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팔수록 손해”…‘불공정’ 계약서 손본다

입력 2022.05.16 (06:29) 수정 2022.05.16 (06:5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최근 원유와 철강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습니다.

납품 전 비용은 상승했지만 납품 가격은 그대로인 만큼 팔수록 손해를 보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원자재 가격과 납품 가격을 연동하는 방안을 담은 표준계약서를 다음 달 시범 운영할 예정입니다.

홍성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시공사가 대기업인 한 아파트 건설 현장입니다.

창호 공사는 한 중소업체가 맡았는데 최근 적자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창틀의 소재인 알루미늄 가격이 올 초보다 두 배로 급등하면서 시공비용 역시 크게 상승했습니다.

그러나 대기업으로부터 받기로 한 금액은 당초 계약 금액에서 한 푼도 올릴 수 없었습니다.

창호업체들은 건설사들에 납품단가 인상을 요청했지만 조정된 곳은 한 곳도 없습니다.

[유병조/한국창호커튼월협회 회장 : "수금을 해서 자재비도 주고 인건비도 주고 경비도 써야 되는데 자재비를 자재비도 다 못 주고 있는 실정이니 회사 사정이 자금 사정이 얼마나 안 좋겠습니까?"]

알루미늄뿐 아니라 원유와 철강 등 국제 원자잿값이 급등하면서 많은 하도급 업체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중소기업 4백여 곳을 설문 조사한 결과 전체의 42%는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납품단가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건설업종은 51%로 더 높았습니다.

하도급 계약서가 문제였습니다.

21%는 계약서에 단가 조정에 관한 조항이 없다고 답했고 10곳 중 1곳은 아예 계약서에 조정이 불가하다는 조항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정부는 납품단가 연동 조항을 담은 표준계약서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다음 달부터 표준계약서를 시범운영하겠다고 국회에 보고한 것으로 K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표준계약서에는 단가 조정을 위한 구체적인 계산식도 포함될 예정이라고 정부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중소기업계는 한발 더 나아가 계약서에 단가 연동 조항을 아예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촬영기자:문아미/영상편집:이상철/그래픽:고석훈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중소기업 “팔수록 손해”…‘불공정’ 계약서 손본다
    • 입력 2022-05-16 06:29:34
    • 수정2022-05-16 06:58:04
    뉴스광장 1부
[앵커]

최근 원유와 철강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습니다.

납품 전 비용은 상승했지만 납품 가격은 그대로인 만큼 팔수록 손해를 보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원자재 가격과 납품 가격을 연동하는 방안을 담은 표준계약서를 다음 달 시범 운영할 예정입니다.

홍성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시공사가 대기업인 한 아파트 건설 현장입니다.

창호 공사는 한 중소업체가 맡았는데 최근 적자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창틀의 소재인 알루미늄 가격이 올 초보다 두 배로 급등하면서 시공비용 역시 크게 상승했습니다.

그러나 대기업으로부터 받기로 한 금액은 당초 계약 금액에서 한 푼도 올릴 수 없었습니다.

창호업체들은 건설사들에 납품단가 인상을 요청했지만 조정된 곳은 한 곳도 없습니다.

[유병조/한국창호커튼월협회 회장 : "수금을 해서 자재비도 주고 인건비도 주고 경비도 써야 되는데 자재비를 자재비도 다 못 주고 있는 실정이니 회사 사정이 자금 사정이 얼마나 안 좋겠습니까?"]

알루미늄뿐 아니라 원유와 철강 등 국제 원자잿값이 급등하면서 많은 하도급 업체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중소기업 4백여 곳을 설문 조사한 결과 전체의 42%는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납품단가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건설업종은 51%로 더 높았습니다.

하도급 계약서가 문제였습니다.

21%는 계약서에 단가 조정에 관한 조항이 없다고 답했고 10곳 중 1곳은 아예 계약서에 조정이 불가하다는 조항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정부는 납품단가 연동 조항을 담은 표준계약서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다음 달부터 표준계약서를 시범운영하겠다고 국회에 보고한 것으로 K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표준계약서에는 단가 조정을 위한 구체적인 계산식도 포함될 예정이라고 정부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중소기업계는 한발 더 나아가 계약서에 단가 연동 조항을 아예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촬영기자:문아미/영상편집:이상철/그래픽:고석훈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