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린 호남 민심, 투표소에서도 냉랭했다

입력 2022.06.0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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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방송3사 심층 출구조사에 나타난 호남 민심은?
- 지방자치 '긍정 평가' 전국 최저
- 주요 후보 인지도, 전국에서 가장 낮아
- 유권자 무관심 속 무소속 당선자 증가
- 민주당에 대한 혁신 요구 시사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역대 지방선거 가운데 두 번째로 낮은 50.9%의 투표율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광주광역시는 투표율 37.7%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습니다.

투표율이 저조했던 까닭은 유권자들이 더불어민주당이 독점하는 지역 정치 구도를 거부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투표율이 곧 민주당에 대한 심판이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투표를 보이콧 함으로써 광주광역시의 민심은 지역 정치 지형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는 겁니다.

[연관 기사] “광주 37.7%” 역대 최저 투표율…왜?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477028

그렇다면 투표소에 간 호남 유권자들의 민심은 어땠을까요? KBS, MBC, SBS 방송 3사가 실시한 심층 출구조사 결과를 분석해 보니 투표한 호남 민심 역시 냉랭했습니다.

■ 호남, 지방자치 '긍정 평가' 전국 최저

우선 심층 출구조사에서는 투표소를 나온 유권자들에게 지방자치에 대한 평가를 물었습니다. 전체 조사 결과 '긍정적'이라고 평가한 응답자는 59.5%였습니다. 그런데 광주/전남/전북 지역은 긍정 평가가 55.5%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습니다. 반대로 '부정적'이라는 응답은 호남 지역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지방자치에 대한 긍정 평가는 '매우 긍정적'과 '긍정적'이라는 두 항목 중에 하나를 고를 수 있었습니다. '매우 긍정적'이라는 응답률도 호남이 전국 최저였습니다. 전국 8.6%에 비교해 호남의 응답률은 5.0%에 그쳤습니다. '매우 긍정적'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던 곳은 강원/제주 지역으로, 19.2%였습니다.

이처럼 호남 유권자들은 지방자치에 대해 비교적 부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지방선거 투표 참여도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 호남 유권자, '후보 인지도' 가장 낮아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은 투표용지 7장을 받았습니다. 광역자치단체장 후보에서부터 기초의회 후보까지 수십 명에 이르는 후보를 유권자가 모두 잘 알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투표 당일 주요 후보들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계셨습니까?"라는 질문에, 유독 호남 지역은 후보들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로 투표했다는 응답자가 많았습니다.


지방선거에서 가장 주목도가 높은 시·도지사 후보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82.9%는 '알았다'고 응답했습니다. 호남을 제외한 모든 권역에서 주요 후보를 인지했다는 응답이 80%를 넘었습니다. 호남에선 '알았다'는 응답이 69%에 그쳤습니다.

'알았다'는 응답은 '매우 잘 알았다'와 '어느 정도 알았다'라는 두 항목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매우 잘 알았다'는 응답은 호남에선 17.1%로 가장 낮았고, 강원/제주는 37%로 가장 높았습니다.

주요 시·도지사 후보를 '몰랐다'는 응답은 호남에서 31%나 됐습니다. 호남을 제외한 지역에선 '몰랐다'는 응답이 20%를 넘기지 않은 것과 대조적입니다.

이 같은 경향은 기초지자체와 의회 선거 후보에 대한 인지 정도에서도 동일하게 반복됐습니다. 시·도의회 주요 후보에 대해 '알았다'는 응답은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72.2%로 가장 높은 반면, 호남 지역의 응답은 50.5%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습니다.

시·군·구청장 주요 후보에 대해 '알았다'는 응답 역시 부산/울산/경남 지역은 77.3%로 가장 높은 반면, 호남 지역은 51.1%에 그쳐 전국에서 가장 낮았습니다.

시·군·구의회 주요 후보에 대해서는 전국적으로 '알았다'는 응답과 '몰랐다'는 응답이 비슷했습니다. 호남 지역은 '알았다'는 응답이 43.2%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고, '몰랐다'는 응답은 56.8%로 가장 높았습니다.

투표에 참여한 호남 유권자들이 다른 지역 유권자에 비해 후보자들에 대한 관심이 낮았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분석됩니다.

■ 투표일 임박해 지지 후보 결정하기도

호남 유권자들이 이번 지방선거에 관심이 낮았다는 것은 후보 결정 시기에서도 확인됩니다. 대개 관심이 높을수록 유권자들이 후보를 일찍 결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투표일 '일주일 이전'에 투표할 시도지사 후보를 결정했다는 응답은 49.5%로, 4년 전 지방선거 심층 출구조사 결과 34.5%에 비해 상승했습니다. 다만 호남은 '일주일 이전'에 후보를 정했다는 응답이 41.3%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습니다 .

반대로 투표가 임박한 '투표 3일 전' 투표할 후보를 결정했다는 응답은 전국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투표소에 가기 직전인 '투표 당일'에 후보자를 결정했다는 응답 역시 전국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 흔들린 호남 표심…무소속 기초자치단체장 10명 당선

이번 지방선거에서 호남은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석권하는 정치 지형이 변함없이 되풀이됐습니다. 광역자치단체장 3명 모두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고, 기초자치단체장도 41석 중 31석을 민주당이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물 밑 표심은 흔들리는 것으로 보입니다. 호남 유권자 중 일부는 투표 자체를 외면했고, 투표를 했더라도 선거에 무관심했습니다. 지방자치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가운데, 무소속 기초자치단체장 10명이 당선됐습니다.

