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안전 중요” 한목소리지만…세부 대책 물었더니

입력 2022.03.02 (22:35) 수정 2022.03.0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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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선 후보의 공약을 검증하는 ‘당신의 약속, 우리의 미래’ 오늘(2일)은 노동 분야 살펴봅니다.

지난 19대 대선에서는 노동 분야 가운데 최저임금을 둘러싸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죠.

이번 대선에서는 '노동 이슈 없는 대선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노동 의제가 큰 주목을 못 받고 있습니다.

KBS는 노동 문제의 중요성을 감안해 특히, 일터의 안전 문제를 중심으로 후보들의 공약을 검증해봤습니다.

산업재해를 근로 손실 일수로 환산하면, 파업의 거의 100배라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산업재해가 노동자의 안전 문제를 넘어 경제 성장과도 관련돼 있다는 겁니다.

대선 후보들은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어떤 공약들을 제시했을까요.

김준범 기자가 따져봤습니다.

[리포트]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 체감할 정도의 변화는 없다는 게 현장의 반응입니다.

[박상욱/수도권 건설 현장 노동자 : "안전 비용이나 안전 담당자 부분에서 실질적인 변화가 없어서 몸으로 체감할 수 있는 그런 변화는 없다고 봅니다."]

법 시행 이후 한 달 동안 노동자 42명이 숨졌습니다.

지난해보다는 줄었지만 근본적 개선으로 보긴 어렵습니다.

여전히 논란이 진행 중인 중대재해처벌법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개정할 필요는 있다고 보는지를 후보들에게 질의했습니다.

먼저, 시행 중인 법에 대한 찬반.

'찬성' '유보' 2대 2였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기업 스스로 산재를 예방할 강력한 유인이 돼서",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원안에서 후퇴했지만 산재예방에 꼭 필요한 법이어서" 라고 답했습니다.

입장을 유보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노사 의견이 엇갈려 논의가 더 필요해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산재의 근본 원인을 놓쳐 예방 효과가 없어서"라고 답했습니다.

법 개정 여부를 묻자 구도가 달라집니다.

'개정' 3, '유보' 1.

이 후보는 "시행 초기니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입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 "(처벌을) 엄격하게 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부당하게, 과하게 기업활동을 억제하는 수준으로까지 발전하면 또 안 되겠죠."]

윤 후보는 "처벌 대상과 범위를 더 명확하게 좁혀야 한다"며 개정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 후보 : "기업을 하는 분들이 의욕을 잃지 않도록 관련 시행령 등을 잘 다듬어서 합리적으로 집행되도록 하고."]

심 후보도 개정을 원하지만 이유는 결이 다릅니다.

"법 적용 대상을 넓히고 처벌도 강화해야 한다"는 겁니다.

안 후보는 "경영책임자 면책 요건을 넓히는 방향"으로 바꾸자고 했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 후보 : "이 법에 대해서는 또 현실에 맞게 적용 가능한 범위를 다시 한번 더 검토해 본다(는 입장입니다.)"]

산업재해는 처벌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예방입니다.

'사고사망 만인율'이라는 통계가 있습니다.

산재 사고로 숨지는 노동자가 만 명 중 몇 명이냐, 우리나라 0.46명입니다.

일본 0.14명 영국 0.03명. 영국과 무려 15배 차이입니다.

최 우등국 영국의 정부 관계자도 예방에 훨씬 더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닉 릭비/영국 보건안전청(HSE) 수석감독관 : "저희 일은 사고를 방지하고 질병을 예방하는 쪽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업무의 최우선은 (처벌이 아니라) 예방입니다."]

산재예방 1호 과제를 물었습니다.

이 후보는 "산재예방지원 예산을 2배 늘리겠다", 윤 후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 안전체계"를 꼽았습니다.

[유성진/교수/KBS 공약검증자문단 : "이재명 후보는 노동계와 기업계 양측을 절충하는 입장이긴 한데 실천 전략에서는 조금 미흡하다고 볼 수 있고요. 반면에 윤석열 후보는 기업의 자율적인 책임성을 강조하면서 산업현장의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안 후보는 '산재보험 청구를 더 쉽게'라는 세부 공약을 제시했고 심 후보는 '일하는시민기본법 제정'이란 입법 공약을 꺼냈습니다.

[심상정/정의당 대선 후보 : "플랫폼 노동자 등 고용형태와 상관없는 모든 일하는 시민들의 노동권이 보호받도록 하겠습니다."]

