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人] ‘천년의 노래’ 조순자 가곡 보유자

입력 2022.02.23 (20:04) 수정 2022.02.23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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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유일의 가곡전수관이 경남에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전통 가곡을 대표하는 가객으로, 전수관을 설립해 가곡 발굴과 보급에 평생을 쏟은 예인을 경남인에서 만납니다.

[리포트]

판소리, 범패와 함께 우리나라 3대 성악인 가곡.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유산, 가곡 보유자 조순자 씨는 세상에서 가장 느린 노래로 우리 노래에 담긴 절제와 기품을 전합니다.

2006년 마산에 문을 연 전국 유일의 가곡전수관입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보유자 조순자 씨에게는 가곡을 전파하는 요람인데요.

1959년 국악에 입문한 보유자는 지난 60년을 가곡과 함께했습니다.

가곡은 45자 내외 시조를 국악 관현악 반주에 맞춰 부르는 전통 성악곡입니다.

3장으로 이뤄진 시조를 5장으로 늘려 10여 분간 느리게 부르는 노랜데요,

장구와 대금, 세피리, 가야금, 거문고, 해금 선율과 성악이 어우러져 뛰어난 예술성을 자랑합니다.

[조순자/가곡 보유자 : "초성, 중성, 종성이 어떻게 맞물려야 하나의 낱소리가 되는가. 그 낱소리를 청자들, 듣는 사람이 쏙 아무리 느려도 귀에 들어오도록 불러야 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조순자 보유자는 조선 시대 노래책, 가집과 시조집을 연구해 세상에 없던 악보집을 선보였습니다.

["열다섯 곡, 스물 몇 곡이던 걸 '마흔다섯닢'까지 한 것이 2004년도에 한 거예요."]

가곡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공연을 꾸준히 이어온 건 물론, 온라인으로 공연을 선보이며 우리 가곡의 멋을 알려왔습니다.

["손의 움직임에 따라서 음이 어떻게 움직이게 되는가 하는 것을 종이 악보를 안 보고도 알 수 있는 거잖아."]

전수관에서 처음 가곡을 접한 초등학생은 어느새 국악을 전공하는 대학생이 됐는데요.

길고 유장하게 뻗어 나가는 가곡의 맥을 잇기 위해 연습을 거듭합니다.

[이가은/가곡 전수장학생 : "15세기 말을, 발음을 그대로 전달하고 있는 노래이기 때문에 센소리 된소리 같은 것도 많이 섞지 않아서 담백한 노래라고 생각을 하고요. 시김새들의 멋 표현이 두드러지는…."]

스승이 걸어온 길을 어린 제자들이 더 오래, 더 넓게 이어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조순자/가곡 보유자 : "문화재는 제가 살아있는 동안에 담는 저는 그릇입니다. 다음 담을 그릇을 만들어야 하잖아요. 도공이 빚듯이. 정성을 다해서 빚는 거예요. 제자들을…."]

그래서 국악꿈나무 푸르미르청소년예술단을 만들고 초등학생도 쉽게 부를 수 있게 눈높이를 맞췄습니다.

[조순자/가곡 보유자 : "옛날에 이걸 전부 다 한자로 쓴다고 했으면 얼마나 힘들었겠냐? 세종대왕님한테 고맙다고 해야 한다. 이러면서 이 노래를 가르쳐요."]

전수관 한 켠, 가곡과 다양한 우리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

["가곡이라는 것은 각자 모든 자연인의 마음속에 들어 있으며 후손들이 이 노래 세계에 담겨있는 널리 이롭게 하라는 그런 홍익사상과 재세이화가 가곡전수관을 통해서 이루어졌으면…."]

한 눈 팔지 않고 걸어온 60년 가곡 외길.

