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유명무실 ‘실버존’…“스쿨존처럼 강화해야”

입력 2022.05.30 (19:51) 수정 2022.05.31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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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노인보호구역, 이른바 '실버존'에 대해 아십니까?

규정은 마련돼 있지만, 속도 제한이나 단속 카메라 설치 의무 대상이 아니라서 노인 교통사고가 빈번합니다.

이 때문에 실버존도 스쿨존처럼 법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홍화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운전 중에 초등학교 앞 어린이 보호구역에 들어서면 내비게이션이 이렇게 알려줍니다.

어린이들은 사고 위험이 높은 교통 약자이기 때문이죠.

또 다른 교통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구역이 있는데요.

이곳은 내비게이션에 잘 뜨지 않습니다.

이른바 '실버존', 바로 노인보호구역 얘기입니다.

우리나라 노인 인구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미 2000년에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고요.

2025년엔 65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가 될 걸로 전망됩니다.

고령층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2008년에 '노인보호구역'이 도입됐습니다.

표지판과 과속방지턱, 미끄럼 방지시설 등을 설치하도록 했죠.

주로 노인 통행량이 많은 양로원과 경로당, 복지시설 주변에 있는데요.

실제 이 구간에서 노인들의 안전이 지켜지고 있을까요?

여기는 한 요양병원 앞 도로입니다.

'노인보호구역'이라는 글자와 함께 시속 30km 속도제한 표시도 보입니다.

그런데 이 표지가 무색할 정도로 차량들, 빠르게 내달립니다.

노인시설 주변이 '실버존'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 자체가 많지 않은데요.

[김종삼/서울 동대문구 : "(노인보호구역 어떤 건지 알고 계세요?) 글쎄 잘 모르겠네요."]

[이선병/서울 영등포구 : "(속도 제한 30km인 건 알고 계셨나요?) 그건 몰랐어요. 학교 근처만 (시속) 30km다, 이렇게 알았지."]

인식도 부족하지만 단속 시스템도 아직 미비합니다.

2019년에 이른바 '민식이법'이 통과되면서 스쿨존에는 무인 단속 장비와 CCTV를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데요.

'실버존'에선 의무가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실버존의 단속 장비 설치율은 스쿨존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합니다.

[현승열/서울 영등포구 : "막 달려요. 속도 안 지키고. 좀 위험하죠. 저희 같은 노인들이 다니기에 불편하죠."]

불법 주정차도 다반사입니다.

운전자와 보행자의 시야가 방해되겠죠.

특히 시야가 좁은 노인들에겐 더 위험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말순/서울 용산구 : "길이 좁은데 옆에 차들이 많이 주차돼 있어 가지고 노인들이 많이 위험해요."]

노인들은 보행 속도가 아무래도 느리고 돌발상황에 대처하기 어려워서 교통사고에 취약한데요.

실제 어떤지 취재진이 노인 체험복을 입고 횡단보도를 건너봤습니다.

평소라면 10초 안에 건널 거리인데, 힘을 제대로 사용하기 어렵고 눈도 잘 안 보여서 시간이 2배 정도 더 걸렸습니다.

이 20대 남성도 노인과 같은 조건에서는 신호 안에 길을 못 건넜네요.

[엄익환/서울 동작구 : "지팡이 짚고 다니는 영감님들도 많고 또 보행기 밀고 다니는 사람도 많고, 노인보호구역인데 신호가 짧아서..."]

지난해 교통사고로 숨진 보행자 10명 중 6명 가까이가 노인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우리나라 노인 10만 명당 보행 중 사망자 수는 9.7명,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많습니다.

이 때문에 최근 인권위는 실버존에서도 과속 단속 카메라와 신호등 설치를 의무화하라고 권고했는데요.

스쿨존과 마찬가지로 실버존에서도 규정을 위반하면 일반도로보다 과태료가 많게는 3배 적용됩니다.

무심코 운전하다가 10만 원 가까운 범칙금을 내는 일은 없어야겠죠.

