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도 낫는 전설의 차”…30억대 투자사기 일당 실형

입력 2022.02.16 (09:51) 수정 2022.02.16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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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증 질환자 등을 상대로 암도 낫게 하는 '전설차'가 있다고 속여 30억 원대 투자 사기를 벌인 일당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중병으로 생사를 넘나드는 피해자들의 절박한 사정을 악용한 비인도적인 범행이라고 밝혔습니다.

성용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충남 예산의 한 예식장입니다.

2016년 4월 이곳에서 '건강 교실'이 열렸습니다.

주로 중증 질환을 앓는 환자나 환자의 가족들이 참석했습니다.

농산물 유통사업을 하던 60대 임 모 씨와 직원 박 모 씨가 자신들이 개발한 이른바 '전설차'를 홍보하기 위해 만든 자리였습니다.

이들은 "병이 전설적으로 나아 전설차로 이름이 붙여졌다", "차를 마시면 암이나 치매가 낫는다"며 전설차를 홍보했습니다.

그러나 투자금을 받기 위한 미끼였습니다.

임 씨 등은 참석자들에게 차를 마셔보게 한 뒤 차를 계속 제공받으려면 자신들의 농산물 유통사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참석자들은 많게는 수억 원씩 투자했지만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자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임 씨 등은 4년여 동안 전국을 돌며 30여억 원의 투자금을 받아 챙겨 이를 개인적으로 썼습니다.

특히 전설차는 권백과 지금초 등 식품에 쓸 수 없는 원료가 들어간 데다 세균수도 허용치를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임 씨와 박 씨는 사기와 식품위생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과 징역 2년을 선고받았지만 항소했습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중병으로 생사를 넘나드는 절박한 사정을 악용하고 정신적 고통을 겪는 사람을 목표로 한 비인도적 범행이라고 판시했습니다.

다만 재판과정에서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을 참작했다며 1심보다 감형된 징역 2년과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습니다.

검찰은 판결문을 검토해 상고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성용희입니다.

촬영기자:강수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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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도 낫는 전설의 차”…30억대 투자사기 일당 실형
    • 입력 2022-02-16 09:51:05
    • 수정2022-02-16 09:5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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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증 질환자 등을 상대로 암도 낫게 하는 '전설차'가 있다고 속여 30억 원대 투자 사기를 벌인 일당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중병으로 생사를 넘나드는 피해자들의 절박한 사정을 악용한 비인도적인 범행이라고 밝혔습니다.

성용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충남 예산의 한 예식장입니다.

2016년 4월 이곳에서 '건강 교실'이 열렸습니다.

주로 중증 질환을 앓는 환자나 환자의 가족들이 참석했습니다.

농산물 유통사업을 하던 60대 임 모 씨와 직원 박 모 씨가 자신들이 개발한 이른바 '전설차'를 홍보하기 위해 만든 자리였습니다.

이들은 "병이 전설적으로 나아 전설차로 이름이 붙여졌다", "차를 마시면 암이나 치매가 낫는다"며 전설차를 홍보했습니다.

그러나 투자금을 받기 위한 미끼였습니다.

임 씨 등은 참석자들에게 차를 마셔보게 한 뒤 차를 계속 제공받으려면 자신들의 농산물 유통사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참석자들은 많게는 수억 원씩 투자했지만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자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임 씨 등은 4년여 동안 전국을 돌며 30여억 원의 투자금을 받아 챙겨 이를 개인적으로 썼습니다.

특히 전설차는 권백과 지금초 등 식품에 쓸 수 없는 원료가 들어간 데다 세균수도 허용치를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임 씨와 박 씨는 사기와 식품위생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과 징역 2년을 선고받았지만 항소했습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중병으로 생사를 넘나드는 절박한 사정을 악용하고 정신적 고통을 겪는 사람을 목표로 한 비인도적 범행이라고 판시했습니다.

다만 재판과정에서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을 참작했다며 1심보다 감형된 징역 2년과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습니다.

검찰은 판결문을 검토해 상고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성용희입니다.

촬영기자:강수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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