호남지역에서 민주당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지만, 혁신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인포그래픽 :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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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흔들린 호남 민심, 투표소에서도 냉랭했다
    • 입력 2022-06-04 09:01:31
    취재K
<strong>방송3사 심층 출구조사에 나타난 호남 민심은?<br />- 지방자치 '긍정 평가' 전국 최저<br />- 주요 후보 인지도, 전국에서 가장 낮아<br /></strong><strong>- 유권자 무관심 속 무소속 당선자 증가</strong><br /><strong>- 민주당에 대한 혁신 요구 시사</strong><br />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역대 지방선거 가운데 두 번째로 낮은 50.9%의 투표율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광주광역시는 투표율 37.7%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습니다.

투표율이 저조했던 까닭은 유권자들이 더불어민주당이 독점하는 지역 정치 구도를 거부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투표율이 곧 민주당에 대한 심판이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투표를 보이콧 함으로써 광주광역시의 민심은 지역 정치 지형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는 겁니다.

[연관 기사] “광주 37.7%” 역대 최저 투표율…왜?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477028

그렇다면 투표소에 간 호남 유권자들의 민심은 어땠을까요? KBS, MBC, SBS 방송 3사가 실시한 심층 출구조사 결과를 분석해 보니 투표한 호남 민심 역시 냉랭했습니다.

■ 호남, 지방자치 '긍정 평가' 전국 최저

우선 심층 출구조사에서는 투표소를 나온 유권자들에게 지방자치에 대한 평가를 물었습니다. 전체 조사 결과 '긍정적'이라고 평가한 응답자는 59.5%였습니다. 그런데 광주/전남/전북 지역은 긍정 평가가 55.5%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습니다. 반대로 '부정적'이라는 응답은 호남 지역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지방자치에 대한 긍정 평가는 '매우 긍정적'과 '긍정적'이라는 두 항목 중에 하나를 고를 수 있었습니다. '매우 긍정적'이라는 응답률도 호남이 전국 최저였습니다. 전국 8.6%에 비교해 호남의 응답률은 5.0%에 그쳤습니다. '매우 긍정적'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던 곳은 강원/제주 지역으로, 19.2%였습니다.

이처럼 호남 유권자들은 지방자치에 대해 비교적 부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지방선거 투표 참여도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 호남 유권자, '후보 인지도' 가장 낮아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은 투표용지 7장을 받았습니다. 광역자치단체장 후보에서부터 기초의회 후보까지 수십 명에 이르는 후보를 유권자가 모두 잘 알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투표 당일 주요 후보들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계셨습니까?"라는 질문에, 유독 호남 지역은 후보들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로 투표했다는 응답자가 많았습니다.


지방선거에서 가장 주목도가 높은 시·도지사 후보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82.9%는 '알았다'고 응답했습니다. 호남을 제외한 모든 권역에서 주요 후보를 인지했다는 응답이 80%를 넘었습니다. 호남에선 '알았다'는 응답이 69%에 그쳤습니다.

'알았다'는 응답은 '매우 잘 알았다'와 '어느 정도 알았다'라는 두 항목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매우 잘 알았다'는 응답은 호남에선 17.1%로 가장 낮았고, 강원/제주는 37%로 가장 높았습니다.

주요 시·도지사 후보를 '몰랐다'는 응답은 호남에서 31%나 됐습니다. 호남을 제외한 지역에선 '몰랐다'는 응답이 20%를 넘기지 않은 것과 대조적입니다.

이 같은 경향은 기초지자체와 의회 선거 후보에 대한 인지 정도에서도 동일하게 반복됐습니다. 시·도의회 주요 후보에 대해 '알았다'는 응답은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72.2%로 가장 높은 반면, 호남 지역의 응답은 50.5%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습니다.

시·군·구청장 주요 후보에 대해 '알았다'는 응답 역시 부산/울산/경남 지역은 77.3%로 가장 높은 반면, 호남 지역은 51.1%에 그쳐 전국에서 가장 낮았습니다.

시·군·구의회 주요 후보에 대해서는 전국적으로 '알았다'는 응답과 '몰랐다'는 응답이 비슷했습니다. 호남 지역은 '알았다'는 응답이 43.2%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고, '몰랐다'는 응답은 56.8%로 가장 높았습니다.

투표에 참여한 호남 유권자들이 다른 지역 유권자에 비해 후보자들에 대한 관심이 낮았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분석됩니다.

■ 투표일 임박해 지지 후보 결정하기도

호남 유권자들이 이번 지방선거에 관심이 낮았다는 것은 후보 결정 시기에서도 확인됩니다. 대개 관심이 높을수록 유권자들이 후보를 일찍 결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투표일 '일주일 이전'에 투표할 시도지사 후보를 결정했다는 응답은 49.5%로, 4년 전 지방선거 심층 출구조사 결과 34.5%에 비해 상승했습니다. 다만 호남은 '일주일 이전'에 후보를 정했다는 응답이 41.3%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습니다 .

반대로 투표가 임박한 '투표 3일 전' 투표할 후보를 결정했다는 응답은 전국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투표소에 가기 직전인 '투표 당일'에 후보자를 결정했다는 응답 역시 전국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 흔들린 호남 표심…무소속 기초자치단체장 10명 당선

이번 지방선거에서 호남은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석권하는 정치 지형이 변함없이 되풀이됐습니다. 광역자치단체장 3명 모두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고, 기초자치단체장도 41석 중 31석을 민주당이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물 밑 표심은 흔들리는 것으로 보입니다. 호남 유권자 중 일부는 투표 자체를 외면했고, 투표를 했더라도 선거에 무관심했습니다. 지방자치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가운데, 무소속 기초자치단체장 10명이 당선됐습니다.

호남지역에서 민주당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지만, 혁신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인포그래픽 :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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