실버존 교통사고에 대해 강력한 처벌이 가능하도록 법을 보완하고, 노약자를 우선 배려하는 운전자 인식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이인영/그래픽:정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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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절한 뉴스K] 유명무실 ‘실버존’…“스쿨존처럼 강화해야”
    • 입력 2022-05-30 19:51:26
    • 수정2022-05-31 22:06:30
    뉴스7(청주)
[앵커]

노인보호구역, 이른바 '실버존'에 대해 아십니까?

규정은 마련돼 있지만, 속도 제한이나 단속 카메라 설치 의무 대상이 아니라서 노인 교통사고가 빈번합니다.

이 때문에 실버존도 스쿨존처럼 법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홍화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운전 중에 초등학교 앞 어린이 보호구역에 들어서면 내비게이션이 이렇게 알려줍니다.

어린이들은 사고 위험이 높은 교통 약자이기 때문이죠.

또 다른 교통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구역이 있는데요.

이곳은 내비게이션에 잘 뜨지 않습니다.

이른바 '실버존', 바로 노인보호구역 얘기입니다.

우리나라 노인 인구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미 2000년에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고요.

2025년엔 65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가 될 걸로 전망됩니다.

고령층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2008년에 '노인보호구역'이 도입됐습니다.

표지판과 과속방지턱, 미끄럼 방지시설 등을 설치하도록 했죠.

주로 노인 통행량이 많은 양로원과 경로당, 복지시설 주변에 있는데요.

실제 이 구간에서 노인들의 안전이 지켜지고 있을까요?

여기는 한 요양병원 앞 도로입니다.

'노인보호구역'이라는 글자와 함께 시속 30km 속도제한 표시도 보입니다.

그런데 이 표지가 무색할 정도로 차량들, 빠르게 내달립니다.

노인시설 주변이 '실버존'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 자체가 많지 않은데요.

[김종삼/서울 동대문구 : "(노인보호구역 어떤 건지 알고 계세요?) 글쎄 잘 모르겠네요."]

[이선병/서울 영등포구 : "(속도 제한 30km인 건 알고 계셨나요?) 그건 몰랐어요. 학교 근처만 (시속) 30km다, 이렇게 알았지."]

인식도 부족하지만 단속 시스템도 아직 미비합니다.

2019년에 이른바 '민식이법'이 통과되면서 스쿨존에는 무인 단속 장비와 CCTV를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데요.

'실버존'에선 의무가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실버존의 단속 장비 설치율은 스쿨존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합니다.

[현승열/서울 영등포구 : "막 달려요. 속도 안 지키고. 좀 위험하죠. 저희 같은 노인들이 다니기에 불편하죠."]

불법 주정차도 다반사입니다.

운전자와 보행자의 시야가 방해되겠죠.

특히 시야가 좁은 노인들에겐 더 위험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말순/서울 용산구 : "길이 좁은데 옆에 차들이 많이 주차돼 있어 가지고 노인들이 많이 위험해요."]

노인들은 보행 속도가 아무래도 느리고 돌발상황에 대처하기 어려워서 교통사고에 취약한데요.

실제 어떤지 취재진이 노인 체험복을 입고 횡단보도를 건너봤습니다.

평소라면 10초 안에 건널 거리인데, 힘을 제대로 사용하기 어렵고 눈도 잘 안 보여서 시간이 2배 정도 더 걸렸습니다.

이 20대 남성도 노인과 같은 조건에서는 신호 안에 길을 못 건넜네요.

[엄익환/서울 동작구 : "지팡이 짚고 다니는 영감님들도 많고 또 보행기 밀고 다니는 사람도 많고, 노인보호구역인데 신호가 짧아서..."]

지난해 교통사고로 숨진 보행자 10명 중 6명 가까이가 노인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우리나라 노인 10만 명당 보행 중 사망자 수는 9.7명,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많습니다.

이 때문에 최근 인권위는 실버존에서도 과속 단속 카메라와 신호등 설치를 의무화하라고 권고했는데요.

스쿨존과 마찬가지로 실버존에서도 규정을 위반하면 일반도로보다 과태료가 많게는 3배 적용됩니다.

무심코 운전하다가 10만 원 가까운 범칙금을 내는 일은 없어야겠죠.

실버존 교통사고에 대해 강력한 처벌이 가능하도록 법을 보완하고, 노약자를 우선 배려하는 운전자 인식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이인영/그래픽:정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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