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 인사이드] ‘침묵의 살인자’…“배출구 잘 살펴야”

입력 2022.01.09 (07:19) 수정 2022.01.09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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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겨울철 침묵의 살인자.

바로 보일러에서 새 나오는 배기가스입니다.

오늘 보일러 배출구 한 번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특히 아파트에서 윗층의 고드름이 떨어지면서 아랫층 배기통을 망가뜨려 배기가스가 실내로 들어올 수도 있습니다.

윗층에 고드름은 없는 지 밖에서 한 번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리포트]

지난 2018년, 강원도 강릉으로 현장학습을 떠난 고등학생 10명이 펜션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습니다.

이 사고로 고등학생 3명이 숨지고, 7명이 크게 다쳤는데요.

같은 해 2월엔 전북 전주의 한 가정집에서도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 사고가 있기 하루 전엔 충남 서산시의 한 아파트에서도 한방에 자고 있던 9살, 7살 형제가 목숨을 잃었는데요.

모두 보일러 배기가스가 실내로 들어오면서 생긴 사고였습니다.

최근 5년간 가스보일러 사고로 숨지거나 다친 사람은 모두 55명.

이 중 한 명을 빼고는 모두 일산화탄소 중독이었는데요.

주된 사고 원인은 배기관 등의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거나 보일러의 노후, 고장 때문이었습니다.

[김훈배/한국가스안전공사 사고조사부 차장 : “최근에 가스 사고 사례를 보면 가스보일러 배기통이 외부 충격으로 인해 찌그러지거나 빠져서 발생한 중독 사고와 배기통 끝이 실내에 위치해 있어서 발생한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가 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보일러에서 새어 나온 일산화탄소가 얼마나 위험한지 알아본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실험 영상인데요.

보일러와 배기관 사이에 틈새를 만들고 연막탄을 피웠습니다.

보일러를 켜자 금세 연기가 새어 나오는데요.

불과 10초 만에 일산화탄소 농도가 3천 ppm을 넘어서더니, 4천 ppm까지 치솟습니다.

30분 정도만 노출돼도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수준인데요.

[김선태/원광대병원 응급의학과 조교수 : “체내에 흡입된 일산화탄소는 각 장기에 저산소성 손상을 유발합니다. 노출 정도와 시간에 따라 두통, 어지럼증, 의식저하, 실신, 경련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장을 비롯한 각 장기에 다발성 장기 부전, 심근경색, 심정지를 유발해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가스보일러를 사용하는 충북 음성의 한 아파트, 보일러 상태가 어떤지 확인해 봤습니다.

검지기를 이용해 가스 누출은 없는지 가스관 연결 부위들을 살펴봤는데요.

배기통이 연결되는 곳 역시 손상은 없는지, 어긋나거나 헐거운 부분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지황/한국가스안전공사 사고조사부 대리 : “배기통은 우선 여기를 봤을 때 배기통이 보일러랑 이탈된 부분이 있는지, 그리고 이런 내열 실리콘이 잘 도포가 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됩니다).”]

배출구도 중요한데요.

대부분 밖에 설치돼 있어 놓치기 쉽지만, 찌그러지거나 막힌 곳이 있으면 배기가스가 역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내 집 점검뿐 아니라 주변 환경에 대한 점검 역시 중요한데요.

외부 환경에 의한 배기통 망가짐도 빈번히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김지황/한국가스안전공사 사고조사부 대리 : “일반적으로 아파트 같은 경우에는 보일러나 온수기의 배기통이 일자로 설치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위층에 있는 보일러 배기통에서 고드름이 얼 경우에 아래층으로 떨어질 우려가 있습니다. 그래서 아래층에 있는 보일러 배기통이 파손될 수 있습니다.”]

가스보일러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려면 적어도 1년에 한 번 이상은 전문가에게 안전점검을 받아야 합니다.

또, 보일러 주변에 과도하게 짐을 쌓아두면 배기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주변을 정돈하는 것도 중요한데요.

무엇보다 가정 내 환기를 자주 하고 밸브나 연결 접속부에 거품을 묻혀 가스 누출을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김훈배/한국가스안전공사 사고조사부 차장 : “가스보일러를 가동하기 전 배기통이 찌그러지거나 이탈되지 않았는지, 그리고 배기통 끝이 실외에 위치해 있는지 육안으로 확인하시고, 이상이 발견되면 즉시 가스보일러 가동을 멈추고 가스 공급회사 또는 가스보일러 제조사에 연락해야 합니다.”]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일산화탄소는 무색무취이기 때문에 집안에 경보기를 다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일산화탄소가 감지되면 경보음을 울려 누출 사실을 알려주는데요.

이때 경보기는 안전 관리 기준에 따라 정식 승인을 받은 제품만 설치해야 합니다.

