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소득 줄었는데”…긴급 지원금 ‘사각지대’ 어떻게?

입력 2022.03.18 (12:35) 수정 2022.03.18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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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특수형태근로자와 프리랜서에게 5차 긴급 고용안정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앞선 네 차례와 달리 일부 직종을 지원 대상에서 제외해 '사각지대'가 생겼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대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0년째 보험설계사로 일하고 있는 이용대 씨.

지인 소개를 받거나 사업장을 돌아다니며 대면영업을 하던 방식은 어려워진지 오래입니다.

연 소득은 2020년 7천만 원에서 지난해 백만 원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이용대/보험설계사 : "한계에 부닥쳤습니다 지금. 생사가 걸려있습니다. 제 소득도 보셨겠지만, 오죽했으면 (지난해) 12월에 주민센터에 찾아가서 통장 다 보여주고 나 좀 먹여 살려 달라..."]

영업 실적에 따라 받는 보험판매 수수료가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최정은/보험설계사/18년 차 : "저희는 기본급여라는 거 자체가 없어요, 그러다 보니까 매월 제로에서 시작하거든요. 그런데 2월 자체는 거의 절벽이었어요. 저희한테는. 지금 제일 무서운 건 2월, 2월 월급이 3월에 나오거든요."]

대면영업을 주로 해 온 신용카드 회원모집인들 상황도 비슷합니다.

[이모 씨/신용카드 회원모집인 : "지난달에는 좀 많이 창피합니다. 제가 신용카드 일을 하면서 이런 급여를 받아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실상을 안다면 여기에 대해서 지원이 좀 있어야 하지 않을까, 배려를 바라는 거죠..."]

하지만 이들을 포함해 모두 9개 직종은 이번 정부 지원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기존엔 개별 소득 감소가 확인되면 50~100만 원의 지원금을 줬지만, 이번엔 아예 심사 기회조차 주지 않은 겁니다.

고용부는 해당 업종의 '평균' 소득이나 고용이 회복됐다는 걸 이유로 들었습니다.

하지만 같은 직종 안에서도 생길 수 있는 개인 간 소득 차이를 감안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최현수/한국보건사회연구원 사회보장정책 연구실장 : "평균소득을 중심으로 '평균의 함정'에 따른 오류라고 할 수 있고요. 이렇게 업종으로 단순하게 접근해서 전체를 배제하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다고..."]

이번에 정부 지원에서 빠진 특수형태 근로자와 프리랜서는 약 12만 명입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 홍성백 김준우/영상편집:신남규/그래픽: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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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도 소득 줄었는데”…긴급 지원금 ‘사각지대’ 어떻게?
    • 입력 2022-03-18 12:35:48
    • 수정2022-03-18 12:41:55
    뉴스 12
[앵커]

정부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특수형태근로자와 프리랜서에게 5차 긴급 고용안정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앞선 네 차례와 달리 일부 직종을 지원 대상에서 제외해 '사각지대'가 생겼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대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0년째 보험설계사로 일하고 있는 이용대 씨.

지인 소개를 받거나 사업장을 돌아다니며 대면영업을 하던 방식은 어려워진지 오래입니다.

연 소득은 2020년 7천만 원에서 지난해 백만 원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이용대/보험설계사 : "한계에 부닥쳤습니다 지금. 생사가 걸려있습니다. 제 소득도 보셨겠지만, 오죽했으면 (지난해) 12월에 주민센터에 찾아가서 통장 다 보여주고 나 좀 먹여 살려 달라..."]

영업 실적에 따라 받는 보험판매 수수료가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최정은/보험설계사/18년 차 : "저희는 기본급여라는 거 자체가 없어요, 그러다 보니까 매월 제로에서 시작하거든요. 그런데 2월 자체는 거의 절벽이었어요. 저희한테는. 지금 제일 무서운 건 2월, 2월 월급이 3월에 나오거든요."]

대면영업을 주로 해 온 신용카드 회원모집인들 상황도 비슷합니다.

[이모 씨/신용카드 회원모집인 : "지난달에는 좀 많이 창피합니다. 제가 신용카드 일을 하면서 이런 급여를 받아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실상을 안다면 여기에 대해서 지원이 좀 있어야 하지 않을까, 배려를 바라는 거죠..."]

하지만 이들을 포함해 모두 9개 직종은 이번 정부 지원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기존엔 개별 소득 감소가 확인되면 50~100만 원의 지원금을 줬지만, 이번엔 아예 심사 기회조차 주지 않은 겁니다.

고용부는 해당 업종의 '평균' 소득이나 고용이 회복됐다는 걸 이유로 들었습니다.

하지만 같은 직종 안에서도 생길 수 있는 개인 간 소득 차이를 감안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최현수/한국보건사회연구원 사회보장정책 연구실장 : "평균소득을 중심으로 '평균의 함정'에 따른 오류라고 할 수 있고요. 이렇게 업종으로 단순하게 접근해서 전체를 배제하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다고..."]

이번에 정부 지원에서 빠진 특수형태 근로자와 프리랜서는 약 12만 명입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 홍성백 김준우/영상편집:신남규/그래픽: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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