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성 세척제, 세정력 높고 단가 낮아”…영세업체 노동자들 위험 전가

입력 2022.03.01 (10:07) 수정 2022.03.01 (10:4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노동자의 급성 중독을 일으킨 유독성 세척제의 허술한 공급 체계 문제, 연속 보도해 드리고 있습니다.

일부 세척제 제조업체들이 세정력은 높이면서 단가를 낮추기 위해 유독성 세척제를 제조하고 성분자료를 속여 납품하는 일이 업계에서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는데요.

당국의 허술한 감시망 속에 그 위험이 영세 제조업체 노동자들에게 전가되고 있습니다.

박기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10월 창원 두성산업이 경기도의 한 제조업체로부터 납품받은 세척제 성분입니다.

급성중독의 원인이 된 유독물질, 트리클로로메탄이 기준치보다 1% 낮은 9%정도 들어 있습니다.

한 달 뒤 두성산업은 김해의 세척제 제조업체로 납품업체를 바꿨습니다.

세정력이 좋으면서도, 냄새가 거의 없다는 점 때문입니다.

하지만, 트리클로로메탄 함유량으로 추정되는 난연첨가제가 이 샘플 제품보다 두 배가량 많습니다.

[두성산업 관계자 : "(샘플) 제품은 냄새가 많아서 현장에서 사용이 조금 불가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해마다 세척제 성분들이 추가로 유독물질로 지정되면서, 대형 세척제 제조사들은 친환경 제품 생산에 들어가고 있지만, 영세한 업체들의 관행은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세척제 제조업체/음성변조 : "이제 단가 때문에 도저히 못 쓰는 데는 그런 저가품을 쓰는 데가 되게 많을 거예요."]

단가가 저렴하고 세정력이 좋다는 이윱니다.

[○○세척제 제조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유독물질이) 세척이 잘 됩니다. 그런데 단가도 저렴해요. 킬로그램 당 600~700원 밖에 안 해요. 유독물로 지정이 되면서 폐기하는 비용이 더 늘어나잖아요."]

문제는 이들 세척제 제조사들이 성분을 허위로 기재하더라도, 공급받는 업체들도 이를 분석할 인력을 갖출 여력이 없어 알 길이 없다는 겁니다.

[□□표면처리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제조업체에서) MSDS(물질안전보건자료)를 다 받거든요. 받아서 그 약품이 맞나 안 맞나를 알 수가 없어요. MSDS가 있으니까 믿고 가는거지. 성분 분석 안 합니다."]

세척제 제조사들이 단가를 낮추고 작업 효율을 올리기 위해 허위로 표기하는 화학물질 성분이 이를 취급하는 영세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유독성 세척제, 세정력 높고 단가 낮아”…영세업체 노동자들 위험 전가
    • 입력 2022-03-01 10:07:59
    • 수정2022-03-01 10:49:55
    930뉴스(창원)
[앵커]

노동자의 급성 중독을 일으킨 유독성 세척제의 허술한 공급 체계 문제, 연속 보도해 드리고 있습니다.

일부 세척제 제조업체들이 세정력은 높이면서 단가를 낮추기 위해 유독성 세척제를 제조하고 성분자료를 속여 납품하는 일이 업계에서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는데요.

당국의 허술한 감시망 속에 그 위험이 영세 제조업체 노동자들에게 전가되고 있습니다.

박기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10월 창원 두성산업이 경기도의 한 제조업체로부터 납품받은 세척제 성분입니다.

급성중독의 원인이 된 유독물질, 트리클로로메탄이 기준치보다 1% 낮은 9%정도 들어 있습니다.

한 달 뒤 두성산업은 김해의 세척제 제조업체로 납품업체를 바꿨습니다.

세정력이 좋으면서도, 냄새가 거의 없다는 점 때문입니다.

하지만, 트리클로로메탄 함유량으로 추정되는 난연첨가제가 이 샘플 제품보다 두 배가량 많습니다.

[두성산업 관계자 : "(샘플) 제품은 냄새가 많아서 현장에서 사용이 조금 불가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해마다 세척제 성분들이 추가로 유독물질로 지정되면서, 대형 세척제 제조사들은 친환경 제품 생산에 들어가고 있지만, 영세한 업체들의 관행은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세척제 제조업체/음성변조 : "이제 단가 때문에 도저히 못 쓰는 데는 그런 저가품을 쓰는 데가 되게 많을 거예요."]

단가가 저렴하고 세정력이 좋다는 이윱니다.

[○○세척제 제조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유독물질이) 세척이 잘 됩니다. 그런데 단가도 저렴해요. 킬로그램 당 600~700원 밖에 안 해요. 유독물로 지정이 되면서 폐기하는 비용이 더 늘어나잖아요."]

문제는 이들 세척제 제조사들이 성분을 허위로 기재하더라도, 공급받는 업체들도 이를 분석할 인력을 갖출 여력이 없어 알 길이 없다는 겁니다.

[□□표면처리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제조업체에서) MSDS(물질안전보건자료)를 다 받거든요. 받아서 그 약품이 맞나 안 맞나를 알 수가 없어요. MSDS가 있으니까 믿고 가는거지. 성분 분석 안 합니다."]

세척제 제조사들이 단가를 낮추고 작업 효율을 올리기 위해 허위로 표기하는 화학물질 성분이 이를 취급하는 영세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창원-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