또,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설치할 땐 창문 높이보다 더 위에 달도록 하고 가스레인지 근처나 먼지가 많은 곳에는 설치를 삼가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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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난·안전 인사이드] ‘침묵의 살인자’…“배출구 잘 살펴야”
    • 입력 2022-01-09 07:19:26
    • 수정2022-01-09 07:2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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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겨울철 침묵의 살인자.

바로 보일러에서 새 나오는 배기가스입니다.

오늘 보일러 배출구 한 번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특히 아파트에서 윗층의 고드름이 떨어지면서 아랫층 배기통을 망가뜨려 배기가스가 실내로 들어올 수도 있습니다.

윗층에 고드름은 없는 지 밖에서 한 번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리포트]

지난 2018년, 강원도 강릉으로 현장학습을 떠난 고등학생 10명이 펜션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습니다.

이 사고로 고등학생 3명이 숨지고, 7명이 크게 다쳤는데요.

같은 해 2월엔 전북 전주의 한 가정집에서도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 사고가 있기 하루 전엔 충남 서산시의 한 아파트에서도 한방에 자고 있던 9살, 7살 형제가 목숨을 잃었는데요.

모두 보일러 배기가스가 실내로 들어오면서 생긴 사고였습니다.

최근 5년간 가스보일러 사고로 숨지거나 다친 사람은 모두 55명.

이 중 한 명을 빼고는 모두 일산화탄소 중독이었는데요.

주된 사고 원인은 배기관 등의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거나 보일러의 노후, 고장 때문이었습니다.

[김훈배/한국가스안전공사 사고조사부 차장 : “최근에 가스 사고 사례를 보면 가스보일러 배기통이 외부 충격으로 인해 찌그러지거나 빠져서 발생한 중독 사고와 배기통 끝이 실내에 위치해 있어서 발생한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가 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보일러에서 새어 나온 일산화탄소가 얼마나 위험한지 알아본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실험 영상인데요.

보일러와 배기관 사이에 틈새를 만들고 연막탄을 피웠습니다.

보일러를 켜자 금세 연기가 새어 나오는데요.

불과 10초 만에 일산화탄소 농도가 3천 ppm을 넘어서더니, 4천 ppm까지 치솟습니다.

30분 정도만 노출돼도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수준인데요.

[김선태/원광대병원 응급의학과 조교수 : “체내에 흡입된 일산화탄소는 각 장기에 저산소성 손상을 유발합니다. 노출 정도와 시간에 따라 두통, 어지럼증, 의식저하, 실신, 경련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장을 비롯한 각 장기에 다발성 장기 부전, 심근경색, 심정지를 유발해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가스보일러를 사용하는 충북 음성의 한 아파트, 보일러 상태가 어떤지 확인해 봤습니다.

검지기를 이용해 가스 누출은 없는지 가스관 연결 부위들을 살펴봤는데요.

배기통이 연결되는 곳 역시 손상은 없는지, 어긋나거나 헐거운 부분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지황/한국가스안전공사 사고조사부 대리 : “배기통은 우선 여기를 봤을 때 배기통이 보일러랑 이탈된 부분이 있는지, 그리고 이런 내열 실리콘이 잘 도포가 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됩니다).”]

배출구도 중요한데요.

대부분 밖에 설치돼 있어 놓치기 쉽지만, 찌그러지거나 막힌 곳이 있으면 배기가스가 역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내 집 점검뿐 아니라 주변 환경에 대한 점검 역시 중요한데요.

외부 환경에 의한 배기통 망가짐도 빈번히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김지황/한국가스안전공사 사고조사부 대리 : “일반적으로 아파트 같은 경우에는 보일러나 온수기의 배기통이 일자로 설치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위층에 있는 보일러 배기통에서 고드름이 얼 경우에 아래층으로 떨어질 우려가 있습니다. 그래서 아래층에 있는 보일러 배기통이 파손될 수 있습니다.”]

가스보일러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려면 적어도 1년에 한 번 이상은 전문가에게 안전점검을 받아야 합니다.

또, 보일러 주변에 과도하게 짐을 쌓아두면 배기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주변을 정돈하는 것도 중요한데요.

무엇보다 가정 내 환기를 자주 하고 밸브나 연결 접속부에 거품을 묻혀 가스 누출을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김훈배/한국가스안전공사 사고조사부 차장 : “가스보일러를 가동하기 전 배기통이 찌그러지거나 이탈되지 않았는지, 그리고 배기통 끝이 실외에 위치해 있는지 육안으로 확인하시고, 이상이 발견되면 즉시 가스보일러 가동을 멈추고 가스 공급회사 또는 가스보일러 제조사에 연락해야 합니다.”]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일산화탄소는 무색무취이기 때문에 집안에 경보기를 다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일산화탄소가 감지되면 경보음을 울려 누출 사실을 알려주는데요.

이때 경보기는 안전 관리 기준에 따라 정식 승인을 받은 제품만 설치해야 합니다.

또,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설치할 땐 창문 높이보다 더 위에 달도록 하고 가스레인지 근처나 먼지가 많은 곳에는 설치를 삼가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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