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美 유가 또 사상 최고치…경제 위기 현실화 되나?

입력 2022.06.09 (18:04) 수정 2022.06.09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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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지난 3월 초 14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미국의 기름값이 떨어질 줄 모르고 계속 오르면서 잇따라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미국인들의 소비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이영현 특파원 연결합니다.

미국의 휘발유 가격이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미 자동차 협회에 따르면 현지시각 6월 8일 자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달러 95.5센트로 나타났습니다.

사상 최고치입니다.

지난 2008년 7월 4달러 11.4 센트였던 사상 최고 기록이 3월 초 경신된 이후 잇따라 기록을 갈아치우며 계속해서 오르는 상황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휘발유가 비싼 캘리포니아주의 경우는 갤런당 6달러 39센트로 나타났습니다.

역시 사상 최고치입니다.

한 달 전에 비해 56.9센트가 올랐습니다.

캘리포니아 북부의 작은 해안 마을 멘도치노의 이 주유소는 현지시각 6일 일반 휘발윳값을 갤런당 9.6달러에 팔고 있습니다.

1갤런은 약 3.785 리터이니까 리터로 따지면 2.54 달러 같은 날 환율을 적용해 원화로 환산하면 리터당 약 3천백 94원으로 한국보다 훨씬 비싸게 팔리고 있는 겁니다.

LA 지역도 현지시각 8일 자 일반 등급 휘발유는 역시 사상 최고치인 갤런당 6달러 41.4 센트로 한 달 전과 비교해 53.9센트가 급등했습니다.

일부 주유소는 갤런당 8달러가 넘는 가격을 게시하고 있습니다.

[앵커]

휘발윳값이 급등하면서 노사 갈등이 커지고 있다는 데 이건 또 어떻게 된 일인가요?

[기자]

최근 코로나 상황이 호전되면서 재택 근무가 끝나 사무실로 출근해야 하는 직장인들에게 폭등한 기름값은 엄청난 타격이 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달 워싱턴주의 한 구글맵 협력사는 6월부터 주 5일 출근을 지시하자 100명이 넘는 직원들이 재택 근무를 유지하지 않으면 퇴사하겠다며 단체 행동을 하는 사례까지 발생했습니다.

현재 미국의 통근 비용은 la 등 대도시의 경우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한 달에 200달러 가까이 추가로 소요되는 상황입니다.

이러다 보니 먼 거리 출퇴근을 포기하고 직장을 그만두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는데 기업들은 대면 출근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지만 추가 임금 인상도 압박을 받고 있어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폴 맥도널드/인적 자원 컨설팅 회사 관계자 : "직원들은 새로운 기회를 잡을 여유가 있는지, 아니면 사무실로 복귀해야 하더라도 남아있을 여유가 되는지 관점에서 이 문제를 보고 있습니다."]

[앵커]

휘발윳값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어떤가요?

[기자]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JP모건의 전문가는 올 여름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6달러 이상 오를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현재 미국의 휘발유 재고는 201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데다 휴가철을 앞두고 수요 폭증으로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입니다.

또 다른 전문가는 휴가철을 맞아 평균 값이 5달러 대로 오를 가능성이 크지만 휴가철이 끝나도 기후 영향으로 나쁜 상황이 우려된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패트릭 드 한/유가 정보 업체 수석 애널리스트 : "저는 전국 평균 기름값이 갤런당 5달러가 되는 걸 60%의 확률로 봅니다. 그렇게될수 있어요. 평균적인 허리케인 예보를 봤을때 기본적으로 노동절(9월 5일)까지 가격이 상승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입니다."]

[앵커]

미국의 경제 위기가 예상보다 심각할 수 있다는 경고가 현실화 되는 거 같은데요 어떤가요?

[기자]

다른 무엇보다도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미국인들의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이 같은 경고가 나온 첫 번째 배경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긴축 조치입니다.

금리가 오르다 보니 이자 부담이 가중돼 개인이나 기업들이 쓸 돈이 없다는 겁니다.

두 번째 배경은 고유가로 인한 물가 급등입니다.

때문에 미국인들의 소비력은 6개월에서 9개월이면 바닥 날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습니다.

미국인들의 저축률이 팬더믹 초기인 2020년 4월에는 33.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최근 4%대까지 떨어져 14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인들이 소비를 줄이면 기업들이 생산을 줄일 수밖에 없어 미국 경제에 폭풍우가 아닌 허리케인이 몰아닥칠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현지 시각 지난 7일 인플레이션 잡기가 정책의 최우선 순위라며 연준의 통화 정책을 보조할 적절한 재정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고유가에 대해선 별다른 해결 방법이 없어 보여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지나 레이몬도/미 상무장관 : "불행하게도 그것이 잔혹한 현실입니다. 이 현실은 더는 할 일이 없다는 겁니다."]

