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돋보기] 사라진 ‘제주 1등 신화’…제주 대선 결과 분석

입력 2022.03.10 (19:30) 수정 2022.03.10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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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주 사회 현안을 심층적으로 살펴보는 '제주 돋보기', 김익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20대 대선 결과를 분석해보죠.

선거 결과 어떻게 보십니까?

[기자]

쉽게 이겼을 선거를 어렵게 이긴 선거 아닐까요?

[앵커]

국민의힘 승리를 예상했다는 말씀이네요.

[기자]

보통 선거를 해석하는 3대 원칙을 구도, 정책, 인물이라고 하죠.

이번 대선은 정책과 인물에서 큰 차별을 드러내지 못하면서 정권 교체라는 구도가 부각될 수밖에 없었죠.

국민의힘 입장에선 손쉬운 승리를 거둘 수도 있었습니다만, 20대 남자 중심의 선거운동, 후보 단일화 역풍 등이 맞물리면서 0.73%, 24만 7천77표 차이라는 초박빙 성적표를 받게 됐습니다.

1, 2위 간 표차가 무효표인 30만 표보다도 적을 정도였습니다.

[앵커]

헌정 사상 최소 득표율 차이라고 하는데 이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 걸까요?

[기자]

선거가 끝날 때마다 "유권자는 위대하다" 이런 평가를 자주 하곤 하는데요.

유권자는 이번 대선 투표를 통해 국민의힘과 민주당, 정의당 모두에 강력한 경고를 했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네, 좋습니다.

전체적인 평가는 이 정도로 하고 제주 대선 결과에 집중해서 얘기해보죠.

제주도와 대선하면 아무래도 가장 눈길을 끄는 게 제주 1위가 당선된다는 사실이었는데, 이번에 결국 깨졌어요?

[기자]

기록이라는 건 깨지기 위해 존재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이번 대선을 제외하고 그동안 19번 대통령선거 중에 직선제를 13번 했는데 제주도민 선택과 대통령 선거 결과는 한 번도 어긋난 적이 없었죠.

전국에서 유일한 사례였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제주에서 이재명 후보가 52.6%, 윤석열 후보가 42.7%를 득표했지만, 전체 선거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앵커]

제주에서 이재명 후보의 승리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 아닌가요?

[기자]

네, 각 정당 후보가 정해진 이후 KBS제주가 두 차례 여론조사를 했는데요.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당선인을 지난해 12월 조사에선 9%가량, 지난달 조사에선 12% 정도 앞섰습니다.

실제 투표에서 10% 가까이 차이가 났으니 예상을 벗어나지는 않았다고 봅니다.

국민의힘 제주도당 입장에선 뼈아픈 패배라고 할 수 있겠죠.

지난 5년간 제주지역의 정치 지형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지난 19대 대선 결과와 비교해봤는데요.

문재인, 심상정 후보를 진보, 안철수 후보를 중도, 홍준표 유승민 후보를 보수로 분류하면, 이번 20대 대선에서 진보 진영은 56% 득표로 5년 전보다 2% 더 늘었고, 보수 진영은 중도 진영을 흡수했다고 가정해도 2.6% 줄었습니다.

여기서 추정할 수 있는 건 민주당에서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를 많이 끌어오지는 못했다는 점, 대신 정의당 지지자들을 꽤 많이 흡수했다는 점입니다.

이번 대선이 사실상 양자 대결 구도로 치러진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18대 대선이 진짜 양자 대결이었죠.

그때와 비교해보면 어떨까요?

[기자]

네. 이번엔 18대와 20대 대선의 득표수를 비교해보죠.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당선인은 16만 6천여 표, 낙선한 문재인 후보는 16만 천여표를 득표했는데요.

이번 대선에서 윤석열 당선인은 제주에서 17만 3천여 표를 득표해 10년 전 박근혜 당선인보다 7천 표 가까이 더 받았습니다.

꽤 늘어난 것처럼 보이시죠?

하지만 낙선한 이재명 후보의 제주 득표수는 21만 3천여 표로 10년 만에 5만 2천 표 가까이 더 늘었습니다.

10년 전에 비해 투표한 유권자 수가 7만 8천여 명 늘었는데, 이 증가한 투표자의 상당수를 민주당 후보가 흡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국민의힘 도당이 더욱 분발해야겠네요.

대선 투표율도 보죠.

제주지역 투표율이 이번에 전국 꼴지였어요.

