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증거인멸 정황 파악

입력 2022.04.12 (06:08) 수정 2022.04.12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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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붕괴 사고가 난 이후 공사현장의 본사인 삼표산업은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삼표산업 측이 증거를 인멸하려 했던 정황을 파악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김준범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사고 당일, 삼표산업은 이종신 대표이사 명의로 입장문을 냅니다.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재발 방지에 힘쓰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 조사결과 실상은 달랐습니다.

사고 당일 이 대표는 현장소장 최 모 씨와 통화합니다.

붕괴 원인을 '슬러지'가 아닌 날씨 탓으로 돌리자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다른 직원들에게도 진술 방향을 교육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날씨가 풀려 흙이 해동된 게 붕괴원인이었음을 강조한건데, 실제 현장소장은 현장 직원들에게 붕괴 원인은 날씨 탓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슬러지'를 원인으로 지목하는 보도가 잇따르자 이 대표는 다시 나섭니다.

이번엔 '슬러지'가 아니라 다른 제품용 토사를 쌓아둔 것으로 하자, 쌓아둔 기간도 절반으로 줄여서 말하자 라고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규모 '슬러지'를 고의로 방치한 게 아니라고 해야 회사의 책임을 덜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지시를 한 것으로 고용부는 보고 있습니다.

KBS는 두 당사자에게 입장을 물었는데 서로 다른 해명을 내놨습니다.

[이종신/삼표산업 대표이사 : "그런 기억이 없는데, 이런저런 통화를 했는데 정확하게 워딩을 잘 모르겠어요."]

[최○○/삼표산업 양주 현장소장 : "대표이사는 우리가 합법적으로 복구토용으로 쌓아뒀다는 걸 얘기를 해라, 그렇게 진술해라."]

고용부의 압수수색이 임박해 삼표산업 본사는 전산 자료를 다수 삭제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KBS는 이 대표에게 증거인멸 지시 여부에 대해 거듭 질의했지만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삼표산업은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고 있고 허위 진술을 강요하거나 유도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수사 대상자의 정당한 방어권은 충분히 보장돼야 하며 앞으로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조만간 현장소장 최 모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입니다.

또, 증거인멸 혐의 적용도 가능한지 법리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이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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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용부, 증거인멸 정황 파악
    • 입력 2022-04-12 06:08:09
    • 수정2022-04-12 06: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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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붕괴 사고가 난 이후 공사현장의 본사인 삼표산업은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삼표산업 측이 증거를 인멸하려 했던 정황을 파악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김준범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사고 당일, 삼표산업은 이종신 대표이사 명의로 입장문을 냅니다.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재발 방지에 힘쓰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 조사결과 실상은 달랐습니다.

사고 당일 이 대표는 현장소장 최 모 씨와 통화합니다.

붕괴 원인을 '슬러지'가 아닌 날씨 탓으로 돌리자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다른 직원들에게도 진술 방향을 교육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날씨가 풀려 흙이 해동된 게 붕괴원인이었음을 강조한건데, 실제 현장소장은 현장 직원들에게 붕괴 원인은 날씨 탓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슬러지'를 원인으로 지목하는 보도가 잇따르자 이 대표는 다시 나섭니다.

이번엔 '슬러지'가 아니라 다른 제품용 토사를 쌓아둔 것으로 하자, 쌓아둔 기간도 절반으로 줄여서 말하자 라고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규모 '슬러지'를 고의로 방치한 게 아니라고 해야 회사의 책임을 덜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지시를 한 것으로 고용부는 보고 있습니다.

KBS는 두 당사자에게 입장을 물었는데 서로 다른 해명을 내놨습니다.

[이종신/삼표산업 대표이사 : "그런 기억이 없는데, 이런저런 통화를 했는데 정확하게 워딩을 잘 모르겠어요."]

[최○○/삼표산업 양주 현장소장 : "대표이사는 우리가 합법적으로 복구토용으로 쌓아뒀다는 걸 얘기를 해라, 그렇게 진술해라."]

고용부의 압수수색이 임박해 삼표산업 본사는 전산 자료를 다수 삭제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KBS는 이 대표에게 증거인멸 지시 여부에 대해 거듭 질의했지만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삼표산업은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고 있고 허위 진술을 강요하거나 유도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수사 대상자의 정당한 방어권은 충분히 보장돼야 하며 앞으로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조만간 현장소장 최 모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입니다.

또, 증거인멸 혐의 적용도 가능한지 법리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이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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