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과 저항 넘어…” 한일 관계 최악 속 ‘우토로’ 평화기념관 개관

입력 2022.04.30 (21:30) 수정 2022.04.30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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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 우토로 마을을 아십니까?

일제 강점기 일본 비행장 건설에 동원됐던 조선인들이 터를 잡은 곳인데요.

이 우토로 마을에 ​그들의 아픈 역사를 기록한 특별한 공간이 문을 열었습니다.

최악의 한일관계 속에서 양국 시민들이 이뤄낸 뜻깊은 성관데요.

지종익 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군용차량이 즐비하게 늘어선 자위대 주둔지.

2차대전 당시 일본의 비행장 건설에 조선인들이 투입됐던 곳입니다.

담장 너머로 그 후손들의 보금자리를 짓는 공사가 한창이고,

바로 옆엔 우토로 조선인 마을의 역사를 기록한 공간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아리랑~"]

빈곤과 차별을 견디며 마을을 일궈온 한 명 한 명의 얼굴과 사연이 곳곳에 가득합니다.

[서광수/재일교포2세/우토로 거주 : "행정에서는 아무 것도 안해줬어요.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마실 물은 어떻게 구하셨나요?) 펌프를 직접 만들어서 지하수로 해결했죠."]

80년대 일본인들이 나섰던 우토로 마을 수도 만들기 기록부터 모금 운동에 사용한 통장들, 강제 퇴거 소송에 저항한 발자취까지...

아픔을 넘어 연대와 화합의 의미를 담았습니다.

우리 정부의 지원으로 매입한 토지에 교토 우지시가 시영주택을 만든 데 이어, 조선인 마을 기념관까지.

최악의 한일관계 속에서 두 나라의 평범한 시민들이 이뤄낸 값진 성과입니다.

[다가와 아키코/우토로평화기념관장 : "가장 봐줬으면 했던 사람들이 지금은 안계신다는 게 정말 유감스럽습니다. 힘이 부족해서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고 말았습니다."]

마을 주거환경개선사업으로 옛 모습은 대부분 사라지지만 조선인들이 처음 함께 지냈던 노동자 숙소는 역사의 기록으로 남겨뒀습니다.

우토로 마을은 조선인 차별을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에서, 한일 시민의 연대를 보여주는 곳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이제는 옛 흔적들을 어떻게 기억해 나갈 것인지가 숙제로 남게 됐습니다.

교토 우토로마을에서 KBS 뉴스 지종익입니다.

촬영:안병욱/영상편집:고응용/자료조사:안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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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픔과 저항 넘어…” 한일 관계 최악 속 ‘우토로’ 평화기념관 개관
    • 입력 2022-04-30 21:30:57
    • 수정2022-04-30 22:25:38
    뉴스 9
[앵커]

일본 우토로 마을을 아십니까?

일제 강점기 일본 비행장 건설에 동원됐던 조선인들이 터를 잡은 곳인데요.

이 우토로 마을에 ​그들의 아픈 역사를 기록한 특별한 공간이 문을 열었습니다.

최악의 한일관계 속에서 양국 시민들이 이뤄낸 뜻깊은 성관데요.

지종익 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군용차량이 즐비하게 늘어선 자위대 주둔지.

2차대전 당시 일본의 비행장 건설에 조선인들이 투입됐던 곳입니다.

담장 너머로 그 후손들의 보금자리를 짓는 공사가 한창이고,

바로 옆엔 우토로 조선인 마을의 역사를 기록한 공간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아리랑~"]

빈곤과 차별을 견디며 마을을 일궈온 한 명 한 명의 얼굴과 사연이 곳곳에 가득합니다.

[서광수/재일교포2세/우토로 거주 : "행정에서는 아무 것도 안해줬어요.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마실 물은 어떻게 구하셨나요?) 펌프를 직접 만들어서 지하수로 해결했죠."]

80년대 일본인들이 나섰던 우토로 마을 수도 만들기 기록부터 모금 운동에 사용한 통장들, 강제 퇴거 소송에 저항한 발자취까지...

아픔을 넘어 연대와 화합의 의미를 담았습니다.

우리 정부의 지원으로 매입한 토지에 교토 우지시가 시영주택을 만든 데 이어, 조선인 마을 기념관까지.

최악의 한일관계 속에서 두 나라의 평범한 시민들이 이뤄낸 값진 성과입니다.

[다가와 아키코/우토로평화기념관장 : "가장 봐줬으면 했던 사람들이 지금은 안계신다는 게 정말 유감스럽습니다. 힘이 부족해서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고 말았습니다."]

마을 주거환경개선사업으로 옛 모습은 대부분 사라지지만 조선인들이 처음 함께 지냈던 노동자 숙소는 역사의 기록으로 남겨뒀습니다.

우토로 마을은 조선인 차별을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에서, 한일 시민의 연대를 보여주는 곳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이제는 옛 흔적들을 어떻게 기억해 나갈 것인지가 숙제로 남게 됐습니다.

교토 우토로마을에서 KBS 뉴스 지종익입니다.

촬영:안병욱/영상편집:고응용/자료조사:안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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