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 전방위로 확대…민간인 피해 눈덩이

입력 2022.03.19 (22:53) 수정 2022.03.19 (23:3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오늘로 24일째입니다.

수도는 물론 전방위로 전선이 확대돼 우크라이나의 주요 도시들이 전쟁터로 변했는데요.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민간인들의 피해는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나토회원국인 폴란드와 인접한 곳엔 러시아의 순항미사일 수십 기가 떨어져 주변국 긴장이 팽팽합니다.

수도 키이우에선 시가전이 임박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침공 24일째 전황을 폴란드-우크라이나 접경에서 김귀수 특파원이 전합니다.

[리포트]

18일째 러시아군에 포위된 채 집중 공격을 받고 있는 남부의 항구도시 마리우폴.

주민들이 살던 아파트며 고층 건물들이 폭격에 폐허로 변했습니다.

매일 50에서 100개의 폭탄이 떨어져 주거지 건물의 80%가 파괴됐다고 마리우폴 시는 밝혔습니다.

3만여 명은 도시를 떠났고, 35만 명은 방공호나 지하실로 대피했습니다.

오시첸코 마리우폴TV 대표는 KBS 인터뷰에서 현지 주민 최소 만 명이 숨졌다고 말했습니다.

[오시첸코/마리우폴TV 대표 : "시민들의 시신이 거리에, 집안에, 건물 뜰에 있는데, 사람들이 시신들을 땅속에 묻고 있어요."]

주민 천여 명이 대피해 있던 마리우폴의 극장은 폭격에 공격에 완전히 파괴됐습니다.

당시 건물 양옆엔 러시아어로 '어린이들'을 뜻하는 대형 글씨가 적혀 있었지만 공격은 감행됐습니다.

지금까지 130여 명을 구조했는데, 아직도 수백 명이 갇혀 있습니다.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봉쇄된 마리우폴에서 러시아 비행기가 도심에 있는 극장에 초강력 폭탄을 의도적으로 투하했습니다."]

북동부 하르키우 외곽의 학교와 문화센터도 포격을 당해 20여 명이 목숨을 잃는 등 침공 3주를 넘기면서 전국 주요도시에서 민간인 희생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유엔 인권사무소 집계 결과 숨진 민간인은 18일 현재 800명을 넘어섰습니다.

병원 마당과 지하실엔 아직 수습하지 못한 시신들이 그대로 놓여 있습니다.

[발레리우 드렌가/의사 : "어디에 그들을 놓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매장해야 할지도. 집단 묘지에요? 잘 모르겠습니다."]

임시 한국대사관과 난민 20만 명이 있는 서부 폴란드 인근 르비우도 처음으로 공격을 받았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전범, 살인 독재자, 폭력배로 부르며 원색적인 비난을 가했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3월 17일 : "우리는 살인적인 독재자, 즉 우크라이나 국민을 상대로 부도덕한 전쟁을 벌이고 있는 폭력배에 맞서고 있습니다."]

드론을 비롯해 8억 달러, 우리돈 1조 원 규모의 대공미사일과 헬기 등 군사장비도 추가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수도 키이우 외곽.

공원을 걷던 행인 근처에 갑자기 포탄이 날아듭니다.

수도 주변 곳곳에선 양측 간의 치열한 교전이 며칠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러시아군이 키이우 서부와 북부, 동부를 포위한 채 대규모 공세를 퍼붓고 있고, 우크라이나군도 이에 맞서 격렬한 저항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드론 발사 대전차 미사일로 러시아 탱크를 파괴하고, 지대공 미사일로 헬기와 전투기를 격추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개전 이후 러시아 탱크와 장갑차, 항공기, 수송차량 등 천여 대를 파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남부의 전략 요충지 오데사에서는 주민들이 모래주머니를 쌓으며 러시아군의 공격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이반 듀볼/오데사 주민 : "나이, 언어, 문화 다 다르지만 우크라이나와 전 유럽을 위해 싸울 준비가 돼 있습니다."]

러시아군은 13일 우크라이나 서부 야보리우의 군사기지에도 미사일을 퍼부었습니다.

폴란드 국경에서 25km떨어진 지점을 순항미사일 30여 기로 정밀 타격한 겁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곳에서 훈련중이던 외국 용병 '180명'을 제거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크렘린궁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작전을 수행할 자체 전력을 갖고 있고, 정해진 시간 안에 완전히 실현될 것이라고 공언했습니다.

[페스코프/크렘린궁 대변인 : "(작전은) 계획대로 되고 있고, 정해진 시간 안에 완전히 달성될 것입니다."]

러시아군이 인체에 극도의 고통을 가하는 화학무기인 '백린탄'을 사용했다는 우크라이나 측의 주장도 나왔습니다.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미 국방부는 전쟁이 길어지면 푸틴 대통령이 핵위협 카드를 꺼낼지도 모른다고 진단했습니다.

유엔 최고법정인 국제사법재판소(ICJ)는 러시아에 군사 행동을 중단하라고 명령했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점령할 계획이 없다며, 우크라이나의 중립국 지위 등에 대해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 :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키이우와 다른 도시에 나타난 것은 점령 의도와 상관이 없습니다."]

그러나 평화협상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무장해제와 친서방 지도부 축출을 요구해 겉돌고 있습니다.

폴란드와 루마니아, 몰도바, 슬로바키아 등지로 탈출한 사람은 벌써 300만 명 이상.

이대로 가면 곧 6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유엔은 내다봤습니다.

