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을 떨게 한 ‘아조프 연대’의 정체는?

입력 2022.03.26 (22:37) 수정 2022.03.26 (22:5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한달 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할때 공언했던 두 가지 목표가 있었죠.

탈군사화, 탈나치화가 그것인데, 탈나치화는 바로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시아 지역 돈바스에서 세력을 떨쳐온 '아조프 연대'를 제거하겠다는 겁니다.

우크라이나의 특수 군사조직인 아조프 연대는 이번 전쟁에서도 러시아를 상대로 결사항전하며 마리우폴을 사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극단적인 민족우월주의와 나치즘으로 무장한 채 전쟁범죄를 저질러 왔다는 논란에 휩싸여 있습니다.

아조프 부대의 정체를 한재호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우크라이나 국가방위군 소속 특수부대인 아조프 연대가 러시아 탱크를 집중 공격하고 있습니다.

일부 대원들은 탱크 옆으로 다가가 소총을 난사합니다.

마리우폴 시가지에 진입한 러시아 탱크도 이 부대의 공중-지상 연합작전에 걸려 파괴됩니다.

국경 지대에선 러시아 군 보급 철로를 폭파해 무기와 탄약, 식량 지원을 끊었습니다.

러시아군 총정보국 산하 특수부대를 제압해 무기를 노획하는가 하면, 사살한 러시아 장성이라며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한달 가까이 포위된 남동부의 전략요충지 마리우폴에서 아조프 연대는, 러시아군을 상대로 결사항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우크라이나와 우리 모두 자유롭게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싸우고 또 싸워야 합니다. 이 땅에서 점령군들을 몰아내야 합니다."]

러시아군의 목표는 마리우폴 함락.

이곳만 장악하면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을 연결하는 아조프해 연안에 교두보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군은 아조프 연대의 강력한 저항으로 교착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마리우폴 전선에서 예상밖의 복병을 만나 고전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으로선 아조프 연대가 눈엣가시일수 밖에 없습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 : "Already in the foreseeable future with the international military cooperation the pro-nazi regime in Kyiv could have received weapons of mass destruction whose target - of course - would have been Russia."]

아조프 연대는 돈바스 전쟁이 한창이던 2014년 마리우폴에서 신나치즘과 극우성향을 가진, 규모 천명 정도의 민병대로 출발해 같은해 11월 정규군에 편입됩니다.

이들 중 상당수는 하켄크로이츠 같은 나찌의 상징물과 흡사한 문양을 사용해, 나치주의자나 백인우월주의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페스코프/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 : "우크라이나를 해방시키고, 나치주의자·친나치 성향 인사들과 이념을 제거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아조프 연대는 여러차례 전쟁범죄를 저질렀다는 논란에 휘말려 있습니다.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지난 2016년, 이들이 민간인 건물에 무기와 병력을 배치하고 주민들을 약탈한 뒤 내쫒았다는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돈바스 지역의 친러 포로들을 마리우폴로 데려가 물고문과 전기고문을 가했다는 영국 더 타임스 보도도 있었습니다.

2019년엔 미국 국무부가 아조프연대를 국제테러조직에서 제외하자 하원의원 36명이 당시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항의서한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아조프 연대는 여름방학 캠프를 열어 어린이들에게도 병영 훈련을 시켜왔습니다.

[어린이 훈련캠프 관리자 : "(어린이들에겐 너무 혹독하다고들 하는데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큰 이상을 어린이들이 이해한다면 말입니다."]

그러나 아조프 연대를 잔혹한 극우민족주의자로 악마화한 건 러시아 선전 선동때문이라는 일부의 지적도 있습니다.

더 타임스는 부대의 규모가 커지면서 극단주의적, 전체주의적인 색채가 희석되고 백인 우월주의 경향도 약화됐다고 전했습니다.

