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에 시멘트 ‘덕지덕지’…이면엔 관피아?

입력 2022.02.23 (21:48) 수정 2022.02.23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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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구의 세계문화유산과 보물급 문화재들이 제대로 보수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 독점 업체가 시멘트를 이용해 땜질식으로 진행한다는 건데, 이 업체 대표, 주로 퇴직 공무원들이 맡고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4백 년 전 조선 시대 지어진 대구 도동서원입니다.

201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습니다.

국가 보물로 지정된 서원 내 강당인 중정당, 돌로 만들어진 툇마루에 허연 무언가가 발라져 있습니다.

독특한 계단 모양의 국가 보물, 담장에도 원재료인 흙과 다른 색의 재료가 덧씌워져 있습니다.

["지금 모르타르(시멘트 모래 반죽) 같은 것, 이런 것 섞어서 때운 거예요."]

유생들이 공부하던 거의재, 지붕 처마와 벽체 등 곳곳이 시멘트로 보이는 재료로 덕지덕지 발라져 있습니다.

["여기 시멘트잖아요. 여기 소리하고 이것하고 다르잖아요."]

[황평우/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 "이건 그냥 마구잡이로 그냥 막 땜빵 수리를 한 거나 똑같아요."]

서원 수리가 이뤄진 건 2011년부터, 해마다 약 1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습니다.

수리 업체는 시멘트 사용을 부인했지만, 업체가 문화재청에 제출한 보고서를 입수해보니 시멘트 사용이 확인됐습니다.

문화재의 보존 관리는 원형 유지가 원칙으로 법에 명시돼 있습니다.

문화재청은 이에 대해 전통 재료를 사용해야 하는 의미라고 밝혔습니다.

더욱이, 이 업체는 2년 전 도동서원 정문 수월루에 시멘트를 덧칠했다가 시 당국에 적발됐습니다.

그러나 업체는 11년간 대구 문화재의 경미한 수리 사업을 독점해오고 있습니다.

해당 업체는 설립 이후 대표 4명 가운데 3명이 퇴직 공무원들입니다.

[수리업체 대표/음성변조 : "제가 알기로는 심사위원이 10명인가 11명 있는데 그중에 그분들이 전부 심사를 하시고 점수를 매겨서 (공정하게 선정했습니다)."]

대구시도 업체 선정 과정에 문제가 없다면서도 시멘트 사용 여부에 대해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최동희/그래픽:인푸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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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유산에 시멘트 ‘덕지덕지’…이면엔 관피아?
    • 입력 2022-02-23 21:48:20
    • 수정2022-02-23 22: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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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구의 세계문화유산과 보물급 문화재들이 제대로 보수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 독점 업체가 시멘트를 이용해 땜질식으로 진행한다는 건데, 이 업체 대표, 주로 퇴직 공무원들이 맡고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4백 년 전 조선 시대 지어진 대구 도동서원입니다.

201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습니다.

국가 보물로 지정된 서원 내 강당인 중정당, 돌로 만들어진 툇마루에 허연 무언가가 발라져 있습니다.

독특한 계단 모양의 국가 보물, 담장에도 원재료인 흙과 다른 색의 재료가 덧씌워져 있습니다.

["지금 모르타르(시멘트 모래 반죽) 같은 것, 이런 것 섞어서 때운 거예요."]

유생들이 공부하던 거의재, 지붕 처마와 벽체 등 곳곳이 시멘트로 보이는 재료로 덕지덕지 발라져 있습니다.

["여기 시멘트잖아요. 여기 소리하고 이것하고 다르잖아요."]

[황평우/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 "이건 그냥 마구잡이로 그냥 막 땜빵 수리를 한 거나 똑같아요."]

서원 수리가 이뤄진 건 2011년부터, 해마다 약 1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습니다.

수리 업체는 시멘트 사용을 부인했지만, 업체가 문화재청에 제출한 보고서를 입수해보니 시멘트 사용이 확인됐습니다.

문화재의 보존 관리는 원형 유지가 원칙으로 법에 명시돼 있습니다.

문화재청은 이에 대해 전통 재료를 사용해야 하는 의미라고 밝혔습니다.

더욱이, 이 업체는 2년 전 도동서원 정문 수월루에 시멘트를 덧칠했다가 시 당국에 적발됐습니다.

그러나 업체는 11년간 대구 문화재의 경미한 수리 사업을 독점해오고 있습니다.

해당 업체는 설립 이후 대표 4명 가운데 3명이 퇴직 공무원들입니다.

[수리업체 대표/음성변조 : "제가 알기로는 심사위원이 10명인가 11명 있는데 그중에 그분들이 전부 심사를 하시고 점수를 매겨서 (공정하게 선정했습니다)."]

대구시도 업체 선정 과정에 문제가 없다면서도 시멘트 사용 여부에 대해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최동희/그래픽:인푸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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