폴란드 프셰미실에서 김귀숩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전선 전방위로 확대…민간인 피해 눈덩이
    • 입력 2022-03-19 22:53:47
    • 수정2022-03-19 23:30:12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오늘로 24일째입니다.

수도는 물론 전방위로 전선이 확대돼 우크라이나의 주요 도시들이 전쟁터로 변했는데요.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민간인들의 피해는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나토회원국인 폴란드와 인접한 곳엔 러시아의 순항미사일 수십 기가 떨어져 주변국 긴장이 팽팽합니다.

수도 키이우에선 시가전이 임박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침공 24일째 전황을 폴란드-우크라이나 접경에서 김귀수 특파원이 전합니다.

[리포트]

18일째 러시아군에 포위된 채 집중 공격을 받고 있는 남부의 항구도시 마리우폴.

주민들이 살던 아파트며 고층 건물들이 폭격에 폐허로 변했습니다.

매일 50에서 100개의 폭탄이 떨어져 주거지 건물의 80%가 파괴됐다고 마리우폴 시는 밝혔습니다.

3만여 명은 도시를 떠났고, 35만 명은 방공호나 지하실로 대피했습니다.

오시첸코 마리우폴TV 대표는 KBS 인터뷰에서 현지 주민 최소 만 명이 숨졌다고 말했습니다.

[오시첸코/마리우폴TV 대표 : "시민들의 시신이 거리에, 집안에, 건물 뜰에 있는데, 사람들이 시신들을 땅속에 묻고 있어요."]

주민 천여 명이 대피해 있던 마리우폴의 극장은 폭격에 공격에 완전히 파괴됐습니다.

당시 건물 양옆엔 러시아어로 '어린이들'을 뜻하는 대형 글씨가 적혀 있었지만 공격은 감행됐습니다.

지금까지 130여 명을 구조했는데, 아직도 수백 명이 갇혀 있습니다.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봉쇄된 마리우폴에서 러시아 비행기가 도심에 있는 극장에 초강력 폭탄을 의도적으로 투하했습니다."]

북동부 하르키우 외곽의 학교와 문화센터도 포격을 당해 20여 명이 목숨을 잃는 등 침공 3주를 넘기면서 전국 주요도시에서 민간인 희생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유엔 인권사무소 집계 결과 숨진 민간인은 18일 현재 800명을 넘어섰습니다.

병원 마당과 지하실엔 아직 수습하지 못한 시신들이 그대로 놓여 있습니다.

[발레리우 드렌가/의사 : "어디에 그들을 놓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매장해야 할지도. 집단 묘지에요? 잘 모르겠습니다."]

임시 한국대사관과 난민 20만 명이 있는 서부 폴란드 인근 르비우도 처음으로 공격을 받았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전범, 살인 독재자, 폭력배로 부르며 원색적인 비난을 가했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3월 17일 : "우리는 살인적인 독재자, 즉 우크라이나 국민을 상대로 부도덕한 전쟁을 벌이고 있는 폭력배에 맞서고 있습니다."]

드론을 비롯해 8억 달러, 우리돈 1조 원 규모의 대공미사일과 헬기 등 군사장비도 추가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수도 키이우 외곽.

공원을 걷던 행인 근처에 갑자기 포탄이 날아듭니다.

수도 주변 곳곳에선 양측 간의 치열한 교전이 며칠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러시아군이 키이우 서부와 북부, 동부를 포위한 채 대규모 공세를 퍼붓고 있고, 우크라이나군도 이에 맞서 격렬한 저항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드론 발사 대전차 미사일로 러시아 탱크를 파괴하고, 지대공 미사일로 헬기와 전투기를 격추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개전 이후 러시아 탱크와 장갑차, 항공기, 수송차량 등 천여 대를 파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남부의 전략 요충지 오데사에서는 주민들이 모래주머니를 쌓으며 러시아군의 공격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이반 듀볼/오데사 주민 : "나이, 언어, 문화 다 다르지만 우크라이나와 전 유럽을 위해 싸울 준비가 돼 있습니다."]

러시아군은 13일 우크라이나 서부 야보리우의 군사기지에도 미사일을 퍼부었습니다.

폴란드 국경에서 25km떨어진 지점을 순항미사일 30여 기로 정밀 타격한 겁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곳에서 훈련중이던 외국 용병 '180명'을 제거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크렘린궁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작전을 수행할 자체 전력을 갖고 있고, 정해진 시간 안에 완전히 실현될 것이라고 공언했습니다.

[페스코프/크렘린궁 대변인 : "(작전은) 계획대로 되고 있고, 정해진 시간 안에 완전히 달성될 것입니다."]

러시아군이 인체에 극도의 고통을 가하는 화학무기인 '백린탄'을 사용했다는 우크라이나 측의 주장도 나왔습니다.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미 국방부는 전쟁이 길어지면 푸틴 대통령이 핵위협 카드를 꺼낼지도 모른다고 진단했습니다.

유엔 최고법정인 국제사법재판소(ICJ)는 러시아에 군사 행동을 중단하라고 명령했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점령할 계획이 없다며, 우크라이나의 중립국 지위 등에 대해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 :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키이우와 다른 도시에 나타난 것은 점령 의도와 상관이 없습니다."]

그러나 평화협상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무장해제와 친서방 지도부 축출을 요구해 겉돌고 있습니다.

폴란드와 루마니아, 몰도바, 슬로바키아 등지로 탈출한 사람은 벌써 300만 명 이상.

이대로 가면 곧 6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유엔은 내다봤습니다.

폴란드 프셰미실에서 김귀숩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