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中, ‘현금 없는 사회’ 코 앞에…올림픽 때 ‘실험’ 박차

입력 2022.02.24 (18:08) 수정 2022.02.24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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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얼마 전 막을 내렸죠.

그런데 올림픽 기간 스포츠 선수들만 기량을 뽐낸 것이 아니라는데요.

무슨 이야기인지, 베이징 이랑 특파원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이랑 특파원! 올림픽 기간 선수단의 기량 말고 또 선보인 게 뭔가요?

[기자]

네, 중국이 야심 차게 공개한 게 있습니다.

디지털 화폐, 'E-런민비'인데요.

중국 인민은행이 발행하는 법정 전자 화폐입니다.

보시는 건 올림픽 선수촌에 설치된 디지털 위안화 환전기입니다.

달러, 원화 등 외화를 넣으면 전자 화폐로 바꿔서 카드에 넣어줍니다.

이걸 디지털 하드웨어 지갑이라고 부릅니다.

[자오신/올림픽 선수촌 내 중국은행 지점 부지점장 : "이 기계는 8개 언어로 표시되고, 169개 지폐를 포함해 18개의 외화를 (디지털 위안화로) 환전할 수 있습니다."]

올림픽 구역 안에 식당, 기념품 매장 등 계산대에 디지털 위안화 결제가 가능하다는 표시가 붙어 있는데요.

이 곳에서 가서 물건을 사고 이 카드를 내면 안에 있던 E-런민비가 빠져나가는 원리입니다.

중국 당국은 올림픽 기간 동안 이렇게 디지털 위안화 결제가 가능한 곳을 40여만 개 만들었는데요.

모두 96억 위안, 우리 돈 1조 8천억 원 넘는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고 발표했습니다.

[앵커]

쉽게 이해하자면 우리가 쓰는 체크 카드 같은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방금 보셨던 전자 하드웨어 지갑이라는 건 카드나, 팔찌와 같이 형태가 있는 것이라고 보면 되겠고요.

전자 소프트웨어 지갑은 스마트폰에 앱을 다운 받아서 결제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신한페이, 삼성페이, 이런 것과 같은 겁니다.

전자 하드웨어 지갑의 경우 해외 선수단이나 관계자들은 중국 내 계좌가 없으니까 디지털 위안화를 카드에 넣어 쓸 수 있게 고안한 것인데요.

이번 올림픽이 외국인들 대상으로 한 디지털 위안화 시범 사용 기간이었다면, 중국인들을 대상으로는 이미 오랜 기간 시범 서비스를 진행해왔습니다.

지난 2020년 10월, 선전시에서 5만 명에게 디지털 위안화를 나눠주는 공개 시험을 한 게 시작이었고요.

그 뒤로 베이징시, 시안, 칭다오 등 10개 도시로 서비스를 늘려서, 정식 도입해서 사용 중이다 이렇게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사용 가능한 장소가 8백만 곳, 현재까지 발급된 전자 지갑이 2억 6천만 개입니다.

누적 거래액도 875억 위안, 우리 돈 16조 원 정도로 집계됐습니다.

[앵커]

근데 중국은 이미 전자 화폐가 보편화된 곳 아니었나요?

[기자]

네, 중국 '현금 안 쓰는 사회'가 된 지 꽤 됐습니다.

저만 해도 중국 온 지 1년이 넘었지만 지폐를 써본 게 한, 두 번 정도뿐이거든요.

그런데 현재 중국인 대다수가 쓰는 전자 화폐는 알리바바와 텐센트, 이렇게 두 민간 기업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두 회사가 만든 위챗페이, 알리페이 이런 어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서 자기 은행 계좌랑 연동한 뒤 스마트폰으로 결제하는 방식입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사실 E-런민비 사용하는 것과 차이가 없는데요.

[리/선전시 시민 : "우리 엄마는 시장에 장을 보러 자주 가시는데 디지털 인민폐 결제를 매우 편리해 하세요. 엄마가 사용하시기에도 매우 쉽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기존에 쓰던 걸 쓰면 되지 왜 중국 당국은 디지털 위안화를 만드는 건가요?

[기자]

답은 디지털 위안화가 법정 전자 화폐라는 점에 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100% 추적이 가능합니다.

이미 중국인 대다수가 현금을 쓰지 않고 있는데요.

여기에 법정 디지털 화폐까지 공식 사용하기 시작하면 누가 어디에 얼마나 돈 썼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겠죠?

실제 중국 당국이 스스로 이런 의도를 밝힌 적은 없지만 계획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미 징둥과 타오바오, 메이퇀 같은 중국 주요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정부 기조에 맞춰 디지털 위안화 사용에 적극 동참하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중국은 세계 최초로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법정 디지털 화폐를 전면 도입하는 나라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만큼 국가 통제력도 커질 가능성이 큽니다.

여기에 달러 중심의 국제 통화 질서를 바꾸기 위한 것도 디지털 위안화 도입의 한 이유로 꼽힙니다.

