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용 발판은, 발로 차야?”…외면받는 저상버스

입력 2022.04.20 (19:24) 수정 2022.04.20 (22:2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장애인 인구 200만 시대.

각 자치단체마다 장애인 편의시설 확충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저상버스도 대폭 확대되고 있는데, 일부 지역에선 저상버스가 장애인들의 외면을 받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 김태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저상버스에서 휠체어를 싣는 발판이 펴집니다.

버스가 출발하려 하지만, 발판이 들어가질 않습니다.

["발로 한 번 차 주실래요?"]

결국, 승객들이 발로 차서 밀어 넣습니다.

곧 버스가 출발했지만 휠체어는 계속 흔들립니다.

바퀴를 고정할 장치가 있어도 무용지물입니다.

공간이 좁다 보니 전동 휠체어가 제대로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정표/지체장애인 : "(버스를) 그냥 안 타요. 차를 타려고 하면 차가 고장이 난단 말이에요. 그럴 경우에 참 미안해요."]

또 다른 저상버습니다.

발판은 정상적으로 작동했지만, 휠체어를 고정하는 게 또 문젭니다.

운전 기사도 버스 운전 경력이 3년이나 되지만 휠체어 고정 작업은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다시 출발하는 데만 10분이 걸립니다.

[저상버스 운전기사/음성변조 : "교육을 안 받은 거죠. 실질적으로 버스 기사들이 원래는 교육을 받아야 맞는 거예요."]

춘천시의 경우, 시내버스 109대 가운데 103대가 휠체어용 저상버스로, 162억 원이나 들어갔습니다.

그럼에도 장애인들은 저상버스를 외면하기 일쑵니다.

[정기봉/춘천시지체장애인협회장 : "(저상버스를) 타고 내릴 때 눈치가 보이니까 이용할 수가 없습니다."]

춘천시는 저상버스 확충에 치중하다 보니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며, 버스 기사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태희입니다.

촬영기자:최혁환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휠체어용 발판은, 발로 차야?”…외면받는 저상버스
    • 입력 2022-04-20 19:24:36
    • 수정2022-04-20 22:22:49
    뉴스 7
[앵커]

장애인 인구 200만 시대.

각 자치단체마다 장애인 편의시설 확충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저상버스도 대폭 확대되고 있는데, 일부 지역에선 저상버스가 장애인들의 외면을 받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 김태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저상버스에서 휠체어를 싣는 발판이 펴집니다.

버스가 출발하려 하지만, 발판이 들어가질 않습니다.

["발로 한 번 차 주실래요?"]

결국, 승객들이 발로 차서 밀어 넣습니다.

곧 버스가 출발했지만 휠체어는 계속 흔들립니다.

바퀴를 고정할 장치가 있어도 무용지물입니다.

공간이 좁다 보니 전동 휠체어가 제대로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정표/지체장애인 : "(버스를) 그냥 안 타요. 차를 타려고 하면 차가 고장이 난단 말이에요. 그럴 경우에 참 미안해요."]

또 다른 저상버습니다.

발판은 정상적으로 작동했지만, 휠체어를 고정하는 게 또 문젭니다.

운전 기사도 버스 운전 경력이 3년이나 되지만 휠체어 고정 작업은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다시 출발하는 데만 10분이 걸립니다.

[저상버스 운전기사/음성변조 : "교육을 안 받은 거죠. 실질적으로 버스 기사들이 원래는 교육을 받아야 맞는 거예요."]

춘천시의 경우, 시내버스 109대 가운데 103대가 휠체어용 저상버스로, 162억 원이나 들어갔습니다.

그럼에도 장애인들은 저상버스를 외면하기 일쑵니다.

[정기봉/춘천시지체장애인협회장 : "(저상버스를) 타고 내릴 때 눈치가 보이니까 이용할 수가 없습니다."]

춘천시는 저상버스 확충에 치중하다 보니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며, 버스 기사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태희입니다.

촬영기자:최혁환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