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옥수수 대신 밀”…北 식량 전환 성공할까?

입력 2022.04.02 (08:23) 수정 2022.04.02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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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사임 아나운서, 북한 주민들 주식하면 어떤 것들이 떠오르시나요?

글쎄요, 우선 우리처럼 쌀, 그리고 부족한 것은 옥수수와 감자로 채운다, 많은 분들이 이렇게 알고 있지 않을까요?

네, 비교적 최근에 탈북한 탈북민들 얘기를 들어봐도 북한에선 여전히 옥수수와 감자를 주식으로 많이 먹는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지난해 김정은 위원장이 쌀과 밀가루로 주식을 바꾸라고 해서 화제가 됐습니다.

그렇습니다. 북한은 최근 김정은 위원장 지시에 따라 올해 벼와 밀농사를 성공시키기 위해 총력을 다하는 모습인데요.

벌써부터 봄 가뭄이 심한데 풍년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농번기를 앞두고 일손이 바빠진 북한의 협동농장.

쌀을 주로 생산하는 지역에선 모판에 씨를 뿌리는 작업이 한창이다.

황해남도 재령군에선 지난해 가을에 심은 밀이 한 뼘이나 자라있다.

[리성근/황해남도 재령군협동농장 기술원 : "작업반에서는 지난 시기보다 밀 재배면적을 1.5배로 늘렸습니다. 지금 이렇게 겨울을 난 밀들이 파릇파릇 되살고 있지 않습니까?"]

평양의 이 협동농장 근로자들도 밀을 재배하느라 손길이 바쁜 모습.

연신 거름을 줘가며 생착률을 높여가고 있다.

[유철/평양 사동구역협동농장 부원 : "이 겨울날 밀 포기들이 영양이 약하기 때문에 월동 이후 재생하는 시기에 빨리 밀포기들의 영양을 높여줘야 소출을 결정적으로 높입니다."]

북한 매체들도 벼와 함께 밀농사를 많이 지어야 한다며 농장원들을 독려하고 나섰다.

[조선중앙TV : "벼와 밀 소요량을 충족시킬 수 있게 필요한 재배면적을 확보하는 사업을 계획적으로 내밀고 밀 가공 능력을 대폭 늘려야 합니다."]

북한이 지난해 9월 최고인민회의에서 밀 재배를 강조하기 시작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시정연설을 통해 주요 농작물을 벼와 밀로 삼으라고 지시했고.

[조선중앙TV : "논벼와 밭벼 재배면적을 늘리며 밀, 보리 파종 면적을 2배 이상으로 보장하고..."]

석 달 뒤 노동당 전원회의에서는 주민들의 주식을 기존의 쌀과 옥수수에서 쌀과 밀가루로 대체하라고 밝혔다.

[조선중앙TV : "우리 인민의 식생활 문화를 흰 쌀밥과 밀가루 음식 위주로 바꾸는 데로 나라의 농업 생산을 지향시키기 위한 방도적 문제들을 밝히셨습니다."]

옥수수와 감자를 주요 식량작물로 취급하던 북한이 돌연 쌀과 함께 밀가루를 주식으로 삼겠다고 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북한내 옥수수 생산량 감소가 작물 재배 전환을 가져왔을 거라 분석한다.

[권태진/GS&J인스티튜트 원장 : "북한은 과거에 아주 많이 생산했을 적에 핵타르당 뭐 5톤 이상 생산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만, 지금은 대개 한 3톤 내지 4톤 뭐 이 범위 안에 있습니다. 옥수수는 소위 다비성 작물, 비료를 많이 필요로 하는 작물이거든요. 그래서 과거에는 충분한 비료를 사용을 했지만 지금은 비료를 그렇게 많이 지금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면적 대비 생산량이 높은 옥수수.

그러나 옥수수는 반복해 심을 경우 지력을 많이 떨어뜨리기 때문에 비료가 턱 없이 부족한 북한에선 생산량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반면 밀은 옥수수에 비해 비료가 적게 들고 월동 작물이라 이모작이 가능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거란 평가다.

실제로 북한은 밀 이모작을 통해 전체 식량생산을 늘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최명식/함경남도협동농장 작업반장 : "파종 시기가 대체로 9월 말에 해당되는데 이 밀, 보리 심는 시기에는 아예 밤잠을 자지 않고 총동원해서 달구지가 모자라면 등짐을 져서라도 거름을 많이 내고 그 다음에 흑보산(부식토) 비료도 많이 넣습니다."]

