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K] 전통시장은 비닐봉지와 전쟁 중

입력 2022.05.02 (19:28) 수정 2022.05.02 (19:5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무언가를 사는 순간 제품과 함께 손에 들어오는 것.

바로 비닐입니다.

장바구니가 생활화되고 비닐 사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여전히 비닐이 흔하게 쓰이는 곳이 있는데요,

전통시장입니다.

[모아름드리/전주환경단체 '프리데코' : "재래시장에서 장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 항상 '비닐봉지를 너무 많이 쓴다' 였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재래시장은 규제 대상에 들어가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거를 조금 문화를 바꿔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캠페인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전통시장의 풍경입니다.

장바구니를 든 시민들도 일부 눈에 띄지만 대부분 빈손으로 장을 보러옵니다.

비닐을 가게에서 제공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물건을 담아갈 수 없는 겁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전주시 환경단체 프리데코입니다. 저희는 오늘 시장에서 비닐 실태조사를 하기 위해서 전주 남부시장에 찾아왔는데요. 오늘 이 다회용기로 얼마나 시장을 볼 수 있을지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같이 가볼까요? 고고"]

이달 초, 환경모임 프리데코는 남부시장에서 한 가지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물건을 구입하면서 비닐을 거절하고 다회용기를 내밀어 본 겁니다.

대부분 상인들은 반기는 분위기였습니다.

[모아름드리/전주환경단체 '프리데코' : "저희가 열 군데 조금 넘게 상인분들 인터뷰를 다녔는데 다들 비닐봉지를 사용하지 않는 걸 굉장히 찬성하셨고…. 다만 본인들도 비닐봉지를 주고 싶지 않은데 손님들이 장바구니를 가져오지 않으니까 어쩔 수 없이 주게 된다는 답변이 좀 많으셨어요."]

결국, 비닐을 줄이기 위해선 소비자들의 행동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는 겁니다.

지난주, 이들은 다시 남부시장을 찾아 소비자들의 인식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많은 사람이 비닐이 썩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장바구니를 깜빡 잊거나 습관적으로, 또 편리하다는 이유로 비닐을 사용한다는데요.

오늘, 잠깐 사용한 이 비닐이 땅과 하천을 오염시키는 건 물론 바다생물의 목숨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설명에 선뜻 동참을 약속합니다.

["나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겠습니다."]

[석원옥/전주시 태평동 : "비닐이 그렇게 몇십 년 동안 안 썩는다는데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은 젊은 사람들을 위해 아껴줘야죠."]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따른 법률'에 따라 지난 2019년부터 3천 제곱미터 이상의 대규모 상점이나 165 제곱미터 이상의 슈퍼마켓에서는 비닐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올해부터는 편의점과 제과점 등 소규모 상점에서도 비닐 사용이 금지됐지만 아직 전통시장 내 점포는 규제 대상이 아닌데요.

환경 활동가들은 전국의 전통시장에서 해마다 수십 억 장의 비닐봉지가 사용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모아름드리/전주환경단체 '프리데코' : "남부시장에 대략 120개의 점포가 있다고 가정을 했을 때 한 점포당 한 달에 2천 개를 쓴다고 가정을 하면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연간) 60억 개 비닐을 쓰게 되는 셈이란 말이에요. 그래서 이런 사용을 조금 줄이고자 시장 이용객분들이 좀 장바구니를 챙겨서 오면 어떨까 해서…."]

전통시장에선 포장되지 않은 농산물을 많이 팔기 때문에 비닐이 많이 쓰이기도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비닐을 거의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전미령 씨는 전통시장에 갈 때마다 장바구니와 함께 작은 주머니들을 챙깁니다.

[전미령/전주시 송천동 : "마트에 가면 원치 않는 비닐까지 사 가지고 오는 기분이어서 이걸 챙겨가면 비닐을 하나도 사용하지 않고 장을 볼 수 있어서 챙겨가는 거예요."]

사려는 물건을 미리 정하고 물건의 종류와 개수에 맞춰 따로 담아올 용기를 준비하면 단 한 장의 비닐도 쓰지 않을 수 있다는 겁니다.

["통 거기다가 넣어드릴까요? 우주가 행복하겠네."]

["애국자들이다. 얼마나 좋냐. 이렇게 하면 쓰레기가 안 나와. 진짜…."]

지금처럼 비닐봉지를 계속 사용하면 전 세계가 비닐로 뒤덮일 거란 전망도 있습니다.

비닐 한 장을 만드는 시간 5초.

비닐 한 장을 사용하는 시간 평균 25분.

그리고 비닐이 썩는 기간 500년 이상.

