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러시아 편드는 北…정찰위성? ICBM?

입력 2022.03.05 (08:03) 수정 2022.03.05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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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남북의창 시작하겠습니다.

북한이 러시아를 규탄하는 유엔총회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지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책임을 미국에 돌렸습니다.

미국과 국제사회의 관심이 우크라이나에 쏠린 가운데 북한은 정찰위성 개발을 명분으로 ICBM 발사에 성큼 다가서고 있습니다.

안보 불안이 커지면서 정부는 우리 군의 핵심 무기체계 영상을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이슈&한반도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1997년 이후 처음으로 소집된 유엔 긴급 특별 총회.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가 철군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안이 압도적인 지지로 채택됐습니다.

유엔총회 의장의 발표가 중단될 정도로 회원국들의 기립 박수가 이어졌습니다.

[압둘라 사히드/유엔 총회 의장 : "투표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찬성 141, 반대 5, 기권 35입니다."]

이번 결의안에 우리나라는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해 찬성 표를 던졌습니다.

러시아와 북한, 벨라루스 등 5개 나라가 반대 표를 던졌고, 러시아와 가까운 중국은 기권했습니다.

[세르게이 키슬리츠야/주유엔 우크라이나 대사 : "이것은 내 전쟁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실수입니다. 악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앞서 남북 양측은 유엔 긴급 특별 총회 2일차 회의에서도 상반된 목소리를 냈습니다.

우리 측의 조현 주유엔 대사는 5분여 동안 진행된 규탄 연설에서 러시아의 즉각적인 철군을 촉구했습니다.

70여 년 전 전쟁을 겪은 한반도 상황을 상기하면서 국제사회의 연대도 강조했습니다.

[조현/주유엔 한국 대사/3월 1일 : "(한국전쟁) 당시 유엔의 사람들은 아무런 이유 없이 고통받는 무고한 삶의 위기에 즉각적으로 맞섰기 때문에 여전히 우리나라는 존재하고 있습니다."]

뒤이어 연설에 나선 북한은 우방국인 러시아를 두둔하며 비난의 화살을 미국에 돌렸습니다.

[김성/주유엔 북한 대사/3월 1일 : "우크라이나 사태의 근본 원인은 전적으로 미국과 서방의 패권주의 정책에 있습니다."]

미국을 향해 '주권국가의 존엄과 자주권'을 침해하지 말라고 외치던 북한.

정작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는 일방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사태 와중에도 무력시위를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북한 노동신문 3면에 실린 기사인데요.

북한은 이 두 장의 지구 사진을 공개하며 전날 발사한 미사일이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중요 시험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정찰 위성용으로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는 분석입니다.

베이징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북한은 28일 만에 침묵을 깨고 무력시위를 재개했습니다.

이번에 쏜 건 미사일이 아니라 정찰위성에 장착할 촬영 장비를 시험하기 위한 발사라고 주장했습니다.

정찰위성에 탑재할 카메라를 발사체에 달아 해상도와 자료 전송 체계 등을 시험했다는 겁니다.

한반도를 촬영한 사진까지 그 증거로 제시했습니다.

[조선중앙TV/2월 28일 : "지상 특정 지역에 대한 수직 및 경사 촬영을 진행하여 정찰위성 개발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시험으로 됩니다."]

하지만 정찰위성 개발용 시험이라는 북한 주장에는 허점이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우선 지상 물체를 식별하기엔 사진의 해상도가 매우 떨어집니다.

지난 1월 발사한 화성-12형과 2019년 북극성-3형 발사 때 찍었다는 사진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 사거리는 약 300km, 고도는 620km로 북한이 5년 전 시험 발사했던 북극성-2형과 유사합니다.

[이호령/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북한은 왜 600km를 했을까. 군사위성 같은 경우에는 그것보다 훨씬 높은 궤도에다가 쏴야 되는데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다른 목적이 훨씬 크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즉 ICBM과 관련해서 재진입체라든지 이런 걸 고려를 하면서 시험 발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겠죠."]

북한이 동창리 발사장을 놔두고 굳이 이동식 발사대로 미사일을 운반해 평양 순안에서 쏜 것도 석연치 않은 부분입니다.

정찰 위성에 탑재할 장비 시험을 위해 한번 발사할 때 우리 돈으로 10억 원이 넘게 들어가는 탄도미사일을 활용한 것도 의문입니다.

[신종우/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 : "어느 나라든 정찰위성의 탑재되는 과학 장비들은 지상에서 테스트가 다 이뤄지고 결국 발사체에 탑재해서 위성을 쏘아 올리게 되는데요. 북한 같은 경우는 위성에 탑재되는 정찰위성에 탑재되는 과학 장비를 개발하기 위해서 발사체를 쐈다고 표현하거든요.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표현이 맞을까요."]

