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산재사망사고 현대제철에 ‘사회공헌 장관상?’

입력 2022.03.18 (12:41) 수정 2022.03.18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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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산재 발생 사업장으로 공표한 현대제철 당진제철소가 '지역사회 공헌 기업'으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았습니다.

KBS 취재 결과, 산재 발생 사업장으로 공표된 기업은 정부 포상과 수상에서 제외하도록 장관표창 운영지침에 규정돼 있지만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정재훈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이달 초에도 노동자 2명이 잇따라 사고로 숨진 현대제철.

거의 해마다 끊이지 않는 산업재해로 지난 10년 동안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만 24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지난해 2월에는 정부로부터 산재 발생 사업장으로 공표됐습니다.

그런데도 지난해 말 보건복지부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 지역사회 공헌을 이유로 장관상을 수여했습니다.

보건복지부 장관표창 운영지침에 최근 3년간 산업재해로 명단이 공표된 사업장과 임원에 대해선 표창 추천을 제한하고 있고, 보건복지부 예규에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관과 단체는 장관상 수여 승인을 취소하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장관상을 추천한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심사과정에서 이를 문제 삼지 않았고 보건복지부도 그대로 승인했습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사회공헌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심사 자체는 충분히 문제가 없다라는 것이 저희 입장이고요. (심사는) 산재 공표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하지만 취재가 시작되자 보건복지부는 뒤늦게 심각한 결격 사유가 있었다고 인정했습니다.

다만, 이미 수여한 장관상은 철회가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 : "심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그 부분을 알게 됐다면 취소할 수 있었는데, 이미 상이 수여됐고, 그 이후에 취소할 수 있는지 여부는 관련 규정이나 해당이 없기 때문에..."]

정부의 허술한 포상 관리가 중대 재해 다발 사업장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 기업에 장관상을 안겨 줬습니다.

KBS 뉴스 정재훈입니다.

촬영기자:박평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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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잇단 산재사망사고 현대제철에 ‘사회공헌 장관상?’
    • 입력 2022-03-18 12:41:55
    • 수정2022-03-18 12:4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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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산재 발생 사업장으로 공표한 현대제철 당진제철소가 '지역사회 공헌 기업'으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았습니다.

KBS 취재 결과, 산재 발생 사업장으로 공표된 기업은 정부 포상과 수상에서 제외하도록 장관표창 운영지침에 규정돼 있지만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정재훈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이달 초에도 노동자 2명이 잇따라 사고로 숨진 현대제철.

거의 해마다 끊이지 않는 산업재해로 지난 10년 동안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만 24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지난해 2월에는 정부로부터 산재 발생 사업장으로 공표됐습니다.

그런데도 지난해 말 보건복지부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 지역사회 공헌을 이유로 장관상을 수여했습니다.

보건복지부 장관표창 운영지침에 최근 3년간 산업재해로 명단이 공표된 사업장과 임원에 대해선 표창 추천을 제한하고 있고, 보건복지부 예규에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관과 단체는 장관상 수여 승인을 취소하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장관상을 추천한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심사과정에서 이를 문제 삼지 않았고 보건복지부도 그대로 승인했습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사회공헌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심사 자체는 충분히 문제가 없다라는 것이 저희 입장이고요. (심사는) 산재 공표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하지만 취재가 시작되자 보건복지부는 뒤늦게 심각한 결격 사유가 있었다고 인정했습니다.

다만, 이미 수여한 장관상은 철회가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 : "심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그 부분을 알게 됐다면 취소할 수 있었는데, 이미 상이 수여됐고, 그 이후에 취소할 수 있는지 여부는 관련 규정이나 해당이 없기 때문에..."]

정부의 허술한 포상 관리가 중대 재해 다발 사업장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 기업에 장관상을 안겨 줬습니다.

KBS 뉴스 정재훈입니다.

촬영기자:박평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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