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아이 안 낳는’ 한·중·일…서양인들이 분석해낸 이유?

입력 2022.05.30 (18:04) 수정 2022.05.3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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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대로 가다간 아이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을 것이다.

저출산 문제, 우리도 걱정이지만, 이웃 일본과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전기차 만드는 테슬라의 CEO도 걱정하고 있는, 한·중·일 3국의 저출산 이유 <글로벌 ET>에서 홍석우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영화 <아이언맨>의 모델이기도 하죠, 괴짜 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갑자기 우리나라 출산율 걱정을 했다고요?

[기자]

네. 요즘 서학 개미들은 테슬라 주가가 빠져 밤잠을 설친다는데요.

머스크는 우리나라 인구 때문에 걱정인가 봅니다.

머스크는 "한국이 홍콩과 함께 가장 빠른 인구 붕괴를 겪고 있다"며 세계은행이 내놓은 2020년 국가별 출산율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우리나라 여성 1인당 출산율이 0.84명, 전 세계 200개 나라 중 꼴찝니다.

홍콩이 살짝 높습니다.

찾아보니 저출산을 걱정하는 머스크는 7남매의 아빠더라고요.

머스크의 인구 걱정은 처음이 아닌데요,

이달 초엔 "일본이 결국 사라질 것"이라며 일본의 인구 감소를 우려하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우리나라 출산율이 정말 세계 꼴찌입니까?

[기자]

안타깝게도, 그렇습니다.

한국 출산율은 OECD 국가 중 최하위인데요,

선진국 중에 합계 출산율이 한 명 아래인 나라도 한국이 유일합니다.

OECD 평균은 1.61명인데요,

우리나라는 그 절반 수준으로 2020년 합계출산율이 0.84명이었는데, 이마저도 지난해 0.81명으로 더 떨어졌습니다.

[앵커]

저 때는 대도시에서 학교 다니면 한 반에 70명도 있고, 그것도 넘치면 오전반, 오후반으로 나누기도 했거든요.

[기자]

저도 그런 기억 있는데요,

'둘만 낳아 잘 기르자'더니 '둘도 많다'며 하나 낳기를 권하는 산아제한 광고도 기억납니다.

그런데 4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는 저출산으로 국가적 위기입니다.

격세지감이죠.

특히, 이제는 인구가 아예 감소하기 시작했습니다.

출산율은 떨어지는데 사망자 수가 늘면서 2년 연속 '인구 데드 크로스'가 나타났는데요,

코로나 이유도 있다곤 하지만 심각한 겁니다.

이대로 가다간 오는 2050년 서울 인구는 지금보다 25%가 줄어들 거란 전망도 나왔습니다.

일부 지방 도시들은 앞으로 30년 후에는 15살에서 64살 사이의 일할 사람이 지금의 절반이 될 거라고 합니다.

[앵커]

그럼 30년 후엔 서울에서 내 집 마련 걱정 안 해도 되는 건가요?

[기자]

집값 때문에 결혼 안 하고 결혼 안 하니 출산율도 낮아진다는 건데요.

아시아에서 좀 산다는 나라들은 상황이 다 비슷합니다.

일본의 합계 출산율은 2020년 기준 1.34명, 중국도 일본과 비슷합니다.

싱가포르, 타이완도 30년 전과 비교하면 출산율이 뚝 떨어졌고요,

이렇게 저출산의 이유를 서양에서는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 나라들에서 3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는데요,

1. 첫 번째 이유로 결혼하지 않으면 아이를 안 낳는다는 점입니다.

서방은 미혼 여성 출산율이 30에서 60%라네요.

한국과 일본은 2% 정도고요.

우리나라에선 아직 쉽지 않은 문제죠.

법과 제도, 사회적 편견 등이 있으니까요.

일본과 중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이 이유를 첫 번째로 봤습니다.

2. 두 번째는 '비싼 교육비'인데요,

중국 상하이나 싱가포르의 경우 아이가 초등학교 때부터 시험 준비에 시달린답니다.

사교육에는 돈이 들어가는데, 초등학교 때부터라면 더 많이 들겠죠.

물론 한국도 사교육 만만치가 않습니다.

통계를 보면, 지난해 사교육비가 23조 원으로 초·중·고등학생 4명 중 3명꼴로 사교육을 받았다고 합니다.

[앵커]

공통점이 3가지 있다고 하셨는데 세 번째는 뭔가요?

[기자]

이코노미스트가 결국, 이 이유 때문에 아이를 안 낳는다고 했는데요, 3. 높은 집값입니다.

그런데 단순히 집값 때문일까요?

사실 저출산 문제는 취업부터 집값, 육아, 가사, 교육까지 생애 주기별로 다 연결돼 있습니다.

일본은 1990년대부터 해결하겠다고 나섰지만, 쉽지 않습니다.

15살 미만 어린이 인구가 41년 연속 줄었고, 급기야 일본 정부, 이런 해법까지 내놨습니다.

인공지능으로 호감을 느낄 만한 사람을 중매해주는 서비스까지 내놓은 건데요,

그런가 하면 영국 BBC는 일본 여성들의 '독박 육아'를 원인으로 짚기도 했습니다.

일본 남성의 가사노동 시간은 하루 41분으로, 덴마크나 호주의 1/4 수준이라는 거죠.

14억 인구 대국 중국도 인구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출생률이 1949년 건국 이후 최저치라는데요,

산아제한을 강력히 하던 중국 정부가 세 자녀까지 허용했지만, 소용이 없었던 겁니다.

전문가들은 워킹맘들의 가사와 양육을 위한 정부의 지원 부족을 여성들이 출산을 꺼리는 더 큰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팍팍한 현실 때문에 아이를 갖지 않겠다는 건, 한·중·일이 같네요.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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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아이 안 낳는’ 한·중·일…서양인들이 분석해낸 이유?
    • 입력 2022-05-30 18:04:10
    • 수정2022-05-30 18:2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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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대로 가다간 아이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을 것이다.

