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경제전쟁으로 번지는 우크라 사태

입력 2022.03.15 (10:50) 수정 2022.03.1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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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와 서방간 갈등이 이제는 경제전쟁으로 번지는 양상입니다.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에 제재를 가하면서 부터인데요,

러시아 경제전문가인 국립강릉원주대 국제통상학과의 김영식 교수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봅니다.

지난 8일이죠.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처를 취했습니다.

파장이 만만치 않을 텐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답변]

미국이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전쟁을 시작한 러시아 정부에 대한 경고와 더불어 경제에 타격을 주려는 미국의 전략으로 생각됩니다.

물론 이러한 전략은 어느 정도 러시아 경제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미국도 이로 인해 심각한 경제적 타격이 예상되는 것은 2021년에 러시아산 석유를 672,000배럴 수입했는데, 이는 미국 전체 석유제품의 약 8%에 달하는 양입니다.

만약 러시아산 석유 수입이 중단된다면, 석유 가격의 상승과 더불어 석유제품 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겪게 될 것입니다.

올해 초 서부텍사스유의 배럴당 원유가격이 75달러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3월 9일에 130달러로 급증했고, 13일에는 106달러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상태입니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지속된다면 앞으로도 원유가격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생각보다는 미국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 제한 조치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을 중단시키는데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것은 아직 러시아가 전쟁을 할 수 있을 만큼의 자금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앵커]

러시아가 자금이 충분하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서방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푸틴 대통령이 버틸 수 있는 무언가 있다는 말씀인가요?

[답변]

전쟁 이후에 러시아 통화가치가 약 80% 정도 하락했고, 주식시장도 2월 28일부터 3월 18일까지 휴장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많은 글로벌기업들도 러시아에서 사업을 철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뿐만아니라 FDPR(해외직접제품규칙), SWIFT(국제은행간결제시스템) 등 많은 국가들이 대러 경제제재를 취하고 있는데요.

러시아가 버틸 수 있는 것은 석유와 천연가스 수입의 주 고객인 중국과 유럽이 쉽게 에너지 수입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국제유가가 폭등하는 가운데 바이어가 떠난 러시아산 원유를 상대적으로 좋은 가격에 살 기회가 생긴 것입니다.

2014년에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했을 때, 미국과 나토는 경제제재를 했고, 중국은 러시아산 원유를 국제유가보다 낮은 가격에 매입했습니다.

2021년에 중국은 러시아로부터 원유를 7천966만 톤(15.5%)을 수입했으며, 천연가스도 PNG로 480억m3(25%)을 수입했습니다.

이는 중국 전체의 원유수입의 15.5%, 천연가스수입에 25%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유럽의 경우도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가 유럽에너지 수요에 40%를 차지하고 있어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EU는 2027년까지 러시아산 화석연료 의존도를 단계적으로 낮추는 에너지 전략 방안을 마련하고, 대신 새로운 에너지 공급원 확보와 재생에너지 활성화 및 에너지 절약 조치 강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당장 러시아산 천연가스와 석유 수입 제한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지금 러시아에 한국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는데, 한국기업들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답변]

네, 2014년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했을 때, 한국은 대러 경제제재에 미국과 나토처럼 적극 동참하지 않았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에 우리나라 기업들은 경제제재로 러시아를 떠난 미국과 유럽의 기업들을 대신해 그 빈자리를 채웠습니다.

그리고 점차 러시아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 나갔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한국정부가 대러 경제제재에 적극 동참했고, 러시아는 한국을 비우호국가로 지정했습니다.

이로 인해 한국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만약 한국기업들이 러시아의 경제제재로 떠나면 빈자리는 역시 중국기업들로 채워질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불미스런 일을 줄이기 위해서 새 정부는 대러 경제 관계 개선에 대한 전략을 빨리 수립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러시아에 진출해 있는 한국기업들의 생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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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3-15 10:50:40
    • 수정2022-03-15 11: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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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서방간 갈등이 이제는 경제전쟁으로 번지는 양상입니다.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에 제재를 가하면서 부터인데요,

러시아 경제전문가인 국립강릉원주대 국제통상학과의 김영식 교수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봅니다.

지난 8일이죠.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처를 취했습니다.

파장이 만만치 않을 텐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답변]

미국이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전쟁을 시작한 러시아 정부에 대한 경고와 더불어 경제에 타격을 주려는 미국의 전략으로 생각됩니다.

물론 이러한 전략은 어느 정도 러시아 경제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미국도 이로 인해 심각한 경제적 타격이 예상되는 것은 2021년에 러시아산 석유를 672,000배럴 수입했는데, 이는 미국 전체 석유제품의 약 8%에 달하는 양입니다.

만약 러시아산 석유 수입이 중단된다면, 석유 가격의 상승과 더불어 석유제품 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겪게 될 것입니다.

올해 초 서부텍사스유의 배럴당 원유가격이 75달러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3월 9일에 130달러로 급증했고, 13일에는 106달러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상태입니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지속된다면 앞으로도 원유가격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생각보다는 미국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 제한 조치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을 중단시키는데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것은 아직 러시아가 전쟁을 할 수 있을 만큼의 자금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앵커]

러시아가 자금이 충분하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서방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푸틴 대통령이 버틸 수 있는 무언가 있다는 말씀인가요?

[답변]

전쟁 이후에 러시아 통화가치가 약 80% 정도 하락했고, 주식시장도 2월 28일부터 3월 18일까지 휴장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많은 글로벌기업들도 러시아에서 사업을 철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뿐만아니라 FDPR(해외직접제품규칙), SWIFT(국제은행간결제시스템) 등 많은 국가들이 대러 경제제재를 취하고 있는데요.

러시아가 버틸 수 있는 것은 석유와 천연가스 수입의 주 고객인 중국과 유럽이 쉽게 에너지 수입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국제유가가 폭등하는 가운데 바이어가 떠난 러시아산 원유를 상대적으로 좋은 가격에 살 기회가 생긴 것입니다.

2014년에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했을 때, 미국과 나토는 경제제재를 했고, 중국은 러시아산 원유를 국제유가보다 낮은 가격에 매입했습니다.

2021년에 중국은 러시아로부터 원유를 7천966만 톤(15.5%)을 수입했으며, 천연가스도 PNG로 480억m3(25%)을 수입했습니다.

이는 중국 전체의 원유수입의 15.5%, 천연가스수입에 25%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유럽의 경우도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가 유럽에너지 수요에 40%를 차지하고 있어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EU는 2027년까지 러시아산 화석연료 의존도를 단계적으로 낮추는 에너지 전략 방안을 마련하고, 대신 새로운 에너지 공급원 확보와 재생에너지 활성화 및 에너지 절약 조치 강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당장 러시아산 천연가스와 석유 수입 제한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지금 러시아에 한국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는데, 한국기업들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답변]

네, 2014년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했을 때, 한국은 대러 경제제재에 미국과 나토처럼 적극 동참하지 않았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에 우리나라 기업들은 경제제재로 러시아를 떠난 미국과 유럽의 기업들을 대신해 그 빈자리를 채웠습니다.

그리고 점차 러시아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 나갔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한국정부가 대러 경제제재에 적극 동참했고, 러시아는 한국을 비우호국가로 지정했습니다.

이로 인해 한국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만약 한국기업들이 러시아의 경제제재로 떠나면 빈자리는 역시 중국기업들로 채워질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불미스런 일을 줄이기 위해서 새 정부는 대러 경제 관계 개선에 대한 전략을 빨리 수립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러시아에 진출해 있는 한국기업들의 생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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