : "병원 직원들이 자기들도 '책임질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다', '윗선에 물어봤는데 (병원 출입이) 안된다'고 했어요."]

위험 지역에서 왔다는 이유로 병원 두 곳에서 거절당한 뒤 결국 이 임신부도 6주 된 태아를 유산했습니다.

앞서 3일에는 협심증을 앓던 61살 남성이, 그보다 나흘 전에는 가슴 통증을 느낀 39살 남성이 병원을 몇 시간씩 찾아 헤매다 간신히 병원에 들어갔지만 숨졌습니다.

[시안 가오신 병원 간호사 : "저는 직무를 수행하고 있어요. 알았죠? 잘 들어요. 직무 수행 중이라고요. (알아들었어요. 오늘 꼭 들어가야 해요.)"]

모두 방역을 이유로 병원에서 치료를 거부해서 벌어진 일입니다.

중국 시민들은 "생명보다 방역이 더 중요하냐”며 분노를 터트리고 있습니다.

[려우순즈/중국 산시성 시안시 위생건강위원회 주임 : "진료 절차가 원활하지 못하고 업무 요구를 처리하는데 미흡했던 것에 대해 깊이 사과드립니다."]

병원 관련 책임자들이 해고되고 중국 당국이 수습책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반응은 싸늘합니다.

알려지지 않은 사례가 더 있을 것이라는 의혹까지 무성해 지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이랑입니다.

촬영기자:이창준/영상편집:이태희/그래픽 제작:최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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