저출산 문제, 우리도 걱정이지만, 이웃 일본과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전기차 만드는 테슬라의 CEO도 걱정하고 있는, 한·중·일 3국의 저출산 이유 <글로벌 ET>에서 홍석우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영화 <아이언맨>의 모델이기도 하죠, 괴짜 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갑자기 우리나라 출산율 걱정을 했다고요?

[기자]

네. 요즘 서학 개미들은 테슬라 주가가 빠져 밤잠을 설친다는데요.

머스크는 우리나라 인구 때문에 걱정인가 봅니다.

머스크는 "한국이 홍콩과 함께 가장 빠른 인구 붕괴를 겪고 있다"며 세계은행이 내놓은 2020년 국가별 출산율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우리나라 여성 1인당 출산율이 0.84명, 전 세계 200개 나라 중 꼴찝니다.

홍콩이 살짝 높습니다.

찾아보니 저출산을 걱정하는 머스크는 7남매의 아빠더라고요.

머스크의 인구 걱정은 처음이 아닌데요,

이달 초엔 "일본이 결국 사라질 것"이라며 일본의 인구 감소를 우려하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우리나라 출산율이 정말 세계 꼴찌입니까?

[기자]

안타깝게도, 그렇습니다.

한국 출산율은 OECD 국가 중 최하위인데요,

선진국 중에 합계 출산율이 한 명 아래인 나라도 한국이 유일합니다.

OECD 평균은 1.61명인데요,

우리나라는 그 절반 수준으로 2020년 합계출산율이 0.84명이었는데, 이마저도 지난해 0.81명으로 더 떨어졌습니다.

[앵커]

저 때는 대도시에서 학교 다니면 한 반에 70명도 있고, 그것도 넘치면 오전반, 오후반으로 나누기도 했거든요.

[기자]

저도 그런 기억 있는데요,

'둘만 낳아 잘 기르자'더니 '둘도 많다'며 하나 낳기를 권하는 산아제한 광고도 기억납니다.

그런데 4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는 저출산으로 국가적 위기입니다.

격세지감이죠.

특히, 이제는 인구가 아예 감소하기 시작했습니다.

출산율은 떨어지는데 사망자 수가 늘면서 2년 연속 '인구 데드 크로스'가 나타났는데요,

코로나 이유도 있다곤 하지만 심각한 겁니다.

이대로 가다간 오는 2050년 서울 인구는 지금보다 25%가 줄어들 거란 전망도 나왔습니다.

일부 지방 도시들은 앞으로 30년 후에는 15살에서 64살 사이의 일할 사람이 지금의 절반이 될 거라고 합니다.

[앵커]

그럼 30년 후엔 서울에서 내 집 마련 걱정 안 해도 되는 건가요?

[기자]

집값 때문에 결혼 안 하고 결혼 안 하니 출산율도 낮아진다는 건데요.

아시아에서 좀 산다는 나라들은 상황이 다 비슷합니다.

일본의 합계 출산율은 2020년 기준 1.34명, 중국도 일본과 비슷합니다.

싱가포르, 타이완도 30년 전과 비교하면 출산율이 뚝 떨어졌고요,

이렇게 저출산의 이유를 서양에서는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 나라들에서 3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는데요,

1. 첫 번째 이유로 결혼하지 않으면 아이를 안 낳는다는 점입니다.

서방은 미혼 여성 출산율이 30에서 60%라네요.

한국과 일본은 2% 정도고요.

우리나라에선 아직 쉽지 않은 문제죠.

법과 제도, 사회적 편견 등이 있으니까요.

일본과 중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이 이유를 첫 번째로 봤습니다.

2. 두 번째는 '비싼 교육비'인데요,

중국 상하이나 싱가포르의 경우 아이가 초등학교 때부터 시험 준비에 시달린답니다.

사교육에는 돈이 들어가는데, 초등학교 때부터라면 더 많이 들겠죠.

물론 한국도 사교육 만만치가 않습니다.

통계를 보면, 지난해 사교육비가 23조 원으로 초·중·고등학생 4명 중 3명꼴로 사교육을 받았다고 합니다.

[앵커]

공통점이 3가지 있다고 하셨는데 세 번째는 뭔가요?

[기자]

이코노미스트가 결국, 이 이유 때문에 아이를 안 낳는다고 했는데요, 3. 높은 집값입니다.

그런데 단순히 집값 때문일까요?

사실 저출산 문제는 취업부터 집값, 육아, 가사, 교육까지 생애 주기별로 다 연결돼 있습니다.

일본은 1990년대부터 해결하겠다고 나섰지만, 쉽지 않습니다.

15살 미만 어린이 인구가 41년 연속 줄었고, 급기야 일본 정부, 이런 해법까지 내놨습니다.

인공지능으로 호감을 느낄 만한 사람을 중매해주는 서비스까지 내놓은 건데요,

그런가 하면 영국 BBC는 일본 여성들의 '독박 육아'를 원인으로 짚기도 했습니다.

일본 남성의 가사노동 시간은 하루 41분으로, 덴마크나 호주의 1/4 수준이라는 거죠.

14억 인구 대국 중국도 인구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출생률이 1949년 건국 이후 최저치라는데요,

산아제한을 강력히 하던 중국 정부가 세 자녀까지 허용했지만, 소용이 없었던 겁니다.

전문가들은 워킹맘들의 가사와 양육을 위한 정부의 지원 부족을 여성들이 출산을 꺼리는 더 큰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팍팍한 현실 때문에 아이를 갖지 않겠다는 건, 한·중·일이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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