[기자]

네, 이번 전국 평균 투표율이 77.1%였죠.

제주는 72.6%로 전국 꼴찌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현상은 아닙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됐던 19대,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됐던 17대 대선에서도 제주 투표율은 전국 최하위였고,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됐던 18대 대선에서도 거꾸로 두 번째로 낮았습니다.

대통령 직선제가 부활된 13대 대선 이후 이번이 8번째 대선인데 항상 제주지역 투표율은 전국 평균보다 낮았습니다.

[앵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걸까요?

[기자]

아무래도 제주 유권자 수가 적어서 대선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습니까.

그래서 투표의 효능이 아무래도 다른 지역보다 낮죠.

아마도 이런 점이 제주 유권자들에 영향을 주는 게 아닐까 싶은데요.

왜냐하면, 국회의원 선거, 특히 지방선거에선 제주지역 투표율이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거든요.

내 한 표의 효과를 직접 체험하게 되니까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하게 되는 거죠.

이번 대선에서도 봤듯이 한 표의 소중함이 얼마나 큰지 많은 분이 확인하셨기에 다음 선거에는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 희망도 해봅니다.

[앵커]

네, 전국 최하위에서는 탈피했으면 합니다.

아까 대통령 직선제 부활 이후라고 기준을 잡았는데, 그럼 그 전엔 제주 투표율이 높았다는 건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2대 대선을 제외하고 3대 이승만에서 7대 박정희 대통령까지 제주 투표율은 항상 전국 평균보다 높았습니다.

특히 1963년 5대 대선이 극적이었죠.

제주 투표율은 전국 평균보다 3.5%나 높았고, 박정희 당선인이 윤보선 후보보다 제주에서 5만 5천 표를 더 얻었는데, 당시 두 후보 간 전체 격차는 15만6천여 표에 불과했습니다.

제주의 높은 투표율과 압도적인 득표율이 박정희 시대를 여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 역사도 있었군요.

앞으로 5년간 윤석열 대통령 시대가 제주에 어떤 변화를 줄지 당선인 공약도 살펴보죠.

아무래도 가장 큰 관심은 제주 2공항입니다.

[기자]

네. 그렇죠.

이번에 제주 43개 읍면동 가운데 딱 세 곳에서 윤석열 당선인이 이겼는데요.

성산과 표선, 대정입니다.

영어교육도시가 위치한 대정읍의 경우엔 유입 인구 비중이 높은 곳이라는 점에서 수도권 민심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구요.

성산과 표선인 경우엔 짐작 가시죠.

압도적이지는 않습니다만 2공항에 대한 기대감을 읽을 수 있습니다.

윤 당선인의 8대 제주공약 가운데 관광청 신설에 이어 두 번째 핵심공약이 바로 제2공항 조속 착공입니다.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고 공항복합도시 조성과 제주공항공사 설립 등 원희룡 도정 당시 추진한 내용을 그대로 담았습니다.

제주 최대 현안 가운데 하나인 제2공항 추진이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여전히 반대 여론도 높아 추진 과정에서 다시 갈등이 커질 가능성도 우려됩니다.

[앵커]

그래도 추진 가능성은 높아진다고 봐야겠죠?

[기자]

중앙정부 사업이기에 청와대가 의지를 갖는다면 가능성은 커지겠죠.

변수는 두 가지라고 보는데요.

첫째는, 행정 절차입니다.

국토교통부는 현재 환경부에서 반려한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보완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고 있는데요.

이 용역 결과는 올해 하반기쯤 나옵니다.

만약 보완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와도 그때부터 다시 보완 용역을 진행해야 해서 조속한 절차 이행이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두 번째 변수는 83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결과입니다.

국민의힘 도지사가 당선될 경우 2공항 추진에 동력이 붙겠지만, 민주당 도지사가 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앵커]

지방선거 결과까지 봐야 한다는 거군요.

2공항과 함께 또 하나의 대형 건설사업도 공약으로 제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제주 신항만 건설 계획이죠.

문재인 대통령도 2017년 대선 후보 시절 공약으로 내세웠고, 2019년 정부가 기본계획까지 고시한 상탭니다.

하지만 이 사업은 기존 탑동매립 면적보다 10배 이상 더 넓은 바다 매립을 전제로 하고 있어, 여전히 찬반 논란이 많은 민감한 이슈입니다.

일을 잘못 풀 경우 2공항과 함께 제주사회에 갈등만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제주4·3과 관련해서는 어떻게 전망할 수 있을까요?