[리재일/황해남도협동농장 작업반장 : "앞그루에서 소출 낼 수 있는 밀을 심어서 정말 알찬 결실을 맺었습니다. 이 풍요한 작황을 놓고 봐도 우리 당의 두 벌 농사 정책이 얼마나 정당한가를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한편으론 북한이 주민들의 달라진 식품 소비를 의식해 농업 정책을 변화시켰을 거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권태진/GS&J인스티튜트 원장 : "북한 주민들이 이제는 옥수수를 또 먹기 싫어하는 겁니다. 조금 더 나은 음식을 찾는 거죠. 옥수수를 먹는 대신에 밀가루를 가지고 만든 음식을 먹고 싶어 하는 거죠 그래서 뭐 이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이게 주식을 쌀과 인제 밀가루로 하겠다. 하는 이야기는 주민들이 원하는 식품을 공급하겠다 하는 이런 것과 연계가 되는 것입니다."]

1990년대 중반부터 장마당을 통해 시장경제를 경험한 북한 주민들.

부를 축적한 돈주들이 늘어났고, 식품 분야에서도 다양한 요구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내부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라도 북한의 식품 가공 산업은 발전을 거듭해야 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식품 산업의 경쟁력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생산 과정에 국제인증 제도를 도입했고 자체 상품 개발도 늘려갔다.

현재는 라면, 과자 같은 가공식품들이 다양하게 생산되고 있다.

[리성혁/평양 밀가루가공공장 기사장 : "우리 공장이 전원회의의 관철을 위한 중요한 처소라는 것을 깊이 자각하고 올해에는 밀가루 가공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에 기술혁신 사업을 지향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평양 주민들이 자주 이용한다는 대형 식품관. 이곳에 진열된 제품들만 봐도 다양한 밀가루 제품들이 식탁 위에 오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북한이 선전용으로 촬영한 이 유튜브 영상은 가장 인기 있는 가공식품도 소개하고 있다.

[유튜브‘North Korea Wiew’ : "우리 직장생활 하는 사람들에게는 뭐니 뭐니 해도 이런 즉석국수가 제일 인기가 있습니다."]

[유튜브‘North Korea Wiew’ : "이 즉석국수에서는 김치 맛이 나서 국물도 시원하고..."]

[유튜브‘North Korea Wiew’ : "자장면은 처음 보는 건데 오늘은 이걸로 한 번 먹어보겠습니다."]

그러나 밀가루 생산을 늘리겠다는 북한의 새 농업정책이 성공하기는 어려울 거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먼저 추운 날씨 때문에 북한 대부분의 지역은 밀 이모작이 불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최송죽/협동농장출신 탈북민: "예를 들어서 이제 보리랑 밀은 좀 빨리 추수하지 않습니까? 빨리 추수하고 그 뒤에 남새(채소)를 심으면 심었지. 배추랑 뭐 이런 거로 심으면 심었지, 이모작으로 (밀, 벼를) 다시 짓는 건 못합니다. 만약 심는다 합시다. (날씨 탓에) 잘 여물지도 않습니다. (수확이) 반타작입니다."]

실제로 지난달 중순 북한에는 때 아닌 폭설이 내렸다. 갑작스럽게 떨어진 기온에 여린 밀싹도 냉해를 입고 말았다.

[김정남/농업연구원 부원장/3월 19일 인터뷰 : "지금처럼 3월 중순이 지나서 이렇게 눈, 비가 내리면서 날씨가 차진 현상들은 농사차비를 잘 하는데서 또 가을에 파종한 밀, 보리 생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매우 불리한 기상조건입니다."]

북한 매체들은 과학농사를 강조하며 날씨 탓만 해서는 안된다고 농민들을 독려하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은 없어 보인다.

[고명국/황해북도 농촌경리위원회 : "오늘 내린 눈, 비로 이 논에 파종한 가을 밀, 보리라든가 또 습지대에 파종한 가을 밀, 보리들에서 습해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또 밀 수확량을 늘리려면 질 좋은 비료와 기계 동력이 필수적인데 대북제재와 국경 봉쇄로 수입이 막힌 상황도 북한의 계획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권태진/GS&J인스티튜트 원장 : "밀 수확 시절이 6월 말 내지나 같은 경우에는 7월 초까지 가기 때문에 이렇게 되면 모내기를 해야 되는 시기가 확보되지 않거든요. 그렇게 되면 농기계가 충분히 확보돼야지 이게 인제 가능한데 이런 부분이 인제 북한이 안고 있는 문제라고 보겠지요."]

불과 3년 전만 해도 수십 가지 감자가루 요리를 선보이며 밀가루를 대신하라고 선전했던 북한.

[조선중앙TV : "(이거 뭐 밀가루 꽈배기하고 (비슷한데요?)) 밀가루 꽈배기라는 건 좀 부근부근하지 않습니까? (감자 꽈배기가) 쫄깃쫄깃한 게 맛이 더 좋지 않습니까? (이야 입맛이 참 좋습니다.)"]