장기적으로 국제 무역 결제, 차관 등에 디지털 위안화를 사용하면서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에 맞설만한 영향력을 키우겠다, 이런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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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2-24 18:08:10
    • 수정2022-02-24 18: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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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얼마 전 막을 내렸죠.

그런데 올림픽 기간 스포츠 선수들만 기량을 뽐낸 것이 아니라는데요.

무슨 이야기인지, 베이징 이랑 특파원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이랑 특파원! 올림픽 기간 선수단의 기량 말고 또 선보인 게 뭔가요?

[기자]

네, 중국이 야심 차게 공개한 게 있습니다.

디지털 화폐, 'E-런민비'인데요.

중국 인민은행이 발행하는 법정 전자 화폐입니다.

보시는 건 올림픽 선수촌에 설치된 디지털 위안화 환전기입니다.

달러, 원화 등 외화를 넣으면 전자 화폐로 바꿔서 카드에 넣어줍니다.

이걸 디지털 하드웨어 지갑이라고 부릅니다.

[자오신/올림픽 선수촌 내 중국은행 지점 부지점장 : "이 기계는 8개 언어로 표시되고, 169개 지폐를 포함해 18개의 외화를 (디지털 위안화로) 환전할 수 있습니다."]

올림픽 구역 안에 식당, 기념품 매장 등 계산대에 디지털 위안화 결제가 가능하다는 표시가 붙어 있는데요.

이 곳에서 가서 물건을 사고 이 카드를 내면 안에 있던 E-런민비가 빠져나가는 원리입니다.

중국 당국은 올림픽 기간 동안 이렇게 디지털 위안화 결제가 가능한 곳을 40여만 개 만들었는데요.

모두 96억 위안, 우리 돈 1조 8천억 원 넘는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고 발표했습니다.

[앵커]

쉽게 이해하자면 우리가 쓰는 체크 카드 같은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방금 보셨던 전자 하드웨어 지갑이라는 건 카드나, 팔찌와 같이 형태가 있는 것이라고 보면 되겠고요.

전자 소프트웨어 지갑은 스마트폰에 앱을 다운 받아서 결제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신한페이, 삼성페이, 이런 것과 같은 겁니다.

전자 하드웨어 지갑의 경우 해외 선수단이나 관계자들은 중국 내 계좌가 없으니까 디지털 위안화를 카드에 넣어 쓸 수 있게 고안한 것인데요.

이번 올림픽이 외국인들 대상으로 한 디지털 위안화 시범 사용 기간이었다면, 중국인들을 대상으로는 이미 오랜 기간 시범 서비스를 진행해왔습니다.

지난 2020년 10월, 선전시에서 5만 명에게 디지털 위안화를 나눠주는 공개 시험을 한 게 시작이었고요.

그 뒤로 베이징시, 시안, 칭다오 등 10개 도시로 서비스를 늘려서, 정식 도입해서 사용 중이다 이렇게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사용 가능한 장소가 8백만 곳, 현재까지 발급된 전자 지갑이 2억 6천만 개입니다.

누적 거래액도 875억 위안, 우리 돈 16조 원 정도로 집계됐습니다.

[앵커]

근데 중국은 이미 전자 화폐가 보편화된 곳 아니었나요?

[기자]

네, 중국 '현금 안 쓰는 사회'가 된 지 꽤 됐습니다.

저만 해도 중국 온 지 1년이 넘었지만 지폐를 써본 게 한, 두 번 정도뿐이거든요.

그런데 현재 중국인 대다수가 쓰는 전자 화폐는 알리바바와 텐센트, 이렇게 두 민간 기업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두 회사가 만든 위챗페이, 알리페이 이런 어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서 자기 은행 계좌랑 연동한 뒤 스마트폰으로 결제하는 방식입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사실 E-런민비 사용하는 것과 차이가 없는데요.

[리/선전시 시민 : "우리 엄마는 시장에 장을 보러 자주 가시는데 디지털 인민폐 결제를 매우 편리해 하세요. 엄마가 사용하시기에도 매우 쉽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기존에 쓰던 걸 쓰면 되지 왜 중국 당국은 디지털 위안화를 만드는 건가요?

[기자]

답은 디지털 위안화가 법정 전자 화폐라는 점에 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100% 추적이 가능합니다.

이미 중국인 대다수가 현금을 쓰지 않고 있는데요.

여기에 법정 디지털 화폐까지 공식 사용하기 시작하면 누가 어디에 얼마나 돈 썼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겠죠?

실제 중국 당국이 스스로 이런 의도를 밝힌 적은 없지만 계획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미 징둥과 타오바오, 메이퇀 같은 중국 주요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정부 기조에 맞춰 디지털 위안화 사용에 적극 동참하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중국은 세계 최초로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법정 디지털 화폐를 전면 도입하는 나라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만큼 국가 통제력도 커질 가능성이 큽니다.

여기에 달러 중심의 국제 통화 질서를 바꾸기 위한 것도 디지털 위안화 도입의 한 이유로 꼽힙니다.

장기적으로 국제 무역 결제, 차관 등에 디지털 위안화를 사용하면서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에 맞설만한 영향력을 키우겠다, 이런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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