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문 시위 33주년…베이징도 홍콩도 ‘조용’

입력 2022.06.04 (21:15) 수정 2022.06.04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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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4일)은 민주화를 요구하던 중국 시민들이 군인들에게 유혈 진압됐던 천안문 민주화 시위 33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중국 본토에서는 언급을 금기시 해왔지만, 홍콩에서는 2년 전까지만 해도 이 시위를 기억하고 추모해왔는데요.

그런데 이젠 홍콩에서도 더 이상 그날의 뜻을 기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를, 베이징 조성원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홍콩 빅토리아 공원 주변을 경찰들이 삼엄하게 경계합니다.

천안문 민주화 시위를 기념하는 집회가 금지됐기 때문입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빅토리아 공원을 중심으로 대규모 행사를 열었지만 지난 해부턴 집회 자체가 어렵습니다.

[랴우카케이/경사/홍콩섬 지역본부 : "현장에 있는 사람의 수에 따라 무단 집회를 포함한 법 위반 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홍콩 보안법 시행.

민주화 시위를 주도하던 인사들이 줄줄이 체포됐고 비판 언론 3곳은 폐간됐습니다.

천안문 시위 기념물이 철거됐고 집회를 주도하던 시민단체는 지난 해 자진 해산했습니다.

시위 진압을 책임졌던 경찰 출신이 베이징의 선택을 받아 행정장관에 당선되면서 홍콩 민주주의 퇴보에 대한 우려는 더 커졌습니다.

[왕단/천안문 시위 주도자/망명 : "6.4(천안문 시위) 같은 일, 민주와 자유를 추구하는 마음이 아직 홍콩인의 마음 속에 있다면 그렇게 비관적이고 절망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천안문 시위 희생자 유가족 모임의 진상 규명과 보상 요구에 대해 중국 당국은 정치적 답변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자오리젠/중국 외교부 대변인 : "1980년대 말 발생한 정치 풍파에 대해 중국 정부는 이미 명확한 결론을 내렸습니다."]

천안문 시위 33주년이 된 날, 천안문 광장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조용했습니다.

권력 지도를 새로 그릴 가을 당 대회를 앞둔 중국 지도부는 정치적, 사회적 동요를 극도로 경계하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조성원입니다.

촬영기자:이창준/영상편집:유지영/자료조사:안소현/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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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안문 시위 33주년…베이징도 홍콩도 ‘조용’
    • 입력 2022-06-04 21:15:55
    • 수정2022-06-04 21:4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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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4일)은 민주화를 요구하던 중국 시민들이 군인들에게 유혈 진압됐던 천안문 민주화 시위 33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중국 본토에서는 언급을 금기시 해왔지만, 홍콩에서는 2년 전까지만 해도 이 시위를 기억하고 추모해왔는데요.

그런데 이젠 홍콩에서도 더 이상 그날의 뜻을 기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를, 베이징 조성원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홍콩 빅토리아 공원 주변을 경찰들이 삼엄하게 경계합니다.

천안문 민주화 시위를 기념하는 집회가 금지됐기 때문입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빅토리아 공원을 중심으로 대규모 행사를 열었지만 지난 해부턴 집회 자체가 어렵습니다.

[랴우카케이/경사/홍콩섬 지역본부 : "현장에 있는 사람의 수에 따라 무단 집회를 포함한 법 위반 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홍콩 보안법 시행.

민주화 시위를 주도하던 인사들이 줄줄이 체포됐고 비판 언론 3곳은 폐간됐습니다.

천안문 시위 기념물이 철거됐고 집회를 주도하던 시민단체는 지난 해 자진 해산했습니다.

시위 진압을 책임졌던 경찰 출신이 베이징의 선택을 받아 행정장관에 당선되면서 홍콩 민주주의 퇴보에 대한 우려는 더 커졌습니다.

[왕단/천안문 시위 주도자/망명 : "6.4(천안문 시위) 같은 일, 민주와 자유를 추구하는 마음이 아직 홍콩인의 마음 속에 있다면 그렇게 비관적이고 절망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천안문 시위 희생자 유가족 모임의 진상 규명과 보상 요구에 대해 중국 당국은 정치적 답변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자오리젠/중국 외교부 대변인 : "1980년대 말 발생한 정치 풍파에 대해 중국 정부는 이미 명확한 결론을 내렸습니다."]

천안문 시위 33주년이 된 날, 천안문 광장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조용했습니다.

권력 지도를 새로 그릴 가을 당 대회를 앞둔 중국 지도부는 정치적, 사회적 동요를 극도로 경계하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조성원입니다.

촬영기자:이창준/영상편집:유지영/자료조사:안소현/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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