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우리가 간과하고 있었던 자연 재앙

입력 2022.03.28 (11:00) 수정 2022.03.2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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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가 우크라이나 상황에 신경 쓰느라 놓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환경 재앙, 자연 재앙인데요.

지구촌 곳곳에서 발생하는 재앙이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문제를 더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오늘 지구촌돋보기에서 임민지 기자와 함께 이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임 기자, 동아프리카 국가들이 가뭄으로 인해 최악의 기근을 겪고 있다고요?

[기자]

네, 극심한 기후변화로 인해 장기간 비가 내리지 않아 물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케냐와 마다가스카르 등이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는데요.

이 케냐 여성과 아이들은 물을 가득 채운 통을 머리에 이고 수 킬로미터를 걸어 집으로 돌아갑니다.

빨래 등 집안일을 하고 농장 동물 등에게 줄 물을 마련하기 위해 멀리까지 갔다 와야 하는 건데요.

[할리마 메로/지역 주민 : "여기에서 우리는 물을 길러 집으로 돌아가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요. 강에서 집까지 가는데 거의 2시간이 걸립니다. 그런 다음 우리는 아이들을 위해 요리를 하고 오후 3시에 다시 강으로 돌아갑니다."]

마다가스카르는 계속되는 가뭄에 겹쳐 붉은 모래 바람까지 불고 있습니다.

유엔은 가뭄 상태에서 산림 벌채까지 더해지면서 지역 전체가 먼지를 뒤집어 쓰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물 부족이 심각한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노력이나 국제사회의 지원은 없나요?

[기자]

네, 케냐에서는 정부가 자금을 지원해 시추공을 뚫게 했습니다.

보통 만 3천 달러, 천 6백만 원 정도 든다는데요.

드릴 장비를 이용해 지표 아래 3킬로미터에 있는 지하수에 접근하는 겁니다.

[모세스 스마/지질학자 : "(시추공 방식을 통해) 우리는 농촌 지역, 특히 강우량이 문제인 곳에서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물을 마련하기 위해 몇 시간씩 걸어가거나 마른 강둑에서 물을 얻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어렵게 얻은 물은 사람들이 빨래하거나 동물들이 소변을 보고 배변한 물로, 전혀 위생적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시추를 통해 끌어올린 물을 쓰게 되면 주민 위생이 개선되고 농업 수확량과 작물 다양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동아프리카뿐만 아니라 최근엔 선진국에서도 가뭄이 빈발하죠?

[기자]

네, 칠레와 이탈리아, 그리고 미국 서부에서 가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칠레의 페뉴엘라스 호수입니다.

이 호수는 발파라이소 지역의 주요 물 공급원 중 하나였는데요.

그러나 지난 10년간 가뭄을 겪으면서 사막으로 변했고, 이 호수에 살던 수천 마리의 잉어는 말라 죽었습니다.

이탈리아 체레솔레 레알레에 위치한 이 인공호수는 한때 관광 명소였는데요,

가뭄이 계속되면서 1920년대의 인공물이 들어날 정도로 말라버렸습니다.

[마우로 더바노/체레솔레 레알레 부시장 : "이대로 계속 비가 안 오면 이 인공호수는 수력발전을 위해 만들었기 때문에 전력생산에 큰 문제가 발생할 것입니다."]

미국 서부지역에서도 기록적인 가뭄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여기에 봄가뭄까지 더해져 상황이 악화될 전망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지난 1월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는 기존 강수량의 10분의 1도 내리지 않았는데, 2월 중순 이후로도 상황이 계속 악화 되고 있습니다.

미 연방 해양대기청은 올 봄의 날씨가 전국적으로 평년보다 덥거나 더 건조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이런 자연재해로 이미 식량 공급이 어려워진 상황인데, 여기에 우크라이나 침공까지 더해지면서 최악의 식량 위기가 우려되고 있죠?

[기자]

네, 국제기구가 세계 식량안보에 중대한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최악의 경우 세계 각국에서 천3백만 명이 넘는 영양실조 환자가 나올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는데요.

지구 온난화로 극단적인 날씨가 더 자주 발생하고 강도도 더 세졌습니다.

유엔 사무총장은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데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아직도 기후 조기 경보 시스템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후 조기 경보 시스템은 홍수나 가뭄, 그리고 폭풍 같은 날씨 정보를 예측해서 사람들이 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인데요.

앞으로 5년 안에 지구촌 모든 사람에게 이 시스템을 지원하려면 15억 달러, 약 1조 8천억 원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자연 재앙에 대한 대응 능력을 키우고 날씨 예측력을 높이기 위해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지구촌돋보기 임민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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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돋보기] 우리가 간과하고 있었던 자연 재앙
    • 입력 2022-03-28 11:00:53
    • 수정2022-03-28 11:07:17
    지구촌뉴스
[앵커]

전 세계가 우크라이나 상황에 신경 쓰느라 놓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환경 재앙, 자연 재앙인데요.