잠깐의 편리함을 위해 우리는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할지도 모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환경K] 전통시장은 비닐봉지와 전쟁 중
    • 입력 2022-05-02 19:28:01
    • 수정2022-05-02 19:53:50
    뉴스7(전주)
무언가를 사는 순간 제품과 함께 손에 들어오는 것.

바로 비닐입니다.

장바구니가 생활화되고 비닐 사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여전히 비닐이 흔하게 쓰이는 곳이 있는데요,

전통시장입니다.

[모아름드리/전주환경단체 '프리데코' : "재래시장에서 장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 항상 '비닐봉지를 너무 많이 쓴다' 였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재래시장은 규제 대상에 들어가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거를 조금 문화를 바꿔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캠페인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전통시장의 풍경입니다.

장바구니를 든 시민들도 일부 눈에 띄지만 대부분 빈손으로 장을 보러옵니다.

비닐을 가게에서 제공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물건을 담아갈 수 없는 겁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전주시 환경단체 프리데코입니다. 저희는 오늘 시장에서 비닐 실태조사를 하기 위해서 전주 남부시장에 찾아왔는데요. 오늘 이 다회용기로 얼마나 시장을 볼 수 있을지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같이 가볼까요? 고고"]

이달 초, 환경모임 프리데코는 남부시장에서 한 가지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물건을 구입하면서 비닐을 거절하고 다회용기를 내밀어 본 겁니다.

대부분 상인들은 반기는 분위기였습니다.

[모아름드리/전주환경단체 '프리데코' : "저희가 열 군데 조금 넘게 상인분들 인터뷰를 다녔는데 다들 비닐봉지를 사용하지 않는 걸 굉장히 찬성하셨고…. 다만 본인들도 비닐봉지를 주고 싶지 않은데 손님들이 장바구니를 가져오지 않으니까 어쩔 수 없이 주게 된다는 답변이 좀 많으셨어요."]

결국, 비닐을 줄이기 위해선 소비자들의 행동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는 겁니다.

지난주, 이들은 다시 남부시장을 찾아 소비자들의 인식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많은 사람이 비닐이 썩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장바구니를 깜빡 잊거나 습관적으로, 또 편리하다는 이유로 비닐을 사용한다는데요.

오늘, 잠깐 사용한 이 비닐이 땅과 하천을 오염시키는 건 물론 바다생물의 목숨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설명에 선뜻 동참을 약속합니다.

["나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겠습니다."]

[석원옥/전주시 태평동 : "비닐이 그렇게 몇십 년 동안 안 썩는다는데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은 젊은 사람들을 위해 아껴줘야죠."]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따른 법률'에 따라 지난 2019년부터 3천 제곱미터 이상의 대규모 상점이나 165 제곱미터 이상의 슈퍼마켓에서는 비닐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올해부터는 편의점과 제과점 등 소규모 상점에서도 비닐 사용이 금지됐지만 아직 전통시장 내 점포는 규제 대상이 아닌데요.

환경 활동가들은 전국의 전통시장에서 해마다 수십 억 장의 비닐봉지가 사용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모아름드리/전주환경단체 '프리데코' : "남부시장에 대략 120개의 점포가 있다고 가정을 했을 때 한 점포당 한 달에 2천 개를 쓴다고 가정을 하면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연간) 60억 개 비닐을 쓰게 되는 셈이란 말이에요. 그래서 이런 사용을 조금 줄이고자 시장 이용객분들이 좀 장바구니를 챙겨서 오면 어떨까 해서…."]

전통시장에선 포장되지 않은 농산물을 많이 팔기 때문에 비닐이 많이 쓰이기도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비닐을 거의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전미령 씨는 전통시장에 갈 때마다 장바구니와 함께 작은 주머니들을 챙깁니다.

[전미령/전주시 송천동 : "마트에 가면 원치 않는 비닐까지 사 가지고 오는 기분이어서 이걸 챙겨가면 비닐을 하나도 사용하지 않고 장을 볼 수 있어서 챙겨가는 거예요."]

사려는 물건을 미리 정하고 물건의 종류와 개수에 맞춰 따로 담아올 용기를 준비하면 단 한 장의 비닐도 쓰지 않을 수 있다는 겁니다.

["통 거기다가 넣어드릴까요? 우주가 행복하겠네."]

["애국자들이다. 얼마나 좋냐. 이렇게 하면 쓰레기가 안 나와. 진짜…."]

지금처럼 비닐봉지를 계속 사용하면 전 세계가 비닐로 뒤덮일 거란 전망도 있습니다.

비닐 한 장을 만드는 시간 5초.

비닐 한 장을 사용하는 시간 평균 25분.

그리고 비닐이 썩는 기간 500년 이상.

잠깐의 편리함을 위해 우리는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할지도 모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전주-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