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라토리엄 파기로 ‘대결’ 선택한 북, 다음 수순은?

입력 2022.03.25 (21:12) 수정 2022.03.25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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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이번 ICBM 발사, 통일외교부 윤진 기자와 좀 더 들여다보겠습니다.

윤 기자, 북한이 어제(24일) 쏜 미사일이 화성-17형이 아니라 과거 발사했던 화성 15형이란 얘기도 있어요?

[기자]

북한이 공개한 영상과 사진 속 날씨가 실제와는 달랐다는 점에서 그런 의문이 나오는 건데요.

위성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ICBM 발사한 어제 오후 2시 반쯤 평양 순안 날씨는 흐렸는데, 미사일이 날아가는 하늘은 맑았다는 겁니다.

그래서 북한이 실제로는 기술이 완성된 화성 15형을 쐈으면서 사진은 앞서 발사한 17형을 쓴 거 아니냐 이런 얘기고요.

우리 군도 여러 가능성 열어 놓고 분석 중입니다.

하지만 이런 사진 조작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어제 쏜 미사일이 만 5천 킬로미터 갈 수 있는 ICBM이란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앵커]

북한이 미국과 장기 대결을 선언했습니다.

더 이상 못 기다리겠다는 거죠?

[기자]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을 보면 어조가 조금씩 달라지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강대강, 선대선 원칙', '대화도 대결도 준비돼 있다', '주적은 전쟁 그 자체'라고 했다가, 올해 초에는 "미국의 적대시 정책과 군사적위협이 위험계선에 이르렀다"며 모라토리엄 파기를 시사했습니다.

그러니까 북한은 미국에게 더는 기대할 수 없다, 대결로 가야 한다라고 노선을 굳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럼 왜 지금일까요? 도발이 있을 걸로 예상은 했지만, 조금 이르잖아요?

[기자]

애초 우리 정부나 정보당국은 북한에 각종 기념일이 많은 다음 달에 ICBM을 발사할 걸로 예측을 했었거든요.

예상보다 빨리 발사한 건데, 여기엔 우크라이나 전쟁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크라이나가 핵을 포기한 뒤 러시아의 침공을 받았습니다.

미국뿐 아니라 우방국인 중국, 러시아로부터도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건 핵무력뿐이다, 이렇게 판단했다면 핵개발에 더 속도를 내려 할 수 있습니다.

또,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서 유엔 차원의 강력한 대응이 어려운 상황을 이용하려 했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미국의 관심이 우크라이나에 집중돼 있는 틈을 노렸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앞으로 북한의 행보, 어떻게 전망할 수 있을까요?

[기자]

북한은 지난해 8차 당대회 때 앞으로 개발할 무기 목록을 공개했는데요.

그 뒤로 차례차례 개발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SLBM, 극초음속미사일에 이어 이번에 만 5천 킬로미터 사거리의 ICBM을 발사했죠.

아직 전술 핵무기, 초대형 핵탄두, 고체 연료 엔진 ICBM, 군사 정찰 위성 등이 남아 있습니다.

이 가운데 정찰 위성은 조만간 시험 발사가 이뤄질 수 있는데요.

위성도 ICBM 기술을 쓰기 때문에 고강도의 무력시위로 간주합니다.

[앵커]

추가 핵실험도 생각할 수 있을까요?

[기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전술 핵무기 개발을 위해선 기폭제 성능이나 폭발력 확인 등을 위해 핵실험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2018년에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했는데, 최근 핵실험장을 복구하는 정황이 포착됐거든요.

하지만 핵실험은 파급력이 워낙 커서 미국이나 국제사회 대응을 보며 저울질할 걸로 보입니다.

[앵커]

윤진 기자,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김태형/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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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라토리엄 파기로 ‘대결’ 선택한 북, 다음 수순은?
    • 입력 2022-03-25 21:12:26
    • 수정2022-03-25 21:2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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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이번 ICBM 발사, 통일외교부 윤진 기자와 좀 더 들여다보겠습니다.

윤 기자, 북한이 어제(24일) 쏜 미사일이 화성-17형이 아니라 과거 발사했던 화성 15형이란 얘기도 있어요?

[기자]

북한이 공개한 영상과 사진 속 날씨가 실제와는 달랐다는 점에서 그런 의문이 나오는 건데요.

위성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ICBM 발사한 어제 오후 2시 반쯤 평양 순안 날씨는 흐렸는데, 미사일이 날아가는 하늘은 맑았다는 겁니다.

그래서 북한이 실제로는 기술이 완성된 화성 15형을 쐈으면서 사진은 앞서 발사한 17형을 쓴 거 아니냐 이런 얘기고요.

우리 군도 여러 가능성 열어 놓고 분석 중입니다.

하지만 이런 사진 조작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어제 쏜 미사일이 만 5천 킬로미터 갈 수 있는 ICBM이란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앵커]

북한이 미국과 장기 대결을 선언했습니다.

더 이상 못 기다리겠다는 거죠?

[기자]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을 보면 어조가 조금씩 달라지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강대강, 선대선 원칙', '대화도 대결도 준비돼 있다', '주적은 전쟁 그 자체'라고 했다가, 올해 초에는 "미국의 적대시 정책과 군사적위협이 위험계선에 이르렀다"며 모라토리엄 파기를 시사했습니다.

그러니까 북한은 미국에게 더는 기대할 수 없다, 대결로 가야 한다라고 노선을 굳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럼 왜 지금일까요? 도발이 있을 걸로 예상은 했지만, 조금 이르잖아요?

[기자]

애초 우리 정부나 정보당국은 북한에 각종 기념일이 많은 다음 달에 ICBM을 발사할 걸로 예측을 했었거든요.

예상보다 빨리 발사한 건데, 여기엔 우크라이나 전쟁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크라이나가 핵을 포기한 뒤 러시아의 침공을 받았습니다.

미국뿐 아니라 우방국인 중국, 러시아로부터도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건 핵무력뿐이다, 이렇게 판단했다면 핵개발에 더 속도를 내려 할 수 있습니다.

또,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서 유엔 차원의 강력한 대응이 어려운 상황을 이용하려 했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미국의 관심이 우크라이나에 집중돼 있는 틈을 노렸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앞으로 북한의 행보, 어떻게 전망할 수 있을까요?

[기자]

북한은 지난해 8차 당대회 때 앞으로 개발할 무기 목록을 공개했는데요.

그 뒤로 차례차례 개발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SLBM, 극초음속미사일에 이어 이번에 만 5천 킬로미터 사거리의 ICBM을 발사했죠.

아직 전술 핵무기, 초대형 핵탄두, 고체 연료 엔진 ICBM, 군사 정찰 위성 등이 남아 있습니다.

이 가운데 정찰 위성은 조만간 시험 발사가 이뤄질 수 있는데요.

위성도 ICBM 기술을 쓰기 때문에 고강도의 무력시위로 간주합니다.

[앵커]

추가 핵실험도 생각할 수 있을까요?

[기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전술 핵무기 개발을 위해선 기폭제 성능이나 폭발력 확인 등을 위해 핵실험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2018년에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했는데, 최근 핵실험장을 복구하는 정황이 포착됐거든요.

하지만 핵실험은 파급력이 워낙 커서 미국이나 국제사회 대응을 보며 저울질할 걸로 보입니다.

[앵커]

윤진 기자,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김태형/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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