가객의 마지막 소망은 더 많은 사람과 우리 노래에 담긴 나눔의 가치를 공유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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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人] ‘천년의 노래’ 조순자 가곡 보유자
    • 입력 2022-02-23 20:04:17
    • 수정2022-02-23 20:27:35
    뉴스7(창원)
[앵커]

국내 유일의 가곡전수관이 경남에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전통 가곡을 대표하는 가객으로, 전수관을 설립해 가곡 발굴과 보급에 평생을 쏟은 예인을 경남인에서 만납니다.

[리포트]

판소리, 범패와 함께 우리나라 3대 성악인 가곡.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유산, 가곡 보유자 조순자 씨는 세상에서 가장 느린 노래로 우리 노래에 담긴 절제와 기품을 전합니다.

2006년 마산에 문을 연 전국 유일의 가곡전수관입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보유자 조순자 씨에게는 가곡을 전파하는 요람인데요.

1959년 국악에 입문한 보유자는 지난 60년을 가곡과 함께했습니다.

가곡은 45자 내외 시조를 국악 관현악 반주에 맞춰 부르는 전통 성악곡입니다.

3장으로 이뤄진 시조를 5장으로 늘려 10여 분간 느리게 부르는 노랜데요,

장구와 대금, 세피리, 가야금, 거문고, 해금 선율과 성악이 어우러져 뛰어난 예술성을 자랑합니다.

[조순자/가곡 보유자 : "초성, 중성, 종성이 어떻게 맞물려야 하나의 낱소리가 되는가. 그 낱소리를 청자들, 듣는 사람이 쏙 아무리 느려도 귀에 들어오도록 불러야 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조순자 보유자는 조선 시대 노래책, 가집과 시조집을 연구해 세상에 없던 악보집을 선보였습니다.

["열다섯 곡, 스물 몇 곡이던 걸 '마흔다섯닢'까지 한 것이 2004년도에 한 거예요."]

가곡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공연을 꾸준히 이어온 건 물론, 온라인으로 공연을 선보이며 우리 가곡의 멋을 알려왔습니다.

["손의 움직임에 따라서 음이 어떻게 움직이게 되는가 하는 것을 종이 악보를 안 보고도 알 수 있는 거잖아."]

전수관에서 처음 가곡을 접한 초등학생은 어느새 국악을 전공하는 대학생이 됐는데요.

길고 유장하게 뻗어 나가는 가곡의 맥을 잇기 위해 연습을 거듭합니다.

[이가은/가곡 전수장학생 : "15세기 말을, 발음을 그대로 전달하고 있는 노래이기 때문에 센소리 된소리 같은 것도 많이 섞지 않아서 담백한 노래라고 생각을 하고요. 시김새들의 멋 표현이 두드러지는…."]

스승이 걸어온 길을 어린 제자들이 더 오래, 더 넓게 이어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조순자/가곡 보유자 : "문화재는 제가 살아있는 동안에 담는 저는 그릇입니다. 다음 담을 그릇을 만들어야 하잖아요. 도공이 빚듯이. 정성을 다해서 빚는 거예요. 제자들을…."]

그래서 국악꿈나무 푸르미르청소년예술단을 만들고 초등학생도 쉽게 부를 수 있게 눈높이를 맞췄습니다.

[조순자/가곡 보유자 : "옛날에 이걸 전부 다 한자로 쓴다고 했으면 얼마나 힘들었겠냐? 세종대왕님한테 고맙다고 해야 한다. 이러면서 이 노래를 가르쳐요."]

전수관 한 켠, 가곡과 다양한 우리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

["가곡이라는 것은 각자 모든 자연인의 마음속에 들어 있으며 후손들이 이 노래 세계에 담겨있는 널리 이롭게 하라는 그런 홍익사상과 재세이화가 가곡전수관을 통해서 이루어졌으면…."]

한 눈 팔지 않고 걸어온 60년 가곡 외길.

가객의 마지막 소망은 더 많은 사람과 우리 노래에 담긴 나눔의 가치를 공유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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