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다 같은 한국인…“축구로 뭉쳐요”

입력 2022.05.21 (08:32) 수정 2022.05.21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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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토트넘, 손흥민 선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유럽 프로축구 리그에서 득점왕에 도전하고 있는데요.

덩달아 축구에 대한 관심도 크게 높아졌습니다

이하영 리포터도 축구 좋아하신다고 들었어요?

이번에 미래의 손흥민, 미래의 축구 국가대표를 꿈꾸는 어린이 선수들 만나고 오셨다고요?

네, 얼마 전 새롭게 창단한 유소년 축구팀, ‘위로 FC’의 어린이들 만나고 왔습니다.

위로 FC, 이름이 좀 특이한데요? 위로한다, 그럴 때 위로인가요?

네 그렇게 위로한다, 라는 뜻도 가지고 있고요.

영어로 우리를 뜻하는 We, 그리고 한자 길 로자를 합쳐서 함께 가는 길 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 축구팀에는 탈북민 자녀 어린이, 그리고 다문화가정 어린이들도 함께 있는데요.

남북한 구분 없이, 다문화 가정 구분없이 모두 우리 한국 어린이들이니 축구로 뭉쳐 함께 잘 자라라 라는 의미로 만든 팀이라고 합니다.

그럼 이 어린이 축구선수들, 만나보시죠.

[리포트]

아파트 숲 사이에 위치한 작은 축구장.

아이들의 즐거운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습니다.

["빨리 빨리 빨리. 그렇지 그렇지. 출발 출발."]

이달 4일 출범한 유소년 축구팀 위로 FC인데요.

40명의 아이들이 지친 기색도 없이 즐겁게 공을 차고 있습니다.

[신민준/위로FC/9세: "(친구들이랑 모여서 축구 하면 어때요?) 좋아요. (어떤 게 좋아요?) 재미있어요."]

위로 FC 축구팀엔 여느 축구팀과 다른 특별한 점이 있습니다.

[김주찬/위로FC 대표 : "남북한 출신 혹은 다문화까지 다양한 아이들이 함께 축구를 통해서 축구라고 하는 매개체를 통해서 통일을 간접 경험하는 그런 축구교실입니다."]

탈북민 출신인 김주찬 대표는 이전엔 탈북민 자녀들로만 이뤄진 축구단을 운영했다가 이번에 확대한 겁니다.

김 대표는 축구를 통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서로에 대한 벽을 허물길 바랐습니다.

그래서 결성된 것이 바로 ‘위로 FC’, 한국인, 탈북민, 다문화 주민의 자녀들로 구성된 축구단입니다.

축구공 앞에선 피부색이나 출신 배경을 초월해 모두 다 같은 한국인입니다.

[김주찬/위로FC 대표 : "축구가 가진 협동심 그리고 페어플레이 그리고 배려 이런 협력하는 것 이런 것들이 통일의 의미와 굉장히 많이 닮아있다고, 생각 들었거든요. 그래서 축구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신나게 운동장을 누비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저도 함께 어울리고 싶은데요.

아직은 어설프고 실수도 많지만 그 열정만큼은 손흥민 선수 못지않습니다.

아이들의 배경을 알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 축구단 안에서는 분단의 현실도 어떤 차별도 느낄 수 없는데요.

[김지현/위로FC 참가 학생 보호자 : "활동하는 거 보니까 친구들이랑 어울려서 하는 것도 좋고요. 일단 시작하고 나니까 애가 너무 좋아해서 힘들긴 하지만 재밌다고 하더라고요."]

기본기 훈련이 끝나고, 시작된 축구 시합.

축구를 좋아하는 저도 아이들과 함께 땀을 흘렸는데요.

["힘들어요. 아이들이 체력이 대단하네요."]

체력만큼이나 실력도 뛰어난 우리 아이들, 패스를 받아 깔끔하게 득점에 성공!

계속해서 주고받는 시소게임이 이어졌는데요.

경기가 치열해질수록 부모님들도 흥미롭게 경기를 지켜봅니다.

[박지선 위로FC 참가 학생 보호자 : "아무래도 코로나 때문에 매번 집에만 있거나 놀지 못했는데 이렇게 나와서 뛰어놀 수 있어서 너무 좋은 거 같아요. 와서 (축구) 하면 재미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돌발상황이 발생합니다.

한 아이가 경기장 밖에 나간 건데요, 코치가 옆에서 아이의 상태를 살핍니다.

["아까 부딪쳤어요. (공에 맞았어요? 그럼 너무 아프지 않아요?) 아파요. (축구 또 할 거예요? 아프면 쉬어야 되지 않아요?) 더 할 거예요. (괜찮겠어요?)"]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코치들도 티 없는 모습에서 힘을 얻는다는데요.

좀 더 소질이 있는 아이들은 엘리트 선수과정을 밟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도 있다고 합니다.

[이명환/위로FC 코치 : "이 아이들 중에서도 제가 봤을 때도 벌써 몇 명이 눈에 띄게 공을 잘 다루는 친구들이 있어요. 그 친구들이 나중엔 엘리트 코스로 들어가게끔 해주고. 그쪽으로까지 연계를 하는 것까지 목표로 잡고 있는 거죠."]