때문에 정찰위성은 명분일 뿐이고 ICBM급 미사일 발사를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정찰위성은 탄두부와 대기권 재진입을 빼면 ICBM과 유사한 기술로 평가됩니다.

북한이 다음 달 김일성 주석 생일 110주년 태양절을 전후로 ICBM 성능 개량을 노린 추가 미사일 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임기 말 문재인 정부의 대북 메시지도 한층 강경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육군 3사관학교 졸업식에 참석한 문 대통령, 이렇게 말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우리는 우월한 미사일 역량과 방어능력을 갖추고 있고, 어떠한 위협도 빈틈없이 막아낼 한국형 아이언 돔과 미사일 방어 체계도 든든하게 구축해 가고 있습니다."]

북한의 무력시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안보 불안을 의식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국방부는 첨단 무기체계 시험 영상을 공개하며 북한의 잇단 무력시위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무서운 속도로 솟구치는 미사일.

한국형 아이언 돔으로 불리는 북한 장사정포 요격체계 모습입니다.

여러 대의 미사일을 동시다발적으로 발사해 북한의 장사정포를 불과 몇 초 만에 요격할 수 있습니다.

2027년 전력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장거리 미사일 요격체계 L-SAM(엘샘)의 발사 모습도 공개됐습니다.

[서욱/국방부 장관/2월 28일, 긴급주요지휘관회의 : "우크라이나 사태와 연속되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하여 강한 국방으로 평화를 지킨다는 것을 반드시 유념해야 합니다."]

국방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이튿날 긴급주요지휘관회의에서 이 영상을 함께 시청하고 이례적으로 언론에도 공개했습니다.

정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유엔 회원국 공동성명에도 5년 만에 처음으로 참여했습니다.

특히 이번 성명에는 정부가 그동안 북한이 민감해한다는 이유로 자제해온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라는 표현도 담겼습니다.

[이호령/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이번에는 정찰위성이라고 하지만 중거리 미사일을 갖고 시험발사를 했을 가능성이 높고, 결국에는 ICBM에 대한 그런 시험발사의 수순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분기점이 아니었나 생각이 들어요. 그러한 측면에서 우리 쪽도 강하게 북한의 이러한 도발 행위에 대해서 강경한 입장을 취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미국이 일촉즉발의 우크라이나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

여기에 대선을 코앞에 둔 한국의 정치적 상황까지 주시하면서 북한은 ICBM 발사 단계로 점점 다가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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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3-05 08:03:03
    • 수정2022-03-05 08:4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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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남북의창 시작하겠습니다.

북한이 러시아를 규탄하는 유엔총회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지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책임을 미국에 돌렸습니다.

미국과 국제사회의 관심이 우크라이나에 쏠린 가운데 북한은 정찰위성 개발을 명분으로 ICBM 발사에 성큼 다가서고 있습니다.

안보 불안이 커지면서 정부는 우리 군의 핵심 무기체계 영상을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이슈&한반도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1997년 이후 처음으로 소집된 유엔 긴급 특별 총회.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가 철군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안이 압도적인 지지로 채택됐습니다.

유엔총회 의장의 발표가 중단될 정도로 회원국들의 기립 박수가 이어졌습니다.

[압둘라 사히드/유엔 총회 의장 : "투표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찬성 141, 반대 5, 기권 35입니다."]

이번 결의안에 우리나라는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해 찬성 표를 던졌습니다.

러시아와 북한, 벨라루스 등 5개 나라가 반대 표를 던졌고, 러시아와 가까운 중국은 기권했습니다.

[세르게이 키슬리츠야/주유엔 우크라이나 대사 : "이것은 내 전쟁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실수입니다. 악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앞서 남북 양측은 유엔 긴급 특별 총회 2일차 회의에서도 상반된 목소리를 냈습니다.

우리 측의 조현 주유엔 대사는 5분여 동안 진행된 규탄 연설에서 러시아의 즉각적인 철군을 촉구했습니다.

70여 년 전 전쟁을 겪은 한반도 상황을 상기하면서 국제사회의 연대도 강조했습니다.

[조현/주유엔 한국 대사/3월 1일 : "(한국전쟁) 당시 유엔의 사람들은 아무런 이유 없이 고통받는 무고한 삶의 위기에 즉각적으로 맞섰기 때문에 여전히 우리나라는 존재하고 있습니다."]

뒤이어 연설에 나선 북한은 우방국인 러시아를 두둔하며 비난의 화살을 미국에 돌렸습니다.

[김성/주유엔 북한 대사/3월 1일 : "우크라이나 사태의 근본 원인은 전적으로 미국과 서방의 패권주의 정책에 있습니다."]

미국을 향해 '주권국가의 존엄과 자주권'을 침해하지 말라고 외치던 북한.