지구촌 곳곳에서 발생하는 재앙이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문제를 더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오늘 지구촌돋보기에서 임민지 기자와 함께 이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임 기자, 동아프리카 국가들이 가뭄으로 인해 최악의 기근을 겪고 있다고요?

[기자]

네, 극심한 기후변화로 인해 장기간 비가 내리지 않아 물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케냐와 마다가스카르 등이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는데요.

이 케냐 여성과 아이들은 물을 가득 채운 통을 머리에 이고 수 킬로미터를 걸어 집으로 돌아갑니다.

빨래 등 집안일을 하고 농장 동물 등에게 줄 물을 마련하기 위해 멀리까지 갔다 와야 하는 건데요.

[할리마 메로/지역 주민 : "여기에서 우리는 물을 길러 집으로 돌아가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요. 강에서 집까지 가는데 거의 2시간이 걸립니다. 그런 다음 우리는 아이들을 위해 요리를 하고 오후 3시에 다시 강으로 돌아갑니다."]

마다가스카르는 계속되는 가뭄에 겹쳐 붉은 모래 바람까지 불고 있습니다.

유엔은 가뭄 상태에서 산림 벌채까지 더해지면서 지역 전체가 먼지를 뒤집어 쓰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물 부족이 심각한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노력이나 국제사회의 지원은 없나요?

[기자]

네, 케냐에서는 정부가 자금을 지원해 시추공을 뚫게 했습니다.

보통 만 3천 달러, 천 6백만 원 정도 든다는데요.

드릴 장비를 이용해 지표 아래 3킬로미터에 있는 지하수에 접근하는 겁니다.

[모세스 스마/지질학자 : "(시추공 방식을 통해) 우리는 농촌 지역, 특히 강우량이 문제인 곳에서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물을 마련하기 위해 몇 시간씩 걸어가거나 마른 강둑에서 물을 얻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어렵게 얻은 물은 사람들이 빨래하거나 동물들이 소변을 보고 배변한 물로, 전혀 위생적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시추를 통해 끌어올린 물을 쓰게 되면 주민 위생이 개선되고 농업 수확량과 작물 다양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동아프리카뿐만 아니라 최근엔 선진국에서도 가뭄이 빈발하죠?

[기자]

네, 칠레와 이탈리아, 그리고 미국 서부에서 가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칠레의 페뉴엘라스 호수입니다.

이 호수는 발파라이소 지역의 주요 물 공급원 중 하나였는데요.

그러나 지난 10년간 가뭄을 겪으면서 사막으로 변했고, 이 호수에 살던 수천 마리의 잉어는 말라 죽었습니다.

이탈리아 체레솔레 레알레에 위치한 이 인공호수는 한때 관광 명소였는데요,

가뭄이 계속되면서 1920년대의 인공물이 들어날 정도로 말라버렸습니다.

[마우로 더바노/체레솔레 레알레 부시장 : "이대로 계속 비가 안 오면 이 인공호수는 수력발전을 위해 만들었기 때문에 전력생산에 큰 문제가 발생할 것입니다."]

미국 서부지역에서도 기록적인 가뭄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여기에 봄가뭄까지 더해져 상황이 악화될 전망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지난 1월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는 기존 강수량의 10분의 1도 내리지 않았는데, 2월 중순 이후로도 상황이 계속 악화 되고 있습니다.

미 연방 해양대기청은 올 봄의 날씨가 전국적으로 평년보다 덥거나 더 건조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이런 자연재해로 이미 식량 공급이 어려워진 상황인데, 여기에 우크라이나 침공까지 더해지면서 최악의 식량 위기가 우려되고 있죠?

[기자]

네, 국제기구가 세계 식량안보에 중대한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최악의 경우 세계 각국에서 천3백만 명이 넘는 영양실조 환자가 나올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는데요.

지구 온난화로 극단적인 날씨가 더 자주 발생하고 강도도 더 세졌습니다.

유엔 사무총장은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데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아직도 기후 조기 경보 시스템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후 조기 경보 시스템은 홍수나 가뭄, 그리고 폭풍 같은 날씨 정보를 예측해서 사람들이 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인데요.

앞으로 5년 안에 지구촌 모든 사람에게 이 시스템을 지원하려면 15억 달러, 약 1조 8천억 원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자연 재앙에 대한 대응 능력을 키우고 날씨 예측력을 높이기 위해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지구촌돋보기 임민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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