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수처, 권익위 ‘검사 징계 요구’도 수사 없이 이첩

입력 2022.01.20 (21:39) 수정 2022.01.20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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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재판 과정에서 성폭력 범죄 피해자의 신상을 노출한 혐의로 지난해, 현직 검사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당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공수처는 반 년 가까이 검토만하다 ​이 사건을 대검찰청으로 단순 이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유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18년 충북 청주의 한 중학교 학생들은 학내 성폭력을 SNS에 알렸습니다.

일부 피해 학생은 성희롱을 일삼은 교사 2명을 고발하고, 신원 노출을 막기 위해 '가명'으로 수사를 받았습니다.

문제는 재판 과정이었습니다.

공판 검사가 재판부에 의견서를 내면서 피해 학생의 '성(姓)'을 노출한 겁니다.

흔한 성이 아니었던만큼 피해 학생이 누군지 드러났고, 2차 피해로 이어졌습니다.

[김미진/충북스쿨미투지지모임 활동가/피해자 입장문 대독/지난해 6월 : "검찰에서 송달된 서류에 적힌 제 이름이 원래 그러면 안 되었다는 걸 그때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성폭력 피해자 지원단체는 지난해 6월 해당 검사를 직무유기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에도 검사 징계 요구 등의 조치를 해달라고 신청했습니다.

권익위는 지난달 "해당 검사가 공익신고자의 비밀보장 의무를 위반했다"며 검찰총장에게 징계를 요구했습니다.

권익위가 현직 검사를 징계하라고 요구한 것은 처음입니다.

반면, 공수처는 지난 5일 사건을 대검찰청으로 단순 이첩했습니다.

고발인 조사조차 하지 않고 사건을 여섯달 넘게 들고 있다가 검찰에 넘긴 겁니다.

[최정규/피해자 측 변호사 : "(공수처의 결정을) 피해자는 받아들이기 힘들어하고 계시고, 한 수사기관에서 6개월넘게 검토만 하고 있는 사건을 이첩받은 기관에서 과연 열심히 수사할 수 있을까…."]

공수처는 "다른 수사기관이 수사하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이첩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공수처가 앞서 '검사 1호 입건' 사건이던 이규원 검사 사건도 검찰에 단순 이첩하는 등 검찰 견제라는 설립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내일(21일)로 출범 1년을 맞는 공수처가 직접 기소한 검사 범죄는 아직 한 건도 없습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영상편집:남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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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공수처, 권익위 ‘검사 징계 요구’도 수사 없이 이첩
    • 입력 2022-01-20 21:39:19
    • 수정2022-01-20 22: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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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재판 과정에서 성폭력 범죄 피해자의 신상을 노출한 혐의로 지난해, 현직 검사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당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공수처는 반 년 가까이 검토만하다 ​이 사건을 대검찰청으로 단순 이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유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18년 충북 청주의 한 중학교 학생들은 학내 성폭력을 SNS에 알렸습니다.

일부 피해 학생은 성희롱을 일삼은 교사 2명을 고발하고, 신원 노출을 막기 위해 '가명'으로 수사를 받았습니다.

문제는 재판 과정이었습니다.

공판 검사가 재판부에 의견서를 내면서 피해 학생의 '성(姓)'을 노출한 겁니다.

흔한 성이 아니었던만큼 피해 학생이 누군지 드러났고, 2차 피해로 이어졌습니다.

[김미진/충북스쿨미투지지모임 활동가/피해자 입장문 대독/지난해 6월 : "검찰에서 송달된 서류에 적힌 제 이름이 원래 그러면 안 되었다는 걸 그때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성폭력 피해자 지원단체는 지난해 6월 해당 검사를 직무유기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에도 검사 징계 요구 등의 조치를 해달라고 신청했습니다.

권익위는 지난달 "해당 검사가 공익신고자의 비밀보장 의무를 위반했다"며 검찰총장에게 징계를 요구했습니다.

권익위가 현직 검사를 징계하라고 요구한 것은 처음입니다.

반면, 공수처는 지난 5일 사건을 대검찰청으로 단순 이첩했습니다.

고발인 조사조차 하지 않고 사건을 여섯달 넘게 들고 있다가 검찰에 넘긴 겁니다.

[최정규/피해자 측 변호사 : "(공수처의 결정을) 피해자는 받아들이기 힘들어하고 계시고, 한 수사기관에서 6개월넘게 검토만 하고 있는 사건을 이첩받은 기관에서 과연 열심히 수사할 수 있을까…."]

공수처는 "다른 수사기관이 수사하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이첩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공수처가 앞서 '검사 1호 입건' 사건이던 이규원 검사 사건도 검찰에 단순 이첩하는 등 검찰 견제라는 설립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내일(21일)로 출범 1년을 맞는 공수처가 직접 기소한 검사 범죄는 아직 한 건도 없습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영상편집:남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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