변함없는 지원을 강조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가장 관심이 가는 건 당장 다음달 4.3 위령제에 당선인이 참석하는가인데요.

당선인이 직접 당선인 신분으로 참석하겠다고 약속했으니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보상과 관련한 가족관계 특례조항 신설과, 고령 유족 요양시설과 유족회 복지센터 건립, 트라우마 치유센터 지원 등 제주4.3 공약을 얼마나 지킬지도 관심사입니다.

국민의힘 도당 입장에서도 그동안 제주에서 계속 발목을 잡혀 왔던 주제이기 때문에 이번 정부에서 매듭짓고 싶어 할 텐데, 일부 강경 보수 세력을 어떻게 설득하면서 4.3 문제를 풀어갈지가 중요한 관건이 될 겁니다.

[앵커]

KBS가 이번 대선에서 의제로 삼아 집중보도했던 상급종합병원도 당선인이 핵심공약으로 채택하지 않았습니까?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기자]

상급종합병원은 제3차 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에도 반영은 돼 있습니다만, KBS가 대선을 앞두고 집중적으로 의제로 삼아 보도해드렸죠.

그 결과 주요 후보들이 모두 공약으로 채택했는데요.

당선인이 약속을 지킬지 꼭 지켜보셔야 할 공약입니다.

왜냐하면, 의료인력과 장비의 지원, 의료권역 독립과 같은 정책과 맞물린 주제라, 윤석열 정부의 행정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시험지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당선인의 제주공약을 살펴봤습니다만, 또 하나의 큰 주제가 남아 있습니다.

이번 대선 결과가 다가오는 지방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알아봤으면 좋겠습니다만...

[기자]

네, 그 질문에 대해서는 다음 주에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하나 강조하고 싶은 건 우리가 대권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대선을 아주 중요하게 여깁니다만, 이제는 지방자치 시대입니다.

제주 미래는 제주도민이 결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중앙정부만 믿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거죠.

그만큼 지방선거가 중요하다는 겁니다.

[앵커]

네. 이번 대선으로 인해 지방정가가 어떤 영향을 받고 있는지는 다음 주에 얘기 나눠보도록 하죠.

오늘 제주 돋보기는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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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돋보기] 사라진 ‘제주 1등 신화’…제주 대선 결과 분석
    • 입력 2022-03-10 19:30:28
    • 수정2022-03-10 19:55:21
    뉴스7(제주)
[앵커]

제주 사회 현안을 심층적으로 살펴보는 '제주 돋보기', 김익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20대 대선 결과를 분석해보죠.

선거 결과 어떻게 보십니까?

[기자]

쉽게 이겼을 선거를 어렵게 이긴 선거 아닐까요?

[앵커]

국민의힘 승리를 예상했다는 말씀이네요.

[기자]

보통 선거를 해석하는 3대 원칙을 구도, 정책, 인물이라고 하죠.

이번 대선은 정책과 인물에서 큰 차별을 드러내지 못하면서 정권 교체라는 구도가 부각될 수밖에 없었죠.

국민의힘 입장에선 손쉬운 승리를 거둘 수도 있었습니다만, 20대 남자 중심의 선거운동, 후보 단일화 역풍 등이 맞물리면서 0.73%, 24만 7천77표 차이라는 초박빙 성적표를 받게 됐습니다.

1, 2위 간 표차가 무효표인 30만 표보다도 적을 정도였습니다.

[앵커]

헌정 사상 최소 득표율 차이라고 하는데 이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 걸까요?

[기자]

선거가 끝날 때마다 "유권자는 위대하다" 이런 평가를 자주 하곤 하는데요.

유권자는 이번 대선 투표를 통해 국민의힘과 민주당, 정의당 모두에 강력한 경고를 했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네, 좋습니다.

전체적인 평가는 이 정도로 하고 제주 대선 결과에 집중해서 얘기해보죠.

제주도와 대선하면 아무래도 가장 눈길을 끄는 게 제주 1위가 당선된다는 사실이었는데, 이번에 결국 깨졌어요?

[기자]

기록이라는 건 깨지기 위해 존재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이번 대선을 제외하고 그동안 19번 대통령선거 중에 직선제를 13번 했는데 제주도민 선택과 대통령 선거 결과는 한 번도 어긋난 적이 없었죠.

전국에서 유일한 사례였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제주에서 이재명 후보가 52.6%, 윤석열 후보가 42.7%를 득표했지만, 전체 선거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앵커]

제주에서 이재명 후보의 승리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 아닌가요?