옥수수도, 감자도 아닌 돌연 밀가루를 주식으로 삼으라는 김정은 위원장의 공언이 성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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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즈업 북한] “옥수수 대신 밀”…北 식량 전환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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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2-04-02 09:4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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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사임 아나운서, 북한 주민들 주식하면 어떤 것들이 떠오르시나요?

글쎄요, 우선 우리처럼 쌀, 그리고 부족한 것은 옥수수와 감자로 채운다, 많은 분들이 이렇게 알고 있지 않을까요?

네, 비교적 최근에 탈북한 탈북민들 얘기를 들어봐도 북한에선 여전히 옥수수와 감자를 주식으로 많이 먹는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지난해 김정은 위원장이 쌀과 밀가루로 주식을 바꾸라고 해서 화제가 됐습니다.

그렇습니다. 북한은 최근 김정은 위원장 지시에 따라 올해 벼와 밀농사를 성공시키기 위해 총력을 다하는 모습인데요.

벌써부터 봄 가뭄이 심한데 풍년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농번기를 앞두고 일손이 바빠진 북한의 협동농장.

쌀을 주로 생산하는 지역에선 모판에 씨를 뿌리는 작업이 한창이다.

황해남도 재령군에선 지난해 가을에 심은 밀이 한 뼘이나 자라있다.

[리성근/황해남도 재령군협동농장 기술원 : "작업반에서는 지난 시기보다 밀 재배면적을 1.5배로 늘렸습니다. 지금 이렇게 겨울을 난 밀들이 파릇파릇 되살고 있지 않습니까?"]

평양의 이 협동농장 근로자들도 밀을 재배하느라 손길이 바쁜 모습.

연신 거름을 줘가며 생착률을 높여가고 있다.

[유철/평양 사동구역협동농장 부원 : "이 겨울날 밀 포기들이 영양이 약하기 때문에 월동 이후 재생하는 시기에 빨리 밀포기들의 영양을 높여줘야 소출을 결정적으로 높입니다."]

북한 매체들도 벼와 함께 밀농사를 많이 지어야 한다며 농장원들을 독려하고 나섰다.

[조선중앙TV : "벼와 밀 소요량을 충족시킬 수 있게 필요한 재배면적을 확보하는 사업을 계획적으로 내밀고 밀 가공 능력을 대폭 늘려야 합니다."]

북한이 지난해 9월 최고인민회의에서 밀 재배를 강조하기 시작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시정연설을 통해 주요 농작물을 벼와 밀로 삼으라고 지시했고.

[조선중앙TV : "논벼와 밭벼 재배면적을 늘리며 밀, 보리 파종 면적을 2배 이상으로 보장하고..."]

석 달 뒤 노동당 전원회의에서는 주민들의 주식을 기존의 쌀과 옥수수에서 쌀과 밀가루로 대체하라고 밝혔다.

[조선중앙TV : "우리 인민의 식생활 문화를 흰 쌀밥과 밀가루 음식 위주로 바꾸는 데로 나라의 농업 생산을 지향시키기 위한 방도적 문제들을 밝히셨습니다."]

옥수수와 감자를 주요 식량작물로 취급하던 북한이 돌연 쌀과 함께 밀가루를 주식으로 삼겠다고 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북한내 옥수수 생산량 감소가 작물 재배 전환을 가져왔을 거라 분석한다.

[권태진/GS&J인스티튜트 원장 : "북한은 과거에 아주 많이 생산했을 적에 핵타르당 뭐 5톤 이상 생산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만, 지금은 대개 한 3톤 내지 4톤 뭐 이 범위 안에 있습니다. 옥수수는 소위 다비성 작물, 비료를 많이 필요로 하는 작물이거든요. 그래서 과거에는 충분한 비료를 사용을 했지만 지금은 비료를 그렇게 많이 지금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면적 대비 생산량이 높은 옥수수.

그러나 옥수수는 반복해 심을 경우 지력을 많이 떨어뜨리기 때문에 비료가 턱 없이 부족한 북한에선 생산량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반면 밀은 옥수수에 비해 비료가 적게 들고 월동 작물이라 이모작이 가능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거란 평가다.

실제로 북한은 밀 이모작을 통해 전체 식량생산을 늘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최명식/함경남도협동농장 작업반장 : "파종 시기가 대체로 9월 말에 해당되는데 이 밀, 보리 심는 시기에는 아예 밤잠을 자지 않고 총동원해서 달구지가 모자라면 등짐을 져서라도 거름을 많이 내고 그 다음에 흑보산(부식토) 비료도 많이 넣습니다."]

