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맞은 LA 폭동…“인종 차별·증오 해소해야”

입력 2022.04.30 (21:19) 수정 2022.04.30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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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992년 4월 2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한인 타운의 모습입니다.

당초 발단이 된 사건은 미국 사회의 고질적인 흑백 갈등이었습니다.

로드니 킹이라는 이름의 흑인 청년을 백인 경찰관이 무차별 폭행했는데, 무죄 평결을 받았고, 그래서 분노한 흑인들이 시위를 벌이다 한인 타운까지 몰려왔던 겁니다.

한인 업소 2천 8백여 곳이 피해를 입은 이른바 'LA 폭동' 사건입니다.

올해로 30년이 됐습니다.

로스앤젤레스 한인들과 시민들이 30년을 맞아서 그때의 상처를 되짚어보고 화합을 이야기했습니다.

이영현 특파원이 전하겠습니다.

[리포트]

벽화 속 주인공은 흑인 밀집 지역 주류 판매점 주인인 한인 부부와 흑인 직원입니다.

LA 폭동 당시 피해자로, 또 폭력조직원으로 만나 30년 동안 이어진 이들의 믿음과 우정이 이번에 벽화로 제작됐습니다.

[스티브 강/한인민주당협회장 : "1992년 LA 폭동 당시 불에 타 사라진 건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벽화를 통해 30년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힐링의 메시지로 모두에게 전달하려고 합니다."]

벽화를 공개하는 작은 행사지만 참석자들이 전한 의미는 컸습니다.

[메릴린 스트릭랜드/워싱턴주 연방 하원의원 : "우리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생각하지 말고, 우리가 가진 공통점에 대해 생각하세요. 저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인 것이, 한국계 미국인 여성인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30년 전 폭동이 처음 시작됐던 그 거리, 그 자리에선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다짐이 이어졌습니다.

[로라 킹/1992년 폭행 피해 '로드니 킹' 딸 : "사이좋게 지내는 건 우리에게 굉장히 쉬운 일입니다. 우리 모두 퍼즐 조각처럼 여기 있죠. 여러분이 없고 제가 없다면 퍼즐은 완벽히 맞춰질 수 없습니다."]

한 세대가 지난 시점, 이제 4월 29일은 폭동의 상처와 교훈만을 기억하는 과거의 날이 아닌 인종 간 연대와 화합을 위한 미래를 위한 날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킴벌리/LA 고등학생 : "저는 언제나 역사는 지금 이 순간이라고 말합니다."]

[사라 조/LA 시민 : "4월 29일은 아픔이 많이 있는 날이지만 희망이 있는 날로 생각하고 있어요"]

폭동이 벌어졌던 그 날마다 30년째 이어져 온 다양한 치유의 자리를 미국 사회는 이제 인종 차별과 증오 범죄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처방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KBS 뉴스 이영현입니다.

영상편집:고응용/그래픽:노경일/자료조사:안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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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년 맞은 LA 폭동…“인종 차별·증오 해소해야”
    • 입력 2022-04-30 21:19:43
    • 수정2022-04-30 22:25:38
    뉴스 9
[앵커]

1992년 4월 2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한인 타운의 모습입니다.

당초 발단이 된 사건은 미국 사회의 고질적인 흑백 갈등이었습니다.

로드니 킹이라는 이름의 흑인 청년을 백인 경찰관이 무차별 폭행했는데, 무죄 평결을 받았고, 그래서 분노한 흑인들이 시위를 벌이다 한인 타운까지 몰려왔던 겁니다.

한인 업소 2천 8백여 곳이 피해를 입은 이른바 'LA 폭동' 사건입니다.

올해로 30년이 됐습니다.

로스앤젤레스 한인들과 시민들이 30년을 맞아서 그때의 상처를 되짚어보고 화합을 이야기했습니다.

이영현 특파원이 전하겠습니다.

[리포트]

벽화 속 주인공은 흑인 밀집 지역 주류 판매점 주인인 한인 부부와 흑인 직원입니다.

LA 폭동 당시 피해자로, 또 폭력조직원으로 만나 30년 동안 이어진 이들의 믿음과 우정이 이번에 벽화로 제작됐습니다.

[스티브 강/한인민주당협회장 : "1992년 LA 폭동 당시 불에 타 사라진 건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벽화를 통해 30년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힐링의 메시지로 모두에게 전달하려고 합니다."]

벽화를 공개하는 작은 행사지만 참석자들이 전한 의미는 컸습니다.

[메릴린 스트릭랜드/워싱턴주 연방 하원의원 : "우리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생각하지 말고, 우리가 가진 공통점에 대해 생각하세요. 저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인 것이, 한국계 미국인 여성인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30년 전 폭동이 처음 시작됐던 그 거리, 그 자리에선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다짐이 이어졌습니다.

[로라 킹/1992년 폭행 피해 '로드니 킹' 딸 : "사이좋게 지내는 건 우리에게 굉장히 쉬운 일입니다. 우리 모두 퍼즐 조각처럼 여기 있죠. 여러분이 없고 제가 없다면 퍼즐은 완벽히 맞춰질 수 없습니다."]

한 세대가 지난 시점, 이제 4월 29일은 폭동의 상처와 교훈만을 기억하는 과거의 날이 아닌 인종 간 연대와 화합을 위한 미래를 위한 날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킴벌리/LA 고등학생 : "저는 언제나 역사는 지금 이 순간이라고 말합니다."]

[사라 조/LA 시민 : "4월 29일은 아픔이 많이 있는 날이지만 희망이 있는 날로 생각하고 있어요"]

폭동이 벌어졌던 그 날마다 30년째 이어져 온 다양한 치유의 자리를 미국 사회는 이제 인종 차별과 증오 범죄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처방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KBS 뉴스 이영현입니다.

영상편집:고응용/그래픽:노경일/자료조사:안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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