미래의 프로선수를 꿈꾸는 아이들 역시 축구의 재미를 알아가고 있습니다.

[박지원/위로FC 7세 : "축구 많이 할 수 있어서 좋아요. 전 매일 축구만 하려고 기억해놔요. 축구 너무 재밌어요."]

그리고 이젠 집으로 돌아갈 시간.

["오늘도 안 다치고 열심히 재밌게 했습니까. (네.) 차렷 인사하면 '감사합니다.' 인사하겠습니다. 차렷 인사. (감사합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친구들과 금세 가까워졌는데요.

[박민준/위로FC/10세 : "축구 하면서 친구 사귀긴 했어요. (어떻게 친구 됐어요?) 얘기하다 보니까 가까워졌어요. 재밌는 친구들 같아요."]

세상을 편견 없이 바라보며 조금씩 커가는 아이들을 보면 부모님들도 뿌듯합니다.

[한주연 위로FC 참가 학생 보호자 : "저희 아이들 씩씩하고 건강하게 지금 잘 놀면서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그렇게 잘 자라면 좋겠어요."]

아이들의 환한 미소가 밝은 미래를 보여주는 거 같은데요.

위로FC가 바라는 한반도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요?

아이들이 떠나고 텅 빈 운동장.

코치 선생님들이 남아 뒷정리를 합니다.

시작은 봉사였지만, 지금은 남다른 사명감을 갖게 됐습니다.

[조성환/위로FC 코치 : "요즘 시대에 그렇게 그런 다문화 가정이나 아이들에 있어서 소외되거나 하는 친구들이 있으면 안 되니까 그런 얘기 들었을 때 오히려 더 관심이 갔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책임감이 생기게 됐습니다."]

김주찬 대표는 통일의 의미가 점점 퇴색되어 가는 요즘, 아이들이 축구를 통해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는 것, 통일을 알아가길 바랍니다.

[김주찬/위로FC 대표 : "다음 세대에게 우리 사회가 너무 많은 우려도 많고 절망적인 부분들을 많이 얘기하는데 통일에 대한 제시 그리고 새로운 희망에 대한 제안을 저희가 직접 하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통일의 가치를 많이 확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하고요."]

아이들의 힘찬 공차기가 우리 사회의 편견을 깨고 남과 북의 벽도 허물 수 있기를.

그리고 하나 된 한반도에서 아이들이 다양한 꿈을 꿀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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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로 미래로] 다 같은 한국인…“축구로 뭉쳐요”
    • 입력 2022-05-21 08:32:27
    • 수정2022-05-21 09:4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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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토트넘, 손흥민 선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유럽 프로축구 리그에서 득점왕에 도전하고 있는데요.

덩달아 축구에 대한 관심도 크게 높아졌습니다

이하영 리포터도 축구 좋아하신다고 들었어요?

이번에 미래의 손흥민, 미래의 축구 국가대표를 꿈꾸는 어린이 선수들 만나고 오셨다고요?

네, 얼마 전 새롭게 창단한 유소년 축구팀, ‘위로 FC’의 어린이들 만나고 왔습니다.

위로 FC, 이름이 좀 특이한데요? 위로한다, 그럴 때 위로인가요?

네 그렇게 위로한다, 라는 뜻도 가지고 있고요.

영어로 우리를 뜻하는 We, 그리고 한자 길 로자를 합쳐서 함께 가는 길 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 축구팀에는 탈북민 자녀 어린이, 그리고 다문화가정 어린이들도 함께 있는데요.

남북한 구분 없이, 다문화 가정 구분없이 모두 우리 한국 어린이들이니 축구로 뭉쳐 함께 잘 자라라 라는 의미로 만든 팀이라고 합니다.

그럼 이 어린이 축구선수들, 만나보시죠.

[리포트]

아파트 숲 사이에 위치한 작은 축구장.

아이들의 즐거운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습니다.

["빨리 빨리 빨리. 그렇지 그렇지. 출발 출발."]

이달 4일 출범한 유소년 축구팀 위로 FC인데요.

40명의 아이들이 지친 기색도 없이 즐겁게 공을 차고 있습니다.

[신민준/위로FC/9세: "(친구들이랑 모여서 축구 하면 어때요?) 좋아요. (어떤 게 좋아요?) 재미있어요."]

위로 FC 축구팀엔 여느 축구팀과 다른 특별한 점이 있습니다.

[김주찬/위로FC 대표 : "남북한 출신 혹은 다문화까지 다양한 아이들이 함께 축구를 통해서 축구라고 하는 매개체를 통해서 통일을 간접 경험하는 그런 축구교실입니다."]

탈북민 출신인 김주찬 대표는 이전엔 탈북민 자녀들로만 이뤄진 축구단을 운영했다가 이번에 확대한 겁니다.

김 대표는 축구를 통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서로에 대한 벽을 허물길 바랐습니다.

그래서 결성된 것이 바로 ‘위로 FC’, 한국인, 탈북민, 다문화 주민의 자녀들로 구성된 축구단입니다.

