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석차’ 평가 안 하는데…학원 장학금 이유로 확인 요구

입력 2022.05.25 (19:31) 수정 2022.05.25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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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중학교에서는 학생 간 등수인 석차를 공개하지 않고 과목별로 등급만 평가를 하는데요.

세종시의 한 사설 학원이 수강생인 중학생들에게 학원 장학금을 받으려면 전교 등수를 확인해야 한다며, 이를 알아오게 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백상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세종시의 한 중학교 교사 A 씨는 최근 학부모들로부터 자녀들의 중간고사 전교 등수를 알고 싶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한 사설 학원에서 수강생인 학생들에게 주는 장학금 때문이었습니다.

[중학교 교사/음성변조 : "학원에서 석차에 따라 장학금을 지급한다고 자녀의 전교 석차를 좀 알려달라고…."]

하지만 2011년 도입된 성취평가제에 따라 중학교는 학생들의 등수 대신, 학업 성취도를 과목마다 다섯 가지 등급으로 평가해 공개합니다.

등수로 학생 간 줄세우기를 하지 말자는 취지입니다.

그런데도 해당 학원은 전교 등수에 따라 수업료를 면제하거나 할인해주는 장학금 제도를 운영해왔습니다.

심지어 수강생들에게 담임 교사로부터 등수 확인과 서명까지 받아오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학교 교사/음성변조 : "사교육 기관인 학원에서 (학교의) 전교 석차를 활용해서 (장학) 제도를 운영한다는 자체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 아닌가…."]

이에 대해 해당 학원 측은 "학교 등수는 학생과 학원의 성과를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라며 장학금 제도 운영에 필요하다고 해명했습니다.

세종시교육청은 해당 학원에 다른 기준을 세우도록 협조를 권고했습니다.

[김응현/세종시교육청 중등교육과 : "성적을 가지고 그것을 등수화해서 그것들이 누군가에게 제공되거나 비교되면 그 자체가 경쟁 교육만을 자꾸 유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온라인에서도 수강생인 학생들의 전교 등수로 광고를 하는 학원들이 적지 않지만, 이런 사설 학원들을 제재할 법적 근거는 없습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촬영기자:박평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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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학교 ‘석차’ 평가 안 하는데…학원 장학금 이유로 확인 요구
    • 입력 2022-05-25 19:31:11
    • 수정2022-05-25 19:4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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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중학교에서는 학생 간 등수인 석차를 공개하지 않고 과목별로 등급만 평가를 하는데요.

세종시의 한 사설 학원이 수강생인 중학생들에게 학원 장학금을 받으려면 전교 등수를 확인해야 한다며, 이를 알아오게 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백상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세종시의 한 중학교 교사 A 씨는 최근 학부모들로부터 자녀들의 중간고사 전교 등수를 알고 싶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한 사설 학원에서 수강생인 학생들에게 주는 장학금 때문이었습니다.

[중학교 교사/음성변조 : "학원에서 석차에 따라 장학금을 지급한다고 자녀의 전교 석차를 좀 알려달라고…."]

하지만 2011년 도입된 성취평가제에 따라 중학교는 학생들의 등수 대신, 학업 성취도를 과목마다 다섯 가지 등급으로 평가해 공개합니다.

등수로 학생 간 줄세우기를 하지 말자는 취지입니다.

그런데도 해당 학원은 전교 등수에 따라 수업료를 면제하거나 할인해주는 장학금 제도를 운영해왔습니다.

심지어 수강생들에게 담임 교사로부터 등수 확인과 서명까지 받아오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학교 교사/음성변조 : "사교육 기관인 학원에서 (학교의) 전교 석차를 활용해서 (장학) 제도를 운영한다는 자체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 아닌가…."]

이에 대해 해당 학원 측은 "학교 등수는 학생과 학원의 성과를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라며 장학금 제도 운영에 필요하다고 해명했습니다.

세종시교육청은 해당 학원에 다른 기준을 세우도록 협조를 권고했습니다.

[김응현/세종시교육청 중등교육과 : "성적을 가지고 그것을 등수화해서 그것들이 누군가에게 제공되거나 비교되면 그 자체가 경쟁 교육만을 자꾸 유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온라인에서도 수강생인 학생들의 전교 등수로 광고를 하는 학원들이 적지 않지만, 이런 사설 학원들을 제재할 법적 근거는 없습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촬영기자:박평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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