지금까지 로스앤젤레스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유원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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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09 18:04:51
    • 수정2022-06-09 18: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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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지난 3월 초 14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미국의 기름값이 떨어질 줄 모르고 계속 오르면서 잇따라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미국인들의 소비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이영현 특파원 연결합니다.

미국의 휘발유 가격이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미 자동차 협회에 따르면 현지시각 6월 8일 자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달러 95.5센트로 나타났습니다.

사상 최고치입니다.

지난 2008년 7월 4달러 11.4 센트였던 사상 최고 기록이 3월 초 경신된 이후 잇따라 기록을 갈아치우며 계속해서 오르는 상황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휘발유가 비싼 캘리포니아주의 경우는 갤런당 6달러 39센트로 나타났습니다.

역시 사상 최고치입니다.

한 달 전에 비해 56.9센트가 올랐습니다.

캘리포니아 북부의 작은 해안 마을 멘도치노의 이 주유소는 현지시각 6일 일반 휘발윳값을 갤런당 9.6달러에 팔고 있습니다.

1갤런은 약 3.785 리터이니까 리터로 따지면 2.54 달러 같은 날 환율을 적용해 원화로 환산하면 리터당 약 3천백 94원으로 한국보다 훨씬 비싸게 팔리고 있는 겁니다.

LA 지역도 현지시각 8일 자 일반 등급 휘발유는 역시 사상 최고치인 갤런당 6달러 41.4 센트로 한 달 전과 비교해 53.9센트가 급등했습니다.

일부 주유소는 갤런당 8달러가 넘는 가격을 게시하고 있습니다.

[앵커]

휘발윳값이 급등하면서 노사 갈등이 커지고 있다는 데 이건 또 어떻게 된 일인가요?

[기자]

최근 코로나 상황이 호전되면서 재택 근무가 끝나 사무실로 출근해야 하는 직장인들에게 폭등한 기름값은 엄청난 타격이 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달 워싱턴주의 한 구글맵 협력사는 6월부터 주 5일 출근을 지시하자 100명이 넘는 직원들이 재택 근무를 유지하지 않으면 퇴사하겠다며 단체 행동을 하는 사례까지 발생했습니다.

현재 미국의 통근 비용은 la 등 대도시의 경우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한 달에 200달러 가까이 추가로 소요되는 상황입니다.

이러다 보니 먼 거리 출퇴근을 포기하고 직장을 그만두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는데 기업들은 대면 출근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지만 추가 임금 인상도 압박을 받고 있어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폴 맥도널드/인적 자원 컨설팅 회사 관계자 : "직원들은 새로운 기회를 잡을 여유가 있는지, 아니면 사무실로 복귀해야 하더라도 남아있을 여유가 되는지 관점에서 이 문제를 보고 있습니다."]

[앵커]

휘발윳값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어떤가요?

[기자]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JP모건의 전문가는 올 여름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6달러 이상 오를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현재 미국의 휘발유 재고는 201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데다 휴가철을 앞두고 수요 폭증으로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입니다.

또 다른 전문가는 휴가철을 맞아 평균 값이 5달러 대로 오를 가능성이 크지만 휴가철이 끝나도 기후 영향으로 나쁜 상황이 우려된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패트릭 드 한/유가 정보 업체 수석 애널리스트 : "저는 전국 평균 기름값이 갤런당 5달러가 되는 걸 60%의 확률로 봅니다. 그렇게될수 있어요. 평균적인 허리케인 예보를 봤을때 기본적으로 노동절(9월 5일)까지 가격이 상승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입니다."]

[앵커]

미국의 경제 위기가 예상보다 심각할 수 있다는 경고가 현실화 되는 거 같은데요 어떤가요?

[기자]

다른 무엇보다도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미국인들의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이 같은 경고가 나온 첫 번째 배경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긴축 조치입니다.

금리가 오르다 보니 이자 부담이 가중돼 개인이나 기업들이 쓸 돈이 없다는 겁니다.

두 번째 배경은 고유가로 인한 물가 급등입니다.

때문에 미국인들의 소비력은 6개월에서 9개월이면 바닥 날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습니다.

미국인들의 저축률이 팬더믹 초기인 2020년 4월에는 33.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최근 4%대까지 떨어져 14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인들이 소비를 줄이면 기업들이 생산을 줄일 수밖에 없어 미국 경제에 폭풍우가 아닌 허리케인이 몰아닥칠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현지 시각 지난 7일 인플레이션 잡기가 정책의 최우선 순위라며 연준의 통화 정책을 보조할 적절한 재정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고유가에 대해선 별다른 해결 방법이 없어 보여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지나 레이몬도/미 상무장관 : "불행하게도 그것이 잔혹한 현실입니다. 이 현실은 더는 할 일이 없다는 겁니다."]

지금까지 로스앤젤레스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유원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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