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임신부’ 헬기로 경남서 제주 이송…“음압 수술실 부족”

[앵커]

경남 창원에서 코로나에 감염된 만삭의 임신부가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병원을 찾지 못해 제주도까지 헬기로 이송됐습니다.

​응급 분만을 할 수 있는 병상이 없었기 때문인데, 확진 임신부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김소영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밤 9시 무렵, 제주 한 병원 옥상에 내려앉은 제주 소방헬기에서 음압 이송장비에 둘러싸인 한 여성이 병원 안으로 옮겨집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만삭의 30대 임신부입니다.

경남 창원에 사는 이 임신부는 이틀 동안 40도 고열에 시달렸지만 응급 분만 수술이 가능한 마땅한 지역 병원을 찾지 못하다 제주도로 이송된 겁니다.

자치단체로부터 인근 양산지역 종합병원을 소개받아 연락을 해봤지만, 병원측은 즉시 분만할 응급상황이 아니면 입원이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음압 수술실’을 갖춘 정부 지정 병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임신부 보호자 : “산모가 열이 많이 올라가면 아기한테 (위험한데), 보건소는 전화 자체를 일단 안 받고요.”]

다급해진 보호자들은 제주 대학병원에 확진 임신부를 받을 입원 병상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직접 제주도청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그 뒤 제주도 소방헬기가 경남으로 한 시간을 비행해 다급하게 날아왔습니다.

[임신부 보호자 : “제가 개인적으로 다 알아보고 간 것이거든요. 진짜 긴박한 상황이 아니고서야 코로나 산모를 받아줄 수 있는 병실이 (주위에는) 없다고 하더라고요.”]

경남지역만해도 확진 임신부가 분만할 수 있는 병상을 갖춘 병원은 창원 경상국립대병원 단 1곳 뿐입니다.

[조현철/창원경상국립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 “일반 환자의 제왕절개 수술을 하면 의료진 7명이 있어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런데 어제 저희들이 코로나 확진 산모를 수술할 때 14명이 (필요했습니다).”]

방역당국은 응급 분만 병상을 확충하기 위해 의료기관과 계속 협의중이라고 밝혔지만, 확진 임신부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촬영기자:이하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