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혐의로 고소까지…벌써부터 해루질 갈등 재현

입력 2022.03.07 (19:29) 수정 2022.03.07 (20:1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얕은 바다에서 수산물을 채취하는 이른바 '해루질'을 놓고 어촌계와 동호인들의 갈등이 벌써부터 재현되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해부터 수차례 문제가 제기돼 연구 용역이 진행 중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서 현장에선 갈등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문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귀포시 사계항 일대 바다.

강한 조명이 캄캄한 바닷속 곳곳을 비추고 있습니다.

제주지역 모 동호회 회원들이 야간 해루질을 하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한 명이 육상으로 올라오자 밖에 있던 해녀들이 몰려들기 시작합니다.

욕설과 고성이 난무하며 경찰까지 출동했습니다.

[경찰 : "(단체로 폭행당했으니까, 고소할 거니까 이분들 인적사항 전부 다 확인해주세요.) 가만 계셔보세요. 한 분씩 얘기하게."]

사건이 발생한 건 지난 4일 밤.

동호인들은 일부 해녀를 폭행 혐의로 고소하기로 했습니다.

[김태형/해루질 동호인 : "물건을 도둑질해간다는 표현을 쓰시면서 제가 차까지 가는 걸 몸으로 막으셨어요. 랜턴, 조과망을 잡고 넘어뜨리고 움직이지 못하게."]

해당 구역은 마을어장이 아닌 어항 구역이기 때문에 야간에 해루질해도 규정상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해당 구역에 전복과 해삼 씨를 뿌린 어촌계는 경제적인 피해를 호소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김인순/사계어촌계해녀회장 : "전복, 해삼 종패를 1년에 두 번씩 (바다에) 주거든… 여기서 잡으라고 한 건데 그분들이 와서 잡아가니까 너무 마음이 아파요."]

지난해 제주 해경에 접수된 해루질 관련 신고는 250여 건.

올해도 벌써 10여 건이고, 날이 풀리면 갈등은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당국이 용역 결과만 기다리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사이 해루질을 둘러싼 어촌계와 레저인들의 갈등의 골은 더욱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그래픽:김민수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폭행 혐의로 고소까지…벌써부터 해루질 갈등 재현
    • 입력 2022-03-07 19:29:47
    • 수정2022-03-07 20:10:46
    뉴스7(제주)
[앵커]

얕은 바다에서 수산물을 채취하는 이른바 '해루질'을 놓고 어촌계와 동호인들의 갈등이 벌써부터 재현되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해부터 수차례 문제가 제기돼 연구 용역이 진행 중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서 현장에선 갈등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문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귀포시 사계항 일대 바다.

강한 조명이 캄캄한 바닷속 곳곳을 비추고 있습니다.

제주지역 모 동호회 회원들이 야간 해루질을 하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한 명이 육상으로 올라오자 밖에 있던 해녀들이 몰려들기 시작합니다.

욕설과 고성이 난무하며 경찰까지 출동했습니다.

[경찰 : "(단체로 폭행당했으니까, 고소할 거니까 이분들 인적사항 전부 다 확인해주세요.) 가만 계셔보세요. 한 분씩 얘기하게."]

사건이 발생한 건 지난 4일 밤.

동호인들은 일부 해녀를 폭행 혐의로 고소하기로 했습니다.

[김태형/해루질 동호인 : "물건을 도둑질해간다는 표현을 쓰시면서 제가 차까지 가는 걸 몸으로 막으셨어요. 랜턴, 조과망을 잡고 넘어뜨리고 움직이지 못하게."]

해당 구역은 마을어장이 아닌 어항 구역이기 때문에 야간에 해루질해도 규정상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해당 구역에 전복과 해삼 씨를 뿌린 어촌계는 경제적인 피해를 호소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김인순/사계어촌계해녀회장 : "전복, 해삼 종패를 1년에 두 번씩 (바다에) 주거든… 여기서 잡으라고 한 건데 그분들이 와서 잡아가니까 너무 마음이 아파요."]

지난해 제주 해경에 접수된 해루질 관련 신고는 250여 건.

올해도 벌써 10여 건이고, 날이 풀리면 갈등은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당국이 용역 결과만 기다리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사이 해루질을 둘러싼 어촌계와 레저인들의 갈등의 골은 더욱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그래픽:김민수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제주-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