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캐나다 뒤덮은 백신반대 트럭 시위…미국·유럽 확산

입력 2022.03.01 (18:04) 수정 2022.03.01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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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세계 특파원을 연결해 생생한 세계 소식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지난달 코로나 검사와 백신 의무화에 반대하는 트럭 시위대가 캐나다와 미국을 잇는 국경 다리를 봉쇄했었는데요.

이 트럭시위대, 그런데 미국, 유럽, 뉴질랜드까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워싱턴 김양순 특파원과 알아봅니다. 김 특파원~

캐나다에서 트럭 운전자들이 미국과의 국경을 봉쇄한 일이 있었죠?

[기자]

미국과 캐나다는 워낙 땅덩어리가 넓기 때문에 대형 트럭이 모든 물품 운송에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됩니다.

그런데 지난달 8일 이 대형트럭 운전자들 미국과 캐나다의 주요 교역통로인 국경다리를 봉쇄해버렸습니다.

시위대는 백신 접종과 코로나 검사 의무화에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크리스트 데이시/시위 참가자 : "이는 시민으로서 우리가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지키자는 겁니다. 우리는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권리, 집회의 자유, 이동의 자유, 시위를 할 자유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코로나 기간 동안 산발적으로 발생한 백신 반대 시위로 치부됐는데 이 봉쇄, 3주 넘게 지속 됐습니다.

결국, 캐나다 트뤼도 총리, 참다못해 34년 만에 연방비상사태를 선언해 강제로 트럭시위대를 해산시켰습니다.

[쥐스탱 트뤼도/캐나다 총리 : "불법적 점거와 봉쇄가 3주 차에 접어들면서, 연방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합니다. 이는 우리 가족과 소규모 자영업자들, 일자리, 그리고 우리 경제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트럭 시위대의 봉쇄로 미국 포드, 도요타 등 자동차 회사들이 직격탄을 맞았고 8일 동안 5억 캐나다달러, 우리 돈으로 약 4,700억 원 가량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앵커]

백신 반대 트럭 시위대를 바라보는 캐나다 국민들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기자]

캐나다는 백신접종 완료 비율이 80%가 넘을 정도로 접종률이 높고, 사망자도 미국의 1/3에 불과합니다.

때문에 백신 반대 트럭시위 초기에 정부가 안일하게 대처해 일을 키웠다는 비판 여론이 높습니다.

특히 시위대가 뜨거운 물이 나오는 욕조 안에서 목욕을 하며 언제까지라도 버티겠다고 조롱하거나 정권퇴진 시위로 번지면서 반감이 거세졌습니다.

수도 오타와를 점거한 시위대는 경찰이 물리적으로 진압해 22일 만에 겨우 해산됐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트럭시위가 미국에서도 시작됐다고요?

[기자]

지난주 화요일 미국의 트럭 운전자들도 캘리포니아에서 워싱턴 D.C.로 향하는 시위를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요구 사항은 같습니다.

백신 접종, 마스크 착용 같은 코로나 방역 대책에 반대한다는 겁니다.

[브라이언 브레이스/트럭 운전사/오하이오 :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긴급 선포입니다. 백신 접종과 마스크 의무화를 끝내겠다는 긴급 선포요. 이건 정말로 선택권의 문제입니다."]

캘리포니아에서 워싱턴 디시까지는 4천 킬로미터에 달하고 쉬지 않고 달려도 11일이 걸립니다.

기름값만 우리 돈 500만 원 가량이 든다는 추산인데, 트럭 운전사들은 그럼에도 간다는 겁니다.

[제프 샌드버그/트럭 운전사/텍사스 : "아마 4천 달러(450만원) 정도 손해를 볼 겁니다. 일단 운행을 시작하면 기름을 채우는 데만 하루에 680달러가 드니까요."]

트럭 시위대 주최 측은 3월 첫째 주 워싱턴 DC 입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미 전역에서 수천, 수 만 명이 참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미 백악관은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주 방위군 수백 명을 비무장으로 투입해 교통 통제를 지원하기로 했고, 워싱턴DC 당국도 경계 태세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젠 사키/미 백악관 대변인 : "시위대 이동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국토안보부와 정부는 트럭 시위대가 미국 주요 도시들과 워싱턴 D.C.로 향하는 경로들을 따라서 쫓고 있습니다."]

[앵커]

트럭 시위대, 미국뿐 아니라, 유럽, 그리고 뉴질랜드까지 확산되고 있어요?

[기자]

캐나다에서 영감을 받았다, 라며 전세계 백신 반대 시위자들에게 트럭 시위가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는 물론이고 뉴질랜드에도 의회 의사당 앞에 2주째 시위대가 버티고 섰습니다.

구호도 백신 반대에서 정권 반대, 마오리족 권리 보호처럼 각자 나라의 상황에 따라 정치적 구호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앵커]

코로나 대유행이 2년을 넘어가다 보니, 이런 시위를 보는 마음, 상당히 착잡합니다.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백신 반대 트럭 시위대, 과연 순수하게 자영업자들의 절규냐… 라는 우려가 높습니다.

[쥐스탱 트뤼도/캐나다 총리 : "이 불법적인 점거는 미국과 전세계의 개인들로부터 상당하게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캐나다를 점거한 시위대의 절반 가량은 미국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미국 극우세력의 돈이 캐나다로 흘러들어가 장기간의 불법 점거를 조종했다는 게 캐나다의 입장인데요.

미국 뉴욕타임즈 역시 백신반대를 극단적으로 주장해온 미국 극우단체 큐어논이 해당 시위에 개입해있을 가능성을 우려한다고 보도했습니다.