[기자]

네, 각 정당 후보가 정해진 이후 KBS제주가 두 차례 여론조사를 했는데요.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당선인을 지난해 12월 조사에선 9%가량, 지난달 조사에선 12% 정도 앞섰습니다.

실제 투표에서 10% 가까이 차이가 났으니 예상을 벗어나지는 않았다고 봅니다.

국민의힘 제주도당 입장에선 뼈아픈 패배라고 할 수 있겠죠.

지난 5년간 제주지역의 정치 지형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지난 19대 대선 결과와 비교해봤는데요.

문재인, 심상정 후보를 진보, 안철수 후보를 중도, 홍준표 유승민 후보를 보수로 분류하면, 이번 20대 대선에서 진보 진영은 56% 득표로 5년 전보다 2% 더 늘었고, 보수 진영은 중도 진영을 흡수했다고 가정해도 2.6% 줄었습니다.

여기서 추정할 수 있는 건 민주당에서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를 많이 끌어오지는 못했다는 점, 대신 정의당 지지자들을 꽤 많이 흡수했다는 점입니다.

이번 대선이 사실상 양자 대결 구도로 치러진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18대 대선이 진짜 양자 대결이었죠.

그때와 비교해보면 어떨까요?

[기자]

네. 이번엔 18대와 20대 대선의 득표수를 비교해보죠.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당선인은 16만 6천여 표, 낙선한 문재인 후보는 16만 천여표를 득표했는데요.

이번 대선에서 윤석열 당선인은 제주에서 17만 3천여 표를 득표해 10년 전 박근혜 당선인보다 7천 표 가까이 더 받았습니다.

꽤 늘어난 것처럼 보이시죠?

하지만 낙선한 이재명 후보의 제주 득표수는 21만 3천여 표로 10년 만에 5만 2천 표 가까이 더 늘었습니다.

10년 전에 비해 투표한 유권자 수가 7만 8천여 명 늘었는데, 이 증가한 투표자의 상당수를 민주당 후보가 흡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국민의힘 도당이 더욱 분발해야겠네요.

대선 투표율도 보죠.

제주지역 투표율이 이번에 전국 꼴지였어요.

[기자]

네, 이번 전국 평균 투표율이 77.1%였죠.

제주는 72.6%로 전국 꼴찌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현상은 아닙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됐던 19대,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됐던 17대 대선에서도 제주 투표율은 전국 최하위였고,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됐던 18대 대선에서도 거꾸로 두 번째로 낮았습니다.

대통령 직선제가 부활된 13대 대선 이후 이번이 8번째 대선인데 항상 제주지역 투표율은 전국 평균보다 낮았습니다.

[앵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걸까요?

[기자]

아무래도 제주 유권자 수가 적어서 대선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습니까.

그래서 투표의 효능이 아무래도 다른 지역보다 낮죠.

아마도 이런 점이 제주 유권자들에 영향을 주는 게 아닐까 싶은데요.

왜냐하면, 국회의원 선거, 특히 지방선거에선 제주지역 투표율이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거든요.

내 한 표의 효과를 직접 체험하게 되니까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하게 되는 거죠.

이번 대선에서도 봤듯이 한 표의 소중함이 얼마나 큰지 많은 분이 확인하셨기에 다음 선거에는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 희망도 해봅니다.

[앵커]

네, 전국 최하위에서는 탈피했으면 합니다.

아까 대통령 직선제 부활 이후라고 기준을 잡았는데, 그럼 그 전엔 제주 투표율이 높았다는 건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2대 대선을 제외하고 3대 이승만에서 7대 박정희 대통령까지 제주 투표율은 항상 전국 평균보다 높았습니다.

특히 1963년 5대 대선이 극적이었죠.

제주 투표율은 전국 평균보다 3.5%나 높았고, 박정희 당선인이 윤보선 후보보다 제주에서 5만 5천 표를 더 얻었는데, 당시 두 후보 간 전체 격차는 15만6천여 표에 불과했습니다.

제주의 높은 투표율과 압도적인 득표율이 박정희 시대를 여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 역사도 있었군요.

앞으로 5년간 윤석열 대통령 시대가 제주에 어떤 변화를 줄지 당선인 공약도 살펴보죠.

아무래도 가장 큰 관심은 제주 2공항입니다.

[기자]

네. 그렇죠.

이번에 제주 43개 읍면동 가운데 딱 세 곳에서 윤석열 당선인이 이겼는데요.

