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조각 녹취록에 정치권 아전인수…김만배 “일부러 틀리게”

입력 2022.02.23 (21:05) 수정 2022.02.23 (22:0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현직 대법관이 이례적으로 기자회견까지 연 것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 때문입니다.

김만배 씨와 대화한 이 녹취록 내용이 조각조각 공개되면서, 대선을 앞둔 정치권은 저마다 유리한 내용을 부각하면서 공방을 키워왔습니다.

그럼, 쟁점이 된 녹취록 내용은 어떤 것이고, 얼마나 신빙성을 둬야 하는 건지, 노윤정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대법관 관련 의혹이 처음 불거진 건 지난해 10월입니다.

화천대유 관계사 명의로 된 판교의 이 타운 하우스를 놓고, 김만배 씨가 외교관과 결혼한 대법관 딸이 머무는 용도라고 말하는 내용이 녹취록에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가 '그분' 이란 일부 언론의 보도에 '그분' 찾기가 시작됩니다.

이재명 후보를 지목한 거란 주장이 한때 나오다 검찰이 부인했고,

[이정수/서울중앙지검장/지난해 10월 : "다른 사람을 (그분으로) 지칭해서 하는 표현은 있습니다. 그런데 정치인 그분을 얘기하는 부분은 아닙니다."]

이번엔 '그분'이 조재연 대법관이라는 추정이 나온 겁니다.

대법관 딸이 김 씨 명의 수원 아파트에 산다는 발언이 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조재연/대법관 : "전혀 거주한 적이 없다는 것을 먼저 말씀드리고, 왜 이런 얘기를 나누었는지 거기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습니다."]

녹취록 당사자 김만배 씨는 지난해 10월, 조 대법관 관련설이 불거졌을 당시, KBS 기자에게 이렇게 밝혔습니다.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지난해 10월 통화 : "조대환 대법관님 따님이 외교관하고 결혼해서 가끔 한국에 오실 때 살게 하려고 해줬다고. 그런데 조대환이라고 없잖아, 대법관 중에."]

정영학 회계사의 대화 녹음을 알고 이름을 일부러 틀리게 말했다며, 이 대목이 녹취록의 신빙성을 깰 근거라고 주장했습니다.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지난해 10월 통화 : "살짝살짝 비틀어서 구라를 깠죠. 약 올리려고 그렇게 했다."]

다만, 곽상도 전 의원의 '50억 클럽' 같은 녹취록 내용 중 사실 관계가 일부 확인된 것도 있습니다.

녹취록을 다 믿기도, 완전히 무시하기도 어려운 셈인데, 검찰이 진위를 다 못 밝히는 사이, 정치권은 조각난 발언들로 각각 유리한 대목을 부각하고 있습니다.

[송영길/민주당 대표/어제/최고위원회의 : "녹취록에 따른 부산저축은행 부실 수사의 주역이 바로 윤석열 중수2과장인 게 드러나서 대장동을 앞으로는 윤석열 게이트라고…."]

[이양수/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어제 : "이권 및 수익 배분과 (관련해) 나눈 대화는 진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천화동인 1호가 김만배 씨 소유가 아니라는 발언은 진실로 보입니다."]

조각조각 녹취록을 두고 공방은 이어갔지만, 양 당은 조 대법관의 회견에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노윤정입니다.

촬영기자:김민준 조승연/영상편집:신남규/그래픽:신지혜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조각조각 녹취록에 정치권 아전인수…김만배 “일부러 틀리게”
    • 입력 2022-02-23 21:05:19
    • 수정2022-02-23 22:04:15
    뉴스 9
[앵커]

현직 대법관이 이례적으로 기자회견까지 연 것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 때문입니다.

김만배 씨와 대화한 이 녹취록 내용이 조각조각 공개되면서, 대선을 앞둔 정치권은 저마다 유리한 내용을 부각하면서 공방을 키워왔습니다.

그럼, 쟁점이 된 녹취록 내용은 어떤 것이고, 얼마나 신빙성을 둬야 하는 건지, 노윤정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대법관 관련 의혹이 처음 불거진 건 지난해 10월입니다.

화천대유 관계사 명의로 된 판교의 이 타운 하우스를 놓고, 김만배 씨가 외교관과 결혼한 대법관 딸이 머무는 용도라고 말하는 내용이 녹취록에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가 '그분' 이란 일부 언론의 보도에 '그분' 찾기가 시작됩니다.

이재명 후보를 지목한 거란 주장이 한때 나오다 검찰이 부인했고,

[이정수/서울중앙지검장/지난해 10월 : "다른 사람을 (그분으로) 지칭해서 하는 표현은 있습니다. 그런데 정치인 그분을 얘기하는 부분은 아닙니다."]

이번엔 '그분'이 조재연 대법관이라는 추정이 나온 겁니다.

대법관 딸이 김 씨 명의 수원 아파트에 산다는 발언이 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조재연/대법관 : "전혀 거주한 적이 없다는 것을 먼저 말씀드리고, 왜 이런 얘기를 나누었는지 거기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습니다."]

녹취록 당사자 김만배 씨는 지난해 10월, 조 대법관 관련설이 불거졌을 당시, KBS 기자에게 이렇게 밝혔습니다.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지난해 10월 통화 : "조대환 대법관님 따님이 외교관하고 결혼해서 가끔 한국에 오실 때 살게 하려고 해줬다고. 그런데 조대환이라고 없잖아, 대법관 중에."]

정영학 회계사의 대화 녹음을 알고 이름을 일부러 틀리게 말했다며, 이 대목이 녹취록의 신빙성을 깰 근거라고 주장했습니다.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지난해 10월 통화 : "살짝살짝 비틀어서 구라를 깠죠. 약 올리려고 그렇게 했다."]

다만, 곽상도 전 의원의 '50억 클럽' 같은 녹취록 내용 중 사실 관계가 일부 확인된 것도 있습니다.

녹취록을 다 믿기도, 완전히 무시하기도 어려운 셈인데, 검찰이 진위를 다 못 밝히는 사이, 정치권은 조각난 발언들로 각각 유리한 대목을 부각하고 있습니다.

[송영길/민주당 대표/어제/최고위원회의 : "녹취록에 따른 부산저축은행 부실 수사의 주역이 바로 윤석열 중수2과장인 게 드러나서 대장동을 앞으로는 윤석열 게이트라고…."]

[이양수/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어제 : "이권 및 수익 배분과 (관련해) 나눈 대화는 진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천화동인 1호가 김만배 씨 소유가 아니라는 발언은 진실로 보입니다."]

조각조각 녹취록을 두고 공방은 이어갔지만, 양 당은 조 대법관의 회견에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노윤정입니다.

촬영기자:김민준 조승연/영상편집:신남규/그래픽:신지혜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