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가혹행위’ 피해 병사 “군 간부 알고도 농담만”

입력 2022.04.27 (19:18) 수정 2022.04.27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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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연평 부대에서 선임 병사들이 후임병을 때리고, 성 학대까지 했단 의혹, 엊그제 전해드렸는데요.

KBS 취재진이 피해 병사를 만났습니다.

군 간부는 피해 사실을 알고도 농담만 했고, 신고 뒤에는, 또 다른 고통까지 겪어야 했다 말했습니다.

김성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중순부터 해병대 연평부대에서 선임 병사들에게 구타 등 가혹 행위를 당한 일병 A 씨.

가해 병사 지시로 억지로 춤추고 있는 A 씨를 보고도, 부대 간부가 제지하긴커녕 농담을 했다고 KBS 취재진을 만나 털어놨습니다.

[피해 일병/음성변조 : "간부님들은 뭔가 다 아시는데, 가해자한테 곧 팔려가겠네 웃으면서, 장난치고, 제가 말할 곳이 없어가지고."]

부대 내부에서 알고도 묵인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드는 대목입니다.

말 못 할 고통 속에 가혹 행위는 더 거세졌다고 합니다.

강제로 체모를 깎는 등의 성 학대로 이어졌습니다.

[피해 일병/음성변조 : "샤워실 가서 바리캉으로 두 분이서 웃으면서 밀어보자고. 저항할 수 없는 분이니까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라고 했습니다.) 그걸 두 번 밀었거든요."]

후유증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과 우울증 등을 진단받은 A 씨.

병가를 나온 A 씨에게 걸려 온 가해 병사 부모의 전화는, 또 다른 상처가 됐다고 합니다.

[피해 일병/음성변조 : "자기 아들이 합의 하에 했다고. 한숨 쉬면서 저희 아들은 그런 애가 아닌데..."]

A 씨는 병가가 끝나는 대로, 가해 병사들이 있는 연평도로 돌아가는 상황.

해병대 측은 사건을 안 직후부터 피해·가해 병사를 분리 조치했다며,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연평 부대를 포함한 해병대 전체 병영 문화 진단을 추진하겠다고 했습니다.

A 씨 측은 이르면 이번 주 중, 해군 검찰단에 가해 병사들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김성숩니다.

촬영기자:송혜성/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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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병대 가혹행위’ 피해 병사 “군 간부 알고도 농담만”
    • 입력 2022-04-27 19:18:10
    • 수정2022-04-27 19:3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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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연평 부대에서 선임 병사들이 후임병을 때리고, 성 학대까지 했단 의혹, 엊그제 전해드렸는데요.

KBS 취재진이 피해 병사를 만났습니다.

군 간부는 피해 사실을 알고도 농담만 했고, 신고 뒤에는, 또 다른 고통까지 겪어야 했다 말했습니다.

김성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중순부터 해병대 연평부대에서 선임 병사들에게 구타 등 가혹 행위를 당한 일병 A 씨.

가해 병사 지시로 억지로 춤추고 있는 A 씨를 보고도, 부대 간부가 제지하긴커녕 농담을 했다고 KBS 취재진을 만나 털어놨습니다.

[피해 일병/음성변조 : "간부님들은 뭔가 다 아시는데, 가해자한테 곧 팔려가겠네 웃으면서, 장난치고, 제가 말할 곳이 없어가지고."]

부대 내부에서 알고도 묵인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드는 대목입니다.

말 못 할 고통 속에 가혹 행위는 더 거세졌다고 합니다.

강제로 체모를 깎는 등의 성 학대로 이어졌습니다.

[피해 일병/음성변조 : "샤워실 가서 바리캉으로 두 분이서 웃으면서 밀어보자고. 저항할 수 없는 분이니까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라고 했습니다.) 그걸 두 번 밀었거든요."]

후유증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과 우울증 등을 진단받은 A 씨.

병가를 나온 A 씨에게 걸려 온 가해 병사 부모의 전화는, 또 다른 상처가 됐다고 합니다.

[피해 일병/음성변조 : "자기 아들이 합의 하에 했다고. 한숨 쉬면서 저희 아들은 그런 애가 아닌데..."]

A 씨는 병가가 끝나는 대로, 가해 병사들이 있는 연평도로 돌아가는 상황.

해병대 측은 사건을 안 직후부터 피해·가해 병사를 분리 조치했다며,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연평 부대를 포함한 해병대 전체 병영 문화 진단을 추진하겠다고 했습니다.

A 씨 측은 이르면 이번 주 중, 해군 검찰단에 가해 병사들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김성숩니다.

촬영기자:송혜성/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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