축구공 앞에선 피부색이나 출신 배경을 초월해 모두 다 같은 한국인입니다.

[김주찬/위로FC 대표 : "축구가 가진 협동심 그리고 페어플레이 그리고 배려 이런 협력하는 것 이런 것들이 통일의 의미와 굉장히 많이 닮아있다고, 생각 들었거든요. 그래서 축구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신나게 운동장을 누비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저도 함께 어울리고 싶은데요.

아직은 어설프고 실수도 많지만 그 열정만큼은 손흥민 선수 못지않습니다.

아이들의 배경을 알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 축구단 안에서는 분단의 현실도 어떤 차별도 느낄 수 없는데요.

[김지현/위로FC 참가 학생 보호자 : "활동하는 거 보니까 친구들이랑 어울려서 하는 것도 좋고요. 일단 시작하고 나니까 애가 너무 좋아해서 힘들긴 하지만 재밌다고 하더라고요."]

기본기 훈련이 끝나고, 시작된 축구 시합.

축구를 좋아하는 저도 아이들과 함께 땀을 흘렸는데요.

["힘들어요. 아이들이 체력이 대단하네요."]

체력만큼이나 실력도 뛰어난 우리 아이들, 패스를 받아 깔끔하게 득점에 성공!

계속해서 주고받는 시소게임이 이어졌는데요.

경기가 치열해질수록 부모님들도 흥미롭게 경기를 지켜봅니다.

[박지선 위로FC 참가 학생 보호자 : "아무래도 코로나 때문에 매번 집에만 있거나 놀지 못했는데 이렇게 나와서 뛰어놀 수 있어서 너무 좋은 거 같아요. 와서 (축구) 하면 재미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돌발상황이 발생합니다.

한 아이가 경기장 밖에 나간 건데요, 코치가 옆에서 아이의 상태를 살핍니다.

["아까 부딪쳤어요. (공에 맞았어요? 그럼 너무 아프지 않아요?) 아파요. (축구 또 할 거예요? 아프면 쉬어야 되지 않아요?) 더 할 거예요. (괜찮겠어요?)"]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코치들도 티 없는 모습에서 힘을 얻는다는데요.

좀 더 소질이 있는 아이들은 엘리트 선수과정을 밟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도 있다고 합니다.

[이명환/위로FC 코치 : "이 아이들 중에서도 제가 봤을 때도 벌써 몇 명이 눈에 띄게 공을 잘 다루는 친구들이 있어요. 그 친구들이 나중엔 엘리트 코스로 들어가게끔 해주고. 그쪽으로까지 연계를 하는 것까지 목표로 잡고 있는 거죠."]

미래의 프로선수를 꿈꾸는 아이들 역시 축구의 재미를 알아가고 있습니다.

[박지원/위로FC 7세 : "축구 많이 할 수 있어서 좋아요. 전 매일 축구만 하려고 기억해놔요. 축구 너무 재밌어요."]

그리고 이젠 집으로 돌아갈 시간.

["오늘도 안 다치고 열심히 재밌게 했습니까. (네.) 차렷 인사하면 '감사합니다.' 인사하겠습니다. 차렷 인사. (감사합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친구들과 금세 가까워졌는데요.

[박민준/위로FC/10세 : "축구 하면서 친구 사귀긴 했어요. (어떻게 친구 됐어요?) 얘기하다 보니까 가까워졌어요. 재밌는 친구들 같아요."]

세상을 편견 없이 바라보며 조금씩 커가는 아이들을 보면 부모님들도 뿌듯합니다.

[한주연 위로FC 참가 학생 보호자 : "저희 아이들 씩씩하고 건강하게 지금 잘 놀면서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그렇게 잘 자라면 좋겠어요."]

아이들의 환한 미소가 밝은 미래를 보여주는 거 같은데요.

위로FC가 바라는 한반도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요?

아이들이 떠나고 텅 빈 운동장.

코치 선생님들이 남아 뒷정리를 합니다.

시작은 봉사였지만, 지금은 남다른 사명감을 갖게 됐습니다.

[조성환/위로FC 코치 : "요즘 시대에 그렇게 그런 다문화 가정이나 아이들에 있어서 소외되거나 하는 친구들이 있으면 안 되니까 그런 얘기 들었을 때 오히려 더 관심이 갔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책임감이 생기게 됐습니다."]

김주찬 대표는 통일의 의미가 점점 퇴색되어 가는 요즘, 아이들이 축구를 통해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는 것, 통일을 알아가길 바랍니다.

[김주찬/위로FC 대표 : "다음 세대에게 우리 사회가 너무 많은 우려도 많고 절망적인 부분들을 많이 얘기하는데 통일에 대한 제시 그리고 새로운 희망에 대한 제안을 저희가 직접 하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통일의 가치를 많이 확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하고요."]

아이들의 힘찬 공차기가 우리 사회의 편견을 깨고 남과 북의 벽도 허물 수 있기를.

그리고 하나 된 한반도에서 아이들이 다양한 꿈을 꿀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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