CNN은 이번 트럭 시위를 가리켜 대유행에 지친 어리석음의 극치라고 한탄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KBS 뉴스 김양순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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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2-03-01 18: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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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특파원을 연결해 생생한 세계 소식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지난달 코로나 검사와 백신 의무화에 반대하는 트럭 시위대가 캐나다와 미국을 잇는 국경 다리를 봉쇄했었는데요.

이 트럭시위대, 그런데 미국, 유럽, 뉴질랜드까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워싱턴 김양순 특파원과 알아봅니다. 김 특파원~

캐나다에서 트럭 운전자들이 미국과의 국경을 봉쇄한 일이 있었죠?

[기자]

미국과 캐나다는 워낙 땅덩어리가 넓기 때문에 대형 트럭이 모든 물품 운송에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됩니다.

그런데 지난달 8일 이 대형트럭 운전자들 미국과 캐나다의 주요 교역통로인 국경다리를 봉쇄해버렸습니다.

시위대는 백신 접종과 코로나 검사 의무화에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크리스트 데이시/시위 참가자 : "이는 시민으로서 우리가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지키자는 겁니다. 우리는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권리, 집회의 자유, 이동의 자유, 시위를 할 자유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코로나 기간 동안 산발적으로 발생한 백신 반대 시위로 치부됐는데 이 봉쇄, 3주 넘게 지속 됐습니다.

결국, 캐나다 트뤼도 총리, 참다못해 34년 만에 연방비상사태를 선언해 강제로 트럭시위대를 해산시켰습니다.

[쥐스탱 트뤼도/캐나다 총리 : "불법적 점거와 봉쇄가 3주 차에 접어들면서, 연방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합니다. 이는 우리 가족과 소규모 자영업자들, 일자리, 그리고 우리 경제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트럭 시위대의 봉쇄로 미국 포드, 도요타 등 자동차 회사들이 직격탄을 맞았고 8일 동안 5억 캐나다달러, 우리 돈으로 약 4,700억 원 가량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앵커]

백신 반대 트럭 시위대를 바라보는 캐나다 국민들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기자]

캐나다는 백신접종 완료 비율이 80%가 넘을 정도로 접종률이 높고, 사망자도 미국의 1/3에 불과합니다.

때문에 백신 반대 트럭시위 초기에 정부가 안일하게 대처해 일을 키웠다는 비판 여론이 높습니다.

특히 시위대가 뜨거운 물이 나오는 욕조 안에서 목욕을 하며 언제까지라도 버티겠다고 조롱하거나 정권퇴진 시위로 번지면서 반감이 거세졌습니다.

수도 오타와를 점거한 시위대는 경찰이 물리적으로 진압해 22일 만에 겨우 해산됐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트럭시위가 미국에서도 시작됐다고요?

[기자]

지난주 화요일 미국의 트럭 운전자들도 캘리포니아에서 워싱턴 D.C.로 향하는 시위를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요구 사항은 같습니다.

백신 접종, 마스크 착용 같은 코로나 방역 대책에 반대한다는 겁니다.

[브라이언 브레이스/트럭 운전사/오하이오 :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긴급 선포입니다. 백신 접종과 마스크 의무화를 끝내겠다는 긴급 선포요. 이건 정말로 선택권의 문제입니다."]

캘리포니아에서 워싱턴 디시까지는 4천 킬로미터에 달하고 쉬지 않고 달려도 11일이 걸립니다.

기름값만 우리 돈 500만 원 가량이 든다는 추산인데, 트럭 운전사들은 그럼에도 간다는 겁니다.

[제프 샌드버그/트럭 운전사/텍사스 : "아마 4천 달러(450만원) 정도 손해를 볼 겁니다. 일단 운행을 시작하면 기름을 채우는 데만 하루에 680달러가 드니까요."]

트럭 시위대 주최 측은 3월 첫째 주 워싱턴 DC 입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미 전역에서 수천, 수 만 명이 참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미 백악관은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주 방위군 수백 명을 비무장으로 투입해 교통 통제를 지원하기로 했고, 워싱턴DC 당국도 경계 태세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젠 사키/미 백악관 대변인 : "시위대 이동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국토안보부와 정부는 트럭 시위대가 미국 주요 도시들과 워싱턴 D.C.로 향하는 경로들을 따라서 쫓고 있습니다."]

[앵커]

트럭 시위대, 미국뿐 아니라, 유럽, 그리고 뉴질랜드까지 확산되고 있어요?

[기자]

캐나다에서 영감을 받았다, 라며 전세계 백신 반대 시위자들에게 트럭 시위가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는 물론이고 뉴질랜드에도 의회 의사당 앞에 2주째 시위대가 버티고 섰습니다.

구호도 백신 반대에서 정권 반대, 마오리족 권리 보호처럼 각자 나라의 상황에 따라 정치적 구호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앵커]

코로나 대유행이 2년을 넘어가다 보니, 이런 시위를 보는 마음, 상당히 착잡합니다.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백신 반대 트럭 시위대, 과연 순수하게 자영업자들의 절규냐… 라는 우려가 높습니다.

[쥐스탱 트뤼도/캐나다 총리 : "이 불법적인 점거는 미국과 전세계의 개인들로부터 상당하게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캐나다를 점거한 시위대의 절반 가량은 미국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미국 극우세력의 돈이 캐나다로 흘러들어가 장기간의 불법 점거를 조종했다는 게 캐나다의 입장인데요.

미국 뉴욕타임즈 역시 백신반대를 극단적으로 주장해온 미국 극우단체 큐어논이 해당 시위에 개입해있을 가능성을 우려한다고 보도했습니다.

CNN은 이번 트럭 시위를 가리켜 대유행에 지친 어리석음의 극치라고 한탄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KBS 뉴스 김양순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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