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애경’ 빠진 조정위 연장…참사 해결 난항

입력 2022.05.06 (21:34) 수정 2022.05.06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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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직 배구선수, 그리고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인 안은주 씨의 글씨입니다.

2019년, 두 번째 폐 이식 수술 뒤 말을 할 수 없어 손으로 남긴 겁니다.

이런 고통의 시간을 10년 넘게 견뎌왔지만, 제대로 사과도 배상도 받지 못한 채 며칠 전, 세상을 떠났습니다.

지금까지 1,774명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숨졌다고 환경부에 신고했는데 피해자 구제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옥시와 애경이 조정안을 거부하더니 아예 조정위에서 빠지기로 한 겁니다.

먼저, 이정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옥시와 애경은 국회 청문회에서도 조정안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박동석/옥시레킷벤키저 한국 대표 : "폐 질환 1, 2단계 피해에 대해서는 거의 대부분의 배상에 대해서 우리 회사가 책임을 져 왔습니다."]

[채동석/애경산업 대표 : "종국성에 대한 전혀 그런 거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으셨어요."]

그동안 조정위 활동 연장 논의에도 계속 불참했던 옥시와 애경, 결국 조정위에서 빠지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조정위는 피해자 단체와 나머지 7개 기업만으로 활동을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이대로 끝날 경우 피해 구제 협의체를 다시 구성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그동안 두 달씩 기한을 늘렸던 것과 달리, 기한을 못 박지는 않았습니다.

옥시와 애경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한 설득은 계속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지원금 9,240억 원 가운데 60%를 부담해야 하는 두 기업이 빠지면 사실상 피해 구제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두 기업이 조정위 참여 조건으로 내세운 '합리적 분담 비율'입니다.

두 기업이 원하는 대로 분담 비율을 조정할 경우 다른 기업들이 받아들이기 어렵고, 민간 기구인 조정위가 강제하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김태종/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배상조정위원회 대표 : "옥시하고 애경에서 60%가량의 기금을 내야 하는데 그걸 안 받고 조정이 성립이 안 되겠죠. 그럴 경우는…."]

조정위는 또 조정위 합의 이후 추가 피해 신청에 대한 지원은 기업이 아닌 정부가 부담하는 이른바 '종국적 해결'을 위해 정부 그리고 국회와 협의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다만, 본격적인 활동 재개는 새 정부 출범 이후가 될 것이라고 조정위는 전했습니다.

KBS 뉴스 이정은입니다.

촬영기자:조원준/영상편집:박상규/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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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옥시·애경’ 빠진 조정위 연장…참사 해결 난항
    • 입력 2022-05-06 21:34:12
    • 수정2022-05-06 22:18:45
    뉴스 9
[앵커]

전직 배구선수, 그리고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인 안은주 씨의 글씨입니다.

2019년, 두 번째 폐 이식 수술 뒤 말을 할 수 없어 손으로 남긴 겁니다.

이런 고통의 시간을 10년 넘게 견뎌왔지만, 제대로 사과도 배상도 받지 못한 채 며칠 전, 세상을 떠났습니다.

지금까지 1,774명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숨졌다고 환경부에 신고했는데 피해자 구제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옥시와 애경이 조정안을 거부하더니 아예 조정위에서 빠지기로 한 겁니다.

먼저, 이정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옥시와 애경은 국회 청문회에서도 조정안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박동석/옥시레킷벤키저 한국 대표 : "폐 질환 1, 2단계 피해에 대해서는 거의 대부분의 배상에 대해서 우리 회사가 책임을 져 왔습니다."]

[채동석/애경산업 대표 : "종국성에 대한 전혀 그런 거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으셨어요."]

그동안 조정위 활동 연장 논의에도 계속 불참했던 옥시와 애경, 결국 조정위에서 빠지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조정위는 피해자 단체와 나머지 7개 기업만으로 활동을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이대로 끝날 경우 피해 구제 협의체를 다시 구성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그동안 두 달씩 기한을 늘렸던 것과 달리, 기한을 못 박지는 않았습니다.

옥시와 애경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한 설득은 계속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지원금 9,240억 원 가운데 60%를 부담해야 하는 두 기업이 빠지면 사실상 피해 구제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두 기업이 조정위 참여 조건으로 내세운 '합리적 분담 비율'입니다.

두 기업이 원하는 대로 분담 비율을 조정할 경우 다른 기업들이 받아들이기 어렵고, 민간 기구인 조정위가 강제하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김태종/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배상조정위원회 대표 : "옥시하고 애경에서 60%가량의 기금을 내야 하는데 그걸 안 받고 조정이 성립이 안 되겠죠. 그럴 경우는…."]

조정위는 또 조정위 합의 이후 추가 피해 신청에 대한 지원은 기업이 아닌 정부가 부담하는 이른바 '종국적 해결'을 위해 정부 그리고 국회와 협의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다만, 본격적인 활동 재개는 새 정부 출범 이후가 될 것이라고 조정위는 전했습니다.

KBS 뉴스 이정은입니다.

촬영기자:조원준/영상편집:박상규/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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