정작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는 일방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사태 와중에도 무력시위를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북한 노동신문 3면에 실린 기사인데요.

북한은 이 두 장의 지구 사진을 공개하며 전날 발사한 미사일이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중요 시험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정찰 위성용으로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는 분석입니다.

베이징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북한은 28일 만에 침묵을 깨고 무력시위를 재개했습니다.

이번에 쏜 건 미사일이 아니라 정찰위성에 장착할 촬영 장비를 시험하기 위한 발사라고 주장했습니다.

정찰위성에 탑재할 카메라를 발사체에 달아 해상도와 자료 전송 체계 등을 시험했다는 겁니다.

한반도를 촬영한 사진까지 그 증거로 제시했습니다.

[조선중앙TV/2월 28일 : "지상 특정 지역에 대한 수직 및 경사 촬영을 진행하여 정찰위성 개발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시험으로 됩니다."]

하지만 정찰위성 개발용 시험이라는 북한 주장에는 허점이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우선 지상 물체를 식별하기엔 사진의 해상도가 매우 떨어집니다.

지난 1월 발사한 화성-12형과 2019년 북극성-3형 발사 때 찍었다는 사진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 사거리는 약 300km, 고도는 620km로 북한이 5년 전 시험 발사했던 북극성-2형과 유사합니다.

[이호령/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북한은 왜 600km를 했을까. 군사위성 같은 경우에는 그것보다 훨씬 높은 궤도에다가 쏴야 되는데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다른 목적이 훨씬 크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즉 ICBM과 관련해서 재진입체라든지 이런 걸 고려를 하면서 시험 발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겠죠."]

북한이 동창리 발사장을 놔두고 굳이 이동식 발사대로 미사일을 운반해 평양 순안에서 쏜 것도 석연치 않은 부분입니다.

정찰 위성에 탑재할 장비 시험을 위해 한번 발사할 때 우리 돈으로 10억 원이 넘게 들어가는 탄도미사일을 활용한 것도 의문입니다.

[신종우/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 : "어느 나라든 정찰위성의 탑재되는 과학 장비들은 지상에서 테스트가 다 이뤄지고 결국 발사체에 탑재해서 위성을 쏘아 올리게 되는데요. 북한 같은 경우는 위성에 탑재되는 정찰위성에 탑재되는 과학 장비를 개발하기 위해서 발사체를 쐈다고 표현하거든요.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표현이 맞을까요."]

때문에 정찰위성은 명분일 뿐이고 ICBM급 미사일 발사를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정찰위성은 탄두부와 대기권 재진입을 빼면 ICBM과 유사한 기술로 평가됩니다.

북한이 다음 달 김일성 주석 생일 110주년 태양절을 전후로 ICBM 성능 개량을 노린 추가 미사일 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임기 말 문재인 정부의 대북 메시지도 한층 강경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육군 3사관학교 졸업식에 참석한 문 대통령, 이렇게 말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우리는 우월한 미사일 역량과 방어능력을 갖추고 있고, 어떠한 위협도 빈틈없이 막아낼 한국형 아이언 돔과 미사일 방어 체계도 든든하게 구축해 가고 있습니다."]

북한의 무력시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안보 불안을 의식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국방부는 첨단 무기체계 시험 영상을 공개하며 북한의 잇단 무력시위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무서운 속도로 솟구치는 미사일.

한국형 아이언 돔으로 불리는 북한 장사정포 요격체계 모습입니다.

여러 대의 미사일을 동시다발적으로 발사해 북한의 장사정포를 불과 몇 초 만에 요격할 수 있습니다.

2027년 전력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장거리 미사일 요격체계 L-SAM(엘샘)의 발사 모습도 공개됐습니다.

[서욱/국방부 장관/2월 28일, 긴급주요지휘관회의 : "우크라이나 사태와 연속되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하여 강한 국방으로 평화를 지킨다는 것을 반드시 유념해야 합니다."]

국방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이튿날 긴급주요지휘관회의에서 이 영상을 함께 시청하고 이례적으로 언론에도 공개했습니다.

정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유엔 회원국 공동성명에도 5년 만에 처음으로 참여했습니다.

특히 이번 성명에는 정부가 그동안 북한이 민감해한다는 이유로 자제해온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라는 표현도 담겼습니다.

[이호령/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이번에는 정찰위성이라고 하지만 중거리 미사일을 갖고 시험발사를 했을 가능성이 높고, 결국에는 ICBM에 대한 그런 시험발사의 수순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분기점이 아니었나 생각이 들어요. 그러한 측면에서 우리 쪽도 강하게 북한의 이러한 도발 행위에 대해서 강경한 입장을 취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미국이 일촉즉발의 우크라이나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

여기에 대선을 코앞에 둔 한국의 정치적 상황까지 주시하면서 북한은 ICBM 발사 단계로 점점 다가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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