노동자가 아파서 쉬면 소득 일부를 정부가 보전하는 '상병수당'은 네 후보 모두 동의했습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촬영기자:김상민 김용모/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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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터 안전 중요” 한목소리지만…세부 대책 물었더니
    • 입력 2022-03-02 22:35:23
    • 수정2022-03-02 23:02:03
    뉴스 9
[앵커]

대선 후보의 공약을 검증하는 ‘당신의 약속, 우리의 미래’ 오늘(2일)은 노동 분야 살펴봅니다.

지난 19대 대선에서는 노동 분야 가운데 최저임금을 둘러싸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죠.

이번 대선에서는 '노동 이슈 없는 대선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노동 의제가 큰 주목을 못 받고 있습니다.

KBS는 노동 문제의 중요성을 감안해 특히, 일터의 안전 문제를 중심으로 후보들의 공약을 검증해봤습니다.

산업재해를 근로 손실 일수로 환산하면, 파업의 거의 100배라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산업재해가 노동자의 안전 문제를 넘어 경제 성장과도 관련돼 있다는 겁니다.

대선 후보들은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어떤 공약들을 제시했을까요.

김준범 기자가 따져봤습니다.

[리포트]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 체감할 정도의 변화는 없다는 게 현장의 반응입니다.

[박상욱/수도권 건설 현장 노동자 : "안전 비용이나 안전 담당자 부분에서 실질적인 변화가 없어서 몸으로 체감할 수 있는 그런 변화는 없다고 봅니다."]

법 시행 이후 한 달 동안 노동자 42명이 숨졌습니다.

지난해보다는 줄었지만 근본적 개선으로 보긴 어렵습니다.

여전히 논란이 진행 중인 중대재해처벌법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개정할 필요는 있다고 보는지를 후보들에게 질의했습니다.

먼저, 시행 중인 법에 대한 찬반.

'찬성' '유보' 2대 2였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기업 스스로 산재를 예방할 강력한 유인이 돼서",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원안에서 후퇴했지만 산재예방에 꼭 필요한 법이어서" 라고 답했습니다.

입장을 유보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노사 의견이 엇갈려 논의가 더 필요해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산재의 근본 원인을 놓쳐 예방 효과가 없어서"라고 답했습니다.

법 개정 여부를 묻자 구도가 달라집니다.

'개정' 3, '유보' 1.

이 후보는 "시행 초기니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입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 "(처벌을) 엄격하게 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부당하게, 과하게 기업활동을 억제하는 수준으로까지 발전하면 또 안 되겠죠."]

윤 후보는 "처벌 대상과 범위를 더 명확하게 좁혀야 한다"며 개정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 후보 : "기업을 하는 분들이 의욕을 잃지 않도록 관련 시행령 등을 잘 다듬어서 합리적으로 집행되도록 하고."]

심 후보도 개정을 원하지만 이유는 결이 다릅니다.

"법 적용 대상을 넓히고 처벌도 강화해야 한다"는 겁니다.

안 후보는 "경영책임자 면책 요건을 넓히는 방향"으로 바꾸자고 했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 후보 : "이 법에 대해서는 또 현실에 맞게 적용 가능한 범위를 다시 한번 더 검토해 본다(는 입장입니다.)"]

산업재해는 처벌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예방입니다.

'사고사망 만인율'이라는 통계가 있습니다.

산재 사고로 숨지는 노동자가 만 명 중 몇 명이냐, 우리나라 0.46명입니다.

일본 0.14명 영국 0.03명. 영국과 무려 15배 차이입니다.

최 우등국 영국의 정부 관계자도 예방에 훨씬 더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닉 릭비/영국 보건안전청(HSE) 수석감독관 : "저희 일은 사고를 방지하고 질병을 예방하는 쪽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업무의 최우선은 (처벌이 아니라) 예방입니다."]

산재예방 1호 과제를 물었습니다.

이 후보는 "산재예방지원 예산을 2배 늘리겠다", 윤 후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 안전체계"를 꼽았습니다.

[유성진/교수/KBS 공약검증자문단 : "이재명 후보는 노동계와 기업계 양측을 절충하는 입장이긴 한데 실천 전략에서는 조금 미흡하다고 볼 수 있고요. 반면에 윤석열 후보는 기업의 자율적인 책임성을 강조하면서 산업현장의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안 후보는 '산재보험 청구를 더 쉽게'라는 세부 공약을 제시했고 심 후보는 '일하는시민기본법 제정'이란 입법 공약을 꺼냈습니다.

[심상정/정의당 대선 후보 : "플랫폼 노동자 등 고용형태와 상관없는 모든 일하는 시민들의 노동권이 보호받도록 하겠습니다."]

노동자가 아파서 쉬면 소득 일부를 정부가 보전하는 '상병수당'은 네 후보 모두 동의했습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촬영기자:김상민 김용모/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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