[리재일/황해남도협동농장 작업반장 : "앞그루에서 소출 낼 수 있는 밀을 심어서 정말 알찬 결실을 맺었습니다. 이 풍요한 작황을 놓고 봐도 우리 당의 두 벌 농사 정책이 얼마나 정당한가를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한편으론 북한이 주민들의 달라진 식품 소비를 의식해 농업 정책을 변화시켰을 거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권태진/GS&J인스티튜트 원장 : "북한 주민들이 이제는 옥수수를 또 먹기 싫어하는 겁니다. 조금 더 나은 음식을 찾는 거죠. 옥수수를 먹는 대신에 밀가루를 가지고 만든 음식을 먹고 싶어 하는 거죠 그래서 뭐 이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이게 주식을 쌀과 인제 밀가루로 하겠다. 하는 이야기는 주민들이 원하는 식품을 공급하겠다 하는 이런 것과 연계가 되는 것입니다."]

1990년대 중반부터 장마당을 통해 시장경제를 경험한 북한 주민들.

부를 축적한 돈주들이 늘어났고, 식품 분야에서도 다양한 요구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내부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라도 북한의 식품 가공 산업은 발전을 거듭해야 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식품 산업의 경쟁력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생산 과정에 국제인증 제도를 도입했고 자체 상품 개발도 늘려갔다.

현재는 라면, 과자 같은 가공식품들이 다양하게 생산되고 있다.

[리성혁/평양 밀가루가공공장 기사장 : "우리 공장이 전원회의의 관철을 위한 중요한 처소라는 것을 깊이 자각하고 올해에는 밀가루 가공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에 기술혁신 사업을 지향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평양 주민들이 자주 이용한다는 대형 식품관. 이곳에 진열된 제품들만 봐도 다양한 밀가루 제품들이 식탁 위에 오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북한이 선전용으로 촬영한 이 유튜브 영상은 가장 인기 있는 가공식품도 소개하고 있다.

[유튜브‘North Korea Wiew’ : "우리 직장생활 하는 사람들에게는 뭐니 뭐니 해도 이런 즉석국수가 제일 인기가 있습니다."]

[유튜브‘North Korea Wiew’ : "이 즉석국수에서는 김치 맛이 나서 국물도 시원하고..."]

[유튜브‘North Korea Wiew’ : "자장면은 처음 보는 건데 오늘은 이걸로 한 번 먹어보겠습니다."]

그러나 밀가루 생산을 늘리겠다는 북한의 새 농업정책이 성공하기는 어려울 거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먼저 추운 날씨 때문에 북한 대부분의 지역은 밀 이모작이 불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최송죽/협동농장출신 탈북민: "예를 들어서 이제 보리랑 밀은 좀 빨리 추수하지 않습니까? 빨리 추수하고 그 뒤에 남새(채소)를 심으면 심었지. 배추랑 뭐 이런 거로 심으면 심었지, 이모작으로 (밀, 벼를) 다시 짓는 건 못합니다. 만약 심는다 합시다. (날씨 탓에) 잘 여물지도 않습니다. (수확이) 반타작입니다."]

실제로 지난달 중순 북한에는 때 아닌 폭설이 내렸다. 갑작스럽게 떨어진 기온에 여린 밀싹도 냉해를 입고 말았다.

[김정남/농업연구원 부원장/3월 19일 인터뷰 : "지금처럼 3월 중순이 지나서 이렇게 눈, 비가 내리면서 날씨가 차진 현상들은 농사차비를 잘 하는데서 또 가을에 파종한 밀, 보리 생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매우 불리한 기상조건입니다."]

북한 매체들은 과학농사를 강조하며 날씨 탓만 해서는 안된다고 농민들을 독려하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은 없어 보인다.

[고명국/황해북도 농촌경리위원회 : "오늘 내린 눈, 비로 이 논에 파종한 가을 밀, 보리라든가 또 습지대에 파종한 가을 밀, 보리들에서 습해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또 밀 수확량을 늘리려면 질 좋은 비료와 기계 동력이 필수적인데 대북제재와 국경 봉쇄로 수입이 막힌 상황도 북한의 계획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권태진/GS&J인스티튜트 원장 : "밀 수확 시절이 6월 말 내지나 같은 경우에는 7월 초까지 가기 때문에 이렇게 되면 모내기를 해야 되는 시기가 확보되지 않거든요. 그렇게 되면 농기계가 충분히 확보돼야지 이게 인제 가능한데 이런 부분이 인제 북한이 안고 있는 문제라고 보겠지요."]

불과 3년 전만 해도 수십 가지 감자가루 요리를 선보이며 밀가루를 대신하라고 선전했던 북한.

[조선중앙TV : "(이거 뭐 밀가루 꽈배기하고 (비슷한데요?)) 밀가루 꽈배기라는 건 좀 부근부근하지 않습니까? (감자 꽈배기가) 쫄깃쫄깃한 게 맛이 더 좋지 않습니까? (이야 입맛이 참 좋습니다.)"]

옥수수도, 감자도 아닌 돌연 밀가루를 주식으로 삼으라는 김정은 위원장의 공언이 성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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