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홀덤펍’ 불법 도박, 신고해도 “탁자에 돈 없어서…”

[앵커]

요즘 번화가에 '홀덤펍'이라는 간판을 단 가게, 심심찮게 눈에 띕니다.

술 마시면서 카드 게임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허가 받은 대로 건전하게 운영되는 곳도 많지만 일부 업소에선 현찰이 오가는 사실상 도박판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경찰 단속에도 구멍이 있어 보입니다.

현장 K, 김민혁 기잡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홀덤펍.

테이블에 손님들이 둘러앉아 카드 게임을 즐기고 있습니다.

'현금 거래'가 없다는 문구도 걸려 있고.

여기까지는, 정상 영업으로 보입니다.

["몇 분이세요?"]

하지만, 테이블에 앉기 전, 먼저 안내받는 곳이 있습니다.

["최소 시간 1시간 30분. 안내해드릴게요."]

따라가 봤더니, 환전을 해주는 곳입니다.

["10개 주세요, 10개."]

'열 개'는 곧 10만 원을 말합니다.

돈을 건네면, 칩으로 바꿔주고, 게임이 끝나면, 다시 환전해주는, 사실상의 카지노 방식입니다.

도박 신고를 받은 경찰이 가게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채 10분도 지나지 않아 '빈손으로' 나옵니다.

[출동 경찰/음성변조 : "(뭐 때문에 그러세요?) 신고가 들어와서 그래요. (도박하는 데 아니에요?) 현금거래만 현장에 없으면 상관없어요. (저희 들어가도 상관없는 거예요?) 네, 네."]

테이블만 둘러본 경찰, 숨겨진 현금과 환전 현장을 보지 못한 겁니다.

[관할 지구대 관계자/음성변조 : "내부에 들어갔을 때는 칩 이외에 현금 거래할만한 시스템이나 이런 게 없더라고요. 저희가 사업자 등록증 확인하고…."]

이러다 보니 불법은 확산되고 있습니다.

SNS에서도 버젓이 홍보를 할 정도입니다.

연락해 보면 대놓고 도박 방식을 설명합니다.

[OO시 홀덤펍 직원/음성변조 : "(갈 때 계좌로도 (현금) 받을 수 있어요?) 네, 네. 기본 한 3시간 정도 진행해요."]

전국적으로 홀덤펍은 2천 개 가까이 생겼습니다.

건전하게 운영하는 곳도 많은데, 불법 업장이 번지다 보니 결국은 그쪽으로 손님을 뺏깁니다.

[건전 홀덤펍 업주/음성변조 :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매장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버티기가 힘든 구조가 되는 거죠. 더 심한 경쟁과 손님들에게 주는 프라이즈(상품)에 더 신경 쓸 수밖에 없는 구조로 변질 되는 거죠."]

정상 영업을 하는 업주들은 당구나 바둑처럼 건전한 여가 문화로 인정받고 싶지만 불법 업소들 때문에 이미지만 나빠지고 있다며 오히려 철저한 단속을 요구합니다.

현장 K, 김민혁입니다.

촬영기자:유성주 박상욱 송혜성