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학 생존 경쟁 격화…무자격 학생 유치까지

입력 2022.03.23 (06:57) 수정 2022.03.23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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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방대학의 신입생 부족 현상은 해가 갈수록 심각한 상황인데요.

학생들을 모셔온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이러다 보니 강원도의 한 대학에선 애당초 입학 자격이 없는 학생이 부정 입학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조휴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강원도 춘천의 한 전문대학입니다.

직장인을 유치하기 위해 지난해 '산업체 위탁 전형'이란 걸 만들었습니다.

직장에 다닌다는 증거만 있으면 별도의 시험 없이 입학이 가능합니다.

39살 한 여성이 이 전형을 통해 신입생이 됐고, 국가장학금도 300만 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교육부 감사 결과, 이 여성은 직장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결국 이 학생의 입학은 취소됐고, 장학금도 환수했습니다.

[산업체 위탁 전형 담당 교수 : "학생이 일단 있어야지 학과가 이뤄지니까. 이거를 좀 더 진중하게 생각해야 되지 않았을까라는 그런 아쉬움이 조금 있긴 있었어요."]

실제 이 학교의 지난해 신입생 충원율은 64% 수준.

전국의 지방 전문대 충원율보다 20% 포인트 정도 낮았습니다.

이렇다 보니, 강사를 채용할 때, 후보자들에게 신입생 유치를 요구하기도 했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해당 대학 전직 강사/음성변조 : "(강사직 응모)하겠다라고 얘기를 하고 나니까, (학생) 4명을 모아야 된다. 무조건. 학생 모집 전임(교수)이 하는 건데, 왜 이렇게 내 직책이 정해지지도 않았는데, 학생 모집을 시키지?"]

학교 측은 학교에 관심을 가지라는 뜻이었지, 채용의 조건은 아니었다고 말합니다.

[해당 대학교 행정 직원 : "다른 학교도 산업체 위탁을 운영을 하는 데는 관행적으로 그렇게 하신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해당 학교는 부정 입학이 적발된 학과에 대해선 올해 신입생 모집을 안 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조휴연입니다.

촬영기자:홍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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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3-23 06:57:02
    • 수정2022-03-23 07: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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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방대학의 신입생 부족 현상은 해가 갈수록 심각한 상황인데요.

학생들을 모셔온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이러다 보니 강원도의 한 대학에선 애당초 입학 자격이 없는 학생이 부정 입학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조휴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강원도 춘천의 한 전문대학입니다.

직장인을 유치하기 위해 지난해 '산업체 위탁 전형'이란 걸 만들었습니다.

직장에 다닌다는 증거만 있으면 별도의 시험 없이 입학이 가능합니다.

39살 한 여성이 이 전형을 통해 신입생이 됐고, 국가장학금도 300만 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교육부 감사 결과, 이 여성은 직장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결국 이 학생의 입학은 취소됐고, 장학금도 환수했습니다.

[산업체 위탁 전형 담당 교수 : "학생이 일단 있어야지 학과가 이뤄지니까. 이거를 좀 더 진중하게 생각해야 되지 않았을까라는 그런 아쉬움이 조금 있긴 있었어요."]

실제 이 학교의 지난해 신입생 충원율은 64% 수준.

전국의 지방 전문대 충원율보다 20% 포인트 정도 낮았습니다.

이렇다 보니, 강사를 채용할 때, 후보자들에게 신입생 유치를 요구하기도 했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해당 대학 전직 강사/음성변조 : "(강사직 응모)하겠다라고 얘기를 하고 나니까, (학생) 4명을 모아야 된다. 무조건. 학생 모집 전임(교수)이 하는 건데, 왜 이렇게 내 직책이 정해지지도 않았는데, 학생 모집을 시키지?"]

학교 측은 학교에 관심을 가지라는 뜻이었지, 채용의 조건은 아니었다고 말합니다.

[해당 대학교 행정 직원 : "다른 학교도 산업체 위탁을 운영을 하는 데는 관행적으로 그렇게 하신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해당 학교는 부정 입학이 적발된 학과에 대해선 올해 신입생 모집을 안 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조휴연입니다.

촬영기자:홍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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