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지물 고속도로 표지판

입력 2004.02.01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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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속도로에서 길잡이 역할을 하는 표지판이 때로는 무용지물이 되고 있습니다.
일교차가 크거나 습도가 높은 밤에는 이 표시판의 글자가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고영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해안고속도로의 표지판, 거뭇거뭇하다 못해 먹칠을 한 듯 글자를 알아보기 어려운 표지판들이 줄줄이 나타납니다.
한 표지판은 윗부분 절반 정도를 식별할 수 없고 다음 진출입로의 지명도 아예 보이지 않습니다.
다른 표지판은 전체가 까맣게 변해 서너 자만 겨우 식별이 가능합니다.
⊙최중철(전남 여수시): 아는 길이니까 그냥 가는데 어디 나가는 길 같은 경우는 잘 놓치는 경우가 있을 것 같더라고요.
⊙기자: 최근 개통된 내륙지방의 고속도로도 마찬가지입니다.
포지판의 글자를 일부러 지운 듯 주위가 까맣게 변했습니다. 시속 100km의 고속으로 주행하면서 이런 표지판을 식별하기는 불가능합니다.
표지판 바로 아래에서 조명을 비쳐야 판독이 가능할 정도였습니다.
표지판에 맺히는 이슬 때문입니다. 특히 심야시간대에 표면에 이슬이 많이 맺힌 표지판들은 상향등을 켜도 글자를 읽을 수가 없습니다.
이런 표지판의 반사 정도를 측정해 보니 기준치인 45보다 훨씬 낮은 26에 불과했습니다.
결국 반사가 제대로 안 돼 주행하는 운전자가 표지판을 판독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전국 고속도로에 설치된 표지판은 약 2만여 개.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 가까운 돈을 들여서 설치한 것들이지만 아직은 습도나 일교차에 무방비 상태입니다.
⊙이장희(한국도로공사 과장): 금년 봄에 이슬 맺힘까지 저희가 추적조사를 해 보고 거기에 따라서 세부적인 기준을 수립할 계획입니다.
⊙기자: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은 이미 10년 전부터 조명등과 이슬방지 필름을 개발해 야간 운전자들의 시계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박용훈(교통문화운동본부 대표): 안개가 상습적으로 끼는 그런 지역에 대해서 또 주요 결절점의 표지에 대해서 필름방식이 됐든 또 직접조명 방식이 됐던 개선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기자: 도로공사의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서 무용지물 표지판으로 인한 운전자들의 불편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고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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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용지물 고속도로 표지판
    • 입력 2004-02-01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고속도로에서 길잡이 역할을 하는 표지판이 때로는 무용지물이 되고 있습니다. 일교차가 크거나 습도가 높은 밤에는 이 표시판의 글자가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고영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해안고속도로의 표지판, 거뭇거뭇하다 못해 먹칠을 한 듯 글자를 알아보기 어려운 표지판들이 줄줄이 나타납니다. 한 표지판은 윗부분 절반 정도를 식별할 수 없고 다음 진출입로의 지명도 아예 보이지 않습니다. 다른 표지판은 전체가 까맣게 변해 서너 자만 겨우 식별이 가능합니다. ⊙최중철(전남 여수시): 아는 길이니까 그냥 가는데 어디 나가는 길 같은 경우는 잘 놓치는 경우가 있을 것 같더라고요. ⊙기자: 최근 개통된 내륙지방의 고속도로도 마찬가지입니다. 포지판의 글자를 일부러 지운 듯 주위가 까맣게 변했습니다. 시속 100km의 고속으로 주행하면서 이런 표지판을 식별하기는 불가능합니다. 표지판 바로 아래에서 조명을 비쳐야 판독이 가능할 정도였습니다. 표지판에 맺히는 이슬 때문입니다. 특히 심야시간대에 표면에 이슬이 많이 맺힌 표지판들은 상향등을 켜도 글자를 읽을 수가 없습니다. 이런 표지판의 반사 정도를 측정해 보니 기준치인 45보다 훨씬 낮은 26에 불과했습니다. 결국 반사가 제대로 안 돼 주행하는 운전자가 표지판을 판독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전국 고속도로에 설치된 표지판은 약 2만여 개.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 가까운 돈을 들여서 설치한 것들이지만 아직은 습도나 일교차에 무방비 상태입니다. ⊙이장희(한국도로공사 과장): 금년 봄에 이슬 맺힘까지 저희가 추적조사를 해 보고 거기에 따라서 세부적인 기준을 수립할 계획입니다. ⊙기자: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은 이미 10년 전부터 조명등과 이슬방지 필름을 개발해 야간 운전자들의 시계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박용훈(교통문화운동본부 대표): 안개가 상습적으로 끼는 그런 지역에 대해서 또 주요 결절점의 표지에 대해서 필름방식이 됐든 또 직접조명 방식이 됐던 개선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기자: 도로공사의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서 무용지물 표지판으로 인한 운전자들의 불편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고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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