성산과 표선, 대정입니다.

영어교육도시가 위치한 대정읍의 경우엔 유입 인구 비중이 높은 곳이라는 점에서 수도권 민심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구요.

성산과 표선인 경우엔 짐작 가시죠.

압도적이지는 않습니다만 2공항에 대한 기대감을 읽을 수 있습니다.

윤 당선인의 8대 제주공약 가운데 관광청 신설에 이어 두 번째 핵심공약이 바로 제2공항 조속 착공입니다.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고 공항복합도시 조성과 제주공항공사 설립 등 원희룡 도정 당시 추진한 내용을 그대로 담았습니다.

제주 최대 현안 가운데 하나인 제2공항 추진이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여전히 반대 여론도 높아 추진 과정에서 다시 갈등이 커질 가능성도 우려됩니다.

[앵커]

그래도 추진 가능성은 높아진다고 봐야겠죠?

[기자]

중앙정부 사업이기에 청와대가 의지를 갖는다면 가능성은 커지겠죠.

변수는 두 가지라고 보는데요.

첫째는, 행정 절차입니다.

국토교통부는 현재 환경부에서 반려한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보완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고 있는데요.

이 용역 결과는 올해 하반기쯤 나옵니다.

만약 보완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와도 그때부터 다시 보완 용역을 진행해야 해서 조속한 절차 이행이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두 번째 변수는 83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결과입니다.

국민의힘 도지사가 당선될 경우 2공항 추진에 동력이 붙겠지만, 민주당 도지사가 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앵커]

지방선거 결과까지 봐야 한다는 거군요.

2공항과 함께 또 하나의 대형 건설사업도 공약으로 제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제주 신항만 건설 계획이죠.

문재인 대통령도 2017년 대선 후보 시절 공약으로 내세웠고, 2019년 정부가 기본계획까지 고시한 상탭니다.

하지만 이 사업은 기존 탑동매립 면적보다 10배 이상 더 넓은 바다 매립을 전제로 하고 있어, 여전히 찬반 논란이 많은 민감한 이슈입니다.

일을 잘못 풀 경우 2공항과 함께 제주사회에 갈등만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제주4·3과 관련해서는 어떻게 전망할 수 있을까요?

변함없는 지원을 강조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가장 관심이 가는 건 당장 다음달 4.3 위령제에 당선인이 참석하는가인데요.

당선인이 직접 당선인 신분으로 참석하겠다고 약속했으니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보상과 관련한 가족관계 특례조항 신설과, 고령 유족 요양시설과 유족회 복지센터 건립, 트라우마 치유센터 지원 등 제주4.3 공약을 얼마나 지킬지도 관심사입니다.

국민의힘 도당 입장에서도 그동안 제주에서 계속 발목을 잡혀 왔던 주제이기 때문에 이번 정부에서 매듭짓고 싶어 할 텐데, 일부 강경 보수 세력을 어떻게 설득하면서 4.3 문제를 풀어갈지가 중요한 관건이 될 겁니다.

[앵커]

KBS가 이번 대선에서 의제로 삼아 집중보도했던 상급종합병원도 당선인이 핵심공약으로 채택하지 않았습니까?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기자]

상급종합병원은 제3차 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에도 반영은 돼 있습니다만, KBS가 대선을 앞두고 집중적으로 의제로 삼아 보도해드렸죠.

그 결과 주요 후보들이 모두 공약으로 채택했는데요.

당선인이 약속을 지킬지 꼭 지켜보셔야 할 공약입니다.

왜냐하면, 의료인력과 장비의 지원, 의료권역 독립과 같은 정책과 맞물린 주제라, 윤석열 정부의 행정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시험지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당선인의 제주공약을 살펴봤습니다만, 또 하나의 큰 주제가 남아 있습니다.

이번 대선 결과가 다가오는 지방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알아봤으면 좋겠습니다만...

[기자]

네, 그 질문에 대해서는 다음 주에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하나 강조하고 싶은 건 우리가 대권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대선을 아주 중요하게 여깁니다만, 이제는 지방자치 시대입니다.

제주 미래는 제주도민이 결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중앙정부만 믿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거죠.

그만큼 지방선거가 중요하다는 겁니다.

[앵커]

네. 이번 대선으로 인해 지방정가가 어떤 영향을 받고 있는지는 다음 주에 얘기 나눠보도록 하죠.

오늘 제주 돋보기는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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