마리우폴 결사방어에 나선 아조프 연대가 러시아군에 괴멸될지, 아니면 생존을 이어갈지 한치앞을 내다볼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푸틴을 떨게 한 ‘아조프 연대’의 정체는?
    • 입력 2022-03-26 22:37:14
    • 수정2022-03-26 22:59:17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한달 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할때 공언했던 두 가지 목표가 있었죠.

탈군사화, 탈나치화가 그것인데, 탈나치화는 바로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시아 지역 돈바스에서 세력을 떨쳐온 '아조프 연대'를 제거하겠다는 겁니다.

우크라이나의 특수 군사조직인 아조프 연대는 이번 전쟁에서도 러시아를 상대로 결사항전하며 마리우폴을 사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극단적인 민족우월주의와 나치즘으로 무장한 채 전쟁범죄를 저질러 왔다는 논란에 휩싸여 있습니다.

아조프 부대의 정체를 한재호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우크라이나 국가방위군 소속 특수부대인 아조프 연대가 러시아 탱크를 집중 공격하고 있습니다.

일부 대원들은 탱크 옆으로 다가가 소총을 난사합니다.

마리우폴 시가지에 진입한 러시아 탱크도 이 부대의 공중-지상 연합작전에 걸려 파괴됩니다.

국경 지대에선 러시아 군 보급 철로를 폭파해 무기와 탄약, 식량 지원을 끊었습니다.

러시아군 총정보국 산하 특수부대를 제압해 무기를 노획하는가 하면, 사살한 러시아 장성이라며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한달 가까이 포위된 남동부의 전략요충지 마리우폴에서 아조프 연대는, 러시아군을 상대로 결사항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우크라이나와 우리 모두 자유롭게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싸우고 또 싸워야 합니다. 이 땅에서 점령군들을 몰아내야 합니다."]

러시아군의 목표는 마리우폴 함락.

이곳만 장악하면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을 연결하는 아조프해 연안에 교두보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군은 아조프 연대의 강력한 저항으로 교착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마리우폴 전선에서 예상밖의 복병을 만나 고전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으로선 아조프 연대가 눈엣가시일수 밖에 없습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 : "Already in the foreseeable future with the international military cooperation the pro-nazi regime in Kyiv could have received weapons of mass destruction whose target - of course - would have been Russia."]

아조프 연대는 돈바스 전쟁이 한창이던 2014년 마리우폴에서 신나치즘과 극우성향을 가진, 규모 천명 정도의 민병대로 출발해 같은해 11월 정규군에 편입됩니다.

이들 중 상당수는 하켄크로이츠 같은 나찌의 상징물과 흡사한 문양을 사용해, 나치주의자나 백인우월주의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페스코프/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 : "우크라이나를 해방시키고, 나치주의자·친나치 성향 인사들과 이념을 제거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아조프 연대는 여러차례 전쟁범죄를 저질렀다는 논란에 휘말려 있습니다.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지난 2016년, 이들이 민간인 건물에 무기와 병력을 배치하고 주민들을 약탈한 뒤 내쫒았다는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돈바스 지역의 친러 포로들을 마리우폴로 데려가 물고문과 전기고문을 가했다는 영국 더 타임스 보도도 있었습니다.

2019년엔 미국 국무부가 아조프연대를 국제테러조직에서 제외하자 하원의원 36명이 당시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항의서한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아조프 연대는 여름방학 캠프를 열어 어린이들에게도 병영 훈련을 시켜왔습니다.

[어린이 훈련캠프 관리자 : "(어린이들에겐 너무 혹독하다고들 하는데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큰 이상을 어린이들이 이해한다면 말입니다."]

그러나 아조프 연대를 잔혹한 극우민족주의자로 악마화한 건 러시아 선전 선동때문이라는 일부의 지적도 있습니다.

더 타임스는 부대의 규모가 커지면서 극단주의적, 전체주의적인 색채가 희석되고 백인 우월주의 경향도 약화됐다고 전했습니다.

마리우폴 결사방어에 나선 아조프 연대가 러시아군에 괴멸될지, 아니면 생존을 